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출처 : 뉴스1)오세훈·이준석·한동훈 세 사람이 힘을 합친다면 어떨까. 최근 국민의힘의 끝없는 집안 싸움에 지지율이 하락세를 이어가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정치권 안팎에서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이 보수 지지자들을 모으는 구심점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이들이 모여 대안 세력이 돼야한다는 겁니다.
세 명 다 이미 국민의힘 당 대표를 지냈거나 다음 당 대표로 거론될 만큼 굵직한 인사입니다. 대권 주자로도 거론되는 '보수 빅샷'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달리, 윤석열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윤어게인' 세력을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는 정치적 입장도 비슷합니다.
지난해 말 지방선거를 앞두고 장동혁, 한동훈, 이준석 세 사람이 뭉쳐야 한다는 이른바 '장한석' 연대론이 나왔었는데, 여기서 장 대표가 빠지고 이제 장 대표에 맞서는 새로운 세력으로 오 시장이 들어가야 한다는 건데요. 오세훈, 이준석, 한동훈 세 사람은 과연 보수 재건의 중심축이 될 수 있을까요?
오세훈-한동훈, 연대보단 '무대응'
2023년 11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출처 : 뉴스1)먼저 오세훈-한동훈 두 사람의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두 사람의 최근 행보를 보면, 연대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오 시장은 서울시장 공천 등록을 두 차례나 미루면서 당의 노선 전환을 강하게 요구했습니다. 혁신선거대책위원회 구성, 윤어게인에 동조하는 듯한 언행을 하는 당직자들에 대한 인사 조치 두가지를 내걸었습니다. 다만, 한동훈 전 대표 징계 취소에 대한 요구는 없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한 전 대표 징계 문제는 장동혁 지도부 임기 중 12·3 계엄 사과 문제와 함께 가장 큰 논쟁거리였습니다. 친한(한동훈)계는 물론 소장파와 일부 중진에서조차 비판해온 이슈였습니다. 오 시장은 한 전 대표 제명 결정 직후 장 대표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당 쇄신을 요구하며 공천 등록을 연기할 땐 한 전 대표 징계 취소를 선결 조건으로 내걸지 않은 겁니다.
오 시장은 한 전 대표에 대해 호감을 갖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오 시장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이 터져 어려움에 처했을 때 당시 당 대표였던 한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방어막을 쳐주지 않은 것에 대한 서운함이 크다고 합니다. 당시 한 전 대표는 "다수 유력 정치인이 정치 브로커에 휘둘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국민들이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2024년 10월)이라고 했습니다.
한 야권 인사는 "당시 친한계가 오히려 국민의힘 소속인 오 시장을 공격하면서 한 전 대표가 차기 서울시장으로 갈 거라는 취지로 말한 것에 대해 오 시장 측이 굉장히 불쾌해 했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 측은 "오 시장과 한 전 대표의 악연은 오래됐고 쌓인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당시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오 시장은 한 전 대표의 경쟁자라고 생각해서 여러 방식으로 견제했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오 시장의 한 전 대표에 대한 인식은 '윤석열의 황태자'라는 겁니다.
마찬가지로 한 전 대표도 오 시장에 대해선 어떠한 지원사격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왕성한 지역 순회 행보에서 장동혁 지도부를 공개 비판하면서 장 대표와 각을 세우는데도, 오 시장의 당 쇄신 요구 등에 대해서만큼은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겁니다.
한 친한계 인사는 "한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를 고려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며 "한 전 대표가 사주해서 명태균 수사를 하게했다는 항간의 소문도 완전히 근거 없는 가짜뉴스, 소설"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왜 (오 시장은) 본인에게는 무조건 쉴드(방어)를 쳐주라고 하나"라고 했습니다.
이준석-한동훈, 경쟁적 적대 관계?
2024년 3월 당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 (출처 : 뉴시스)이준석 대표와 한 전 대표의 사이는 어떨까요. 오세훈-한동훈 두 사람의 거리보다 더 멀어 보입니다.
이 대표는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왔습니다.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당원 게시판 사건 당시 한 전 대표를 겨냥해 "그냥 찌질하다", "음습한 자아의 괴팍한 취미", "한동훈 사과는 일본식 사과"라고 거친 말을 쏟아냈습니다.
오세훈-이준석-한동훈 연대설에 대해선 "오세훈 시장님과는 정치에 대한 관점이나 수단같은 게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확실히 한 전 대표는 검찰주의자 면모가 확실히 보인다"(지난 12일, SBS라디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며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정치는 '대안의 경쟁'인데, 한 전 대표는 세상을 선악 구도로 보고 자신을 선으로 강조하며 상대를 감옥에 넣으려고 한다는 겁니다.
이 대표에게 공개 저격을 당해온 한 전 대표도 감정이 좋을 리 없겠죠. 지난해 말 이 대표가 당원 게시판 사건 게시물에 자신을 비방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알려진 것에 대해 "(한 전 대표를) 깔끔하게 용서하겠다"고 하자 주변에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한 전 대표 측은 "이 대표의 한 전 대표에 대한 적대감은 경쟁 의식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차기 보수 진영 리더를 노리는 이 대표에게 유일한 경쟁 상대는 한 전 대표 뿐이기 때문에 계속해서 흠집을 내는 것이라는 취지입니다.
오 시장과 이 대표의 관계는 앞서 이 대표가 언급한대로 서로 소통하는 사이로 알려져있습니다. 정치권 일각의 바람처럼 세 사람이 힘을 합치기 위해선 한 전 대표가 먼저 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야 하다는 말도 나옵니다.
강성 지지층만을 향한 메시지 발신 등 장 대표의 실정에도 도무지 한 전 대표에게 사람이 모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당 안팎에서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원내는 물론 오 시장이나 이 대표, 유승민 전 의원 등 보수 진영 인사들이 장 대표에게 불만은 있지만, 그보다 한 전 대표에 대한 비호감이 더 강하다는 겁니다.
한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줄 서는 정치 하지 않는 게 정치인 한동훈으로서의 장점이긴 하지만 동시에 취약점이라는 것도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 한 인사는 "정치는 함께하는 건데 혼자 잘났다고 되는 게 아니다"라며 "지금 상황을 잘 헤쳐나간다면 살아남는 건데, 결국 본인의 몫"이라고 했습니다. 한 전 대표는 오는 6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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