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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성폭력 피해자에 “괜찮아지면 한 잔 해요” [심층취재 ‘추적’]

2025-07-28 19:45 사회

[앵커]
심층취재 '추적'입니다.

지난해 초 서울교통공사에서 성폭력 사건 당사자 정보가 유출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유출도 문제지만 이후 수습 과정에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져 서울시가 조사에 착수했는데요.

그 결과를 채널A 추적팀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강태연 기자입니다. 

[기자]
그 날, 그 대화방에 없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까?

"20명이 넘는 단톡방에 제가 모르는 사람들이 제 피해를…성희롱 피해자라는 걸 굳이 알리고 싶지도 않은데…"

서울교통공사 직원 단체대화방에 사내 성폭력사건 당사자 106명의 정보가 유출된지 18개월.

정보가 공개된 사람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자며 시작된 한 피해자의 긴 싸움도 끝이 보이는 듯 합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서울시 결정문입니다.

유출 사고 이후에도 피해자가 직원들에게 들어야 했던 말들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면담 녹취]
<"다 알려야 되는 거 아닌가요? 피해자들한테."> "(중략) 100명이 넘는 분들은 지금 너무 평온하게들 살고 계시거든요." <"저도 평온하게 살고 있었어요. 저는 저는 너무 억울한데요."> "(중략)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분들에게 그렇게 (중략) 파장을 드리는 게…" "(중략) 마음이 더 힘들어지는 거야. 거기에 몰입이 되면. (중략) 조금 한 발짝 물러서서 여유를 가지고…"

유출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굳이 알릴 필요가 있냐는 취지로 들립니다.

[이은의 / 성폭력 전문 변호사]
"피해가 없는 양 안 알려주면 피해가 안 발생한 건가요? 그 피해가 발생했는데 그거를 알려주는 게 마치 문제 있는 것 처럼…"

면담 중 들은 한 마디는 여전히 생생합니다.

"나중에 많이 좋아지시면, 괜찮아지시면 ○○랑 한 잔 해요. 내가 사줄게요."

[피해자]
"제 1차 사건이 술자리에서 일어난 사건인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는지…"

당시 피해자와 면담한 직원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한 잔 하자는 말은 술이 아닌 커피였고, 면담 이후 정보 유출 당사자들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며 은폐 주장은 말이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서울시는 이번 사건을 2차 가해로 인정하고 직원 4명에 대한 인사 조치를 권고했습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관련자들은 이제 직위 해제를 신속하게 조치를 했고요. 2차 피해 방지 방안에 대해서도…"

18개월 동안 외롭게 싸워온 피해자의 시간은 어떻게 보상받을까요.

[피해자]
"저는 아무한테도 보호받지 못했어요. 그래서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끝까지 싸우고 있는 건데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도록…"

심층취재 추적, 강태연입니다.

PD: 엄태원
PD: 안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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