[앵커]
한 때 고속 성장을 자랑했던 중국, 무려 14.5%에 달하는 청년 실업률에 골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취업을 못한 중국 청년들의 진짜 민낯을 세계를 가다 이윤상 베이징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 베이징의 유명 관광지인 치엔먼 거리.

휴대전화를 바라보며 쉴 새 없이 떠드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유명 여행지나 맛집 소개, 장기자랑 등 온라인 라이브 방송을 하는 겁니다.

[현장음]
"(여행 상품 소개 중) 만약 여행 일정을 함께 하기 싫으면 호텔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현재 중국에서 전업으로 온라인 방송을 하는 사람은 약 3880만 명인데, 이 중 60% 이상이 20대 입니다.

취재진이 만난 방송인도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어려워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시청자들의 기부나 광고 수익으로 한 달 평균 약 160만 원을 번다고 합니다. 

[장모 씨 / 인터넷 라이브 방송인]
"대학 전공이 인기학과가 아니었고 그래서 취직이 잘 안돼서 (라이브 방송을 하고 있어요)."

인터넷 라이브 방송을 하는 사람들은 중국 곳곳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직접 해봤는데, 방송을 켠지 5분이 지나자 접속자가 점차 늘었습니다.

최근엔 이들을 겨냥해 라이브 방송 전문 학원까지 생겨났습니다.

베이징에만 600곳이 넘습니다.

젊은이들이 몰리는 곳 중에는 '가짜 출근'이라는 엉뚱한 간판을 내건 곳도 있습니다.

하루 5000원 안팎의 자릿세를 내면 실제로 출근한 것처럼 행세할 수 있는 일종의 '위장 오피스'입니다. 

[업체 관계자]
"노트북만 갖고 오면 돼요. 와서 하고 싶은 일 하세요."

이용자들은 소파에 누워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지 모 씨 / 대졸 취업 준비생]
"집에 있으면 부모님이 잔소리를 많이 하시니까 (집에서 나올) 이런 곳을 찾게 돼요."

당장 돈벌이가 급한 사람들은 저임금 일자리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천모 씨 / 택시 기사]
"택시는 면허증만 있으면 되고, 최근에 취업이 어려워서 (하게 됐어요)."

중국의 지난 달 청년 실업률은 14.5%로 우리나라의 2배 이상 높습니다.

특히 이번 여름 사상 최대 규모인 1222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질 예정이어서 중국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 : 위진량(VJ)
영상편집 : 최창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