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김범석) 이란 공습 12시간을 남겨두고 돌연 5일 간 ‘공격 유예’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 이 말이 진짜인가요? 구체적으로 뭐라고 얘기했나요?
네, 일단 트럼프 대통령, 실제 그렇게 얘기했습니다.
SNS에 텍스트로 밝힌 데 이어 직접 얘기도 했습니다.
지금 보시는 영상이 현지시각 어제 플로리다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오르기 전 기자들을 만나는 장면인데요.
이란과 논의를 진행했는데 “주요 합의점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전 논의를 얘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러면서 “조만간 어느 시점에는 직접 만날 것”이라며 “잘 풀리면 갈등이 종식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란 측에서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반박한 것에 대해서도 “공습 등으로 이란 내부가 매우 혼란스러워서 소통 체계가 박살이 났다”면서 “PR 담당자를 더 유능한 사람으로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즉, 이란 내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죠.
CNN 등 외신들은 '5일 간의 공격 유예'가 대이란 전체 공격 중단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사흘 전 트럼프 대통령이 '48시간' 시한을 제시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말한 것에 대한 부분만입니다. 즉, 에너지 시설을 제외한 다른 공습은 여전히 유효한 상황입니다.
2. (김범석) 그래도 처음 이런 발언이 나오다보니 벌써부터 종전 시나리오가 구체적으로 나오기도 합니다. 일각에선 4월 9일이 목표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네, 이스라엘 유력 일간지는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 종료 시점을 4월 9일로 잡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왜 4월 9일이 목표 시점인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동 전문가들은 협상을 통해 종전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을 2주 정도로 보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또 로이터통신은 “미국으로선 무엇보다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을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막아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그 가능한 시간을 2주로 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걸까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지로 파키스탄, 더 정확히 수도 이슬라마바드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이번 주 후반 개최 가능성까지 보도했는데요,
전문가들과 외신의 공통된 의견은 2가지입니다. 우선 파키스탄은 미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시아파 무슬림이 많아 이란과도 오랫동안 유대관계를 맺어온 국가라는 거죠. 즉, 두 국가의 교집합이 될 수 있는 겁니다.
또 지역적으로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중재지로서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3. (신범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어느 정도 믿어야 할까요?
트럼프 대통령은 진심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 전쟁의 성패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 중간 선거를 준비하는 과정이거든요. 그런데 이 전쟁이 길어지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리 이란 전쟁에서 성과가 크더라도 미국 경제, 특히 유가에 영향을 미쳐서 선거에 불리하게 돼요.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 내에 끝내야 되는 것이고 4월 9일이 왜 나왔냐?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처음 발언에서 나왔다고 생각해요. (시작 시점에서 세어보면) 4월 9일이 딱 6주가 되는 날입니다. 그때까지 전쟁을 마쳐서 자신이 처음부터 이야기한 대로 승리를 거뒀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을 거예요.
그러니까 6주는 이미 정해놓고 승리는 사실상 굳혔고 그 시간에 맞춰가는 단계다.
그렇지만 이란이 거기에 동의해줄 가능성은 적고, 저는 저 보도가 이스라엘에서 나왔거든요. 이스라엘은 4월 9일 날 이것이 끝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런 것은 사실은 비밀로 해야 되거든요. 그런 것들이 언론에 유출 됐다는 것 자체가 이스라엘 측의 의도에 물음표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4월 9일로 흘러나왔다는 것 자체가 뭔가 이스라엘의 전략일 수도 있다. 시간표를 정해놓으면 누가 불리합니까? 그 시간표에 맞춰야 되는 측이 불리한 거예요. 아무래도 시간에 쫓기니까. 이것은 또 이란에게 있어서는 협상의 유리한 모멘텀이 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시기 내에 마쳐야 되는 과제가 있는 것이고 이란과 같은 경우에는 시간을 끌고 싶은데 군사적인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이 또 한계가 있을 겁니다.
4. (신범철) 그렇다면 이번에는 신뢰해도 되는 건가요?
왜냐하면 처음에 마치 한계 효용 체감의 법칙과 같이 미국의 군사 작전의 효용성도 줄어들고 있어요.
초기에는 이란의 통신망이라든가 지휘 통제를 마비시키면서 전과를 올렸는데 이란이 나름대로의 생존성을 보장하면서 중동의 주변 국가와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잖아요. 비록 그 수는 줄었다 하더라도.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거죠.
다른 말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쯤에서 멈춰야지 자기가 이 전쟁을 승리했다고 하기가 용이한 겁니다. 이 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이야기한 6주를 지나는 순간부터 미국에서는 여론이 악화되기 시작할 거예요. 왜 말을 못 지키냐는 거죠. 그런데 지금 이란이 보이는 행태는 나름대로 계속해서 중동 국가들을 공격함으로 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거잖아요.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도 보장되지 않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현실적으로 지금 휴전을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5. (신범철) 그런데 발표 시점이 뉴욕 증시 아침 개장 직전이죠. 호재 얘기를 했다는 지적도 있어요.
예전에 독일의 군사 사상가 클라우제비츠가 “전쟁은 정치의 연속이다” 이렇게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머릿속에서는요, 이라크에서의 군사 작전과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항상 연계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재로서의 한계가 존재하는 거죠.
6. (김범석) 종전 가능성이나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지만 이란은 겉으로 여전히 항전 의지를 불태우고 있어요.
네 우선 이란 국영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가짜뉴스'라면서 미사일 발사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에도 ‘악마의 무기’라 불리는 집속탄을 발사했는데요. 이스라엘 국회를 향해 발사해 의원들이 회의 도중 방공호로 대피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이런 저강도 군사 공습 외에도 아까 서두에서 보신 바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행어를 써서 조롱하는가 하면

탄도미사일에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붙여서 발사하는 여론전까지 펼치면서 다각도로 항전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란 외교 소식통에게 물어보니 이란은 1)이스라엘의 공습이 확실히 억제 되어야 하고 2)이번 전쟁 책임을 미국이 져야하고,
3)지난해 6월 미국의 벙커버스터 공습까지 합쳐서 배상해줄 것 이런 것들을 '합의 조건'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현지시각 23일)]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이 (이란 측과) 매우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제 생각에는 대화가 완벽하게 진행됐습니다.”
“(누구와 대화하고 있습니까?) 고위급, 고위급 인사입니다. 지금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은 가장 신망 받는 지도자라고 봅니다. (최고지도자입니까?) 아닙니다, 최고지도자가 아닙니다. 2대 최고지도자라는 그 아들에 대해선 누구도 들어본 적 없습니다.“
7. (김범석) 팩트부터 확인해볼게요. 이란 지도부 줄줄이 '참수' 됐는데, 협상 주체는 각각 누구인가요?

앞서 보신 바와 같이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트럼프의 사위이자 전 백악관 선임보좌관 재러드 쿠슈너를 미국 협상 대표팀이라고 공개했습니다.
여기에 JD 밴스 부통령도 거론됩니다.
이란은 협상 가능한 대표 인물들 상당수가 폭격으로 사망해서 누가 나설지 의문인데요. 이스라엘 등에서 거론된 인물, 이란 국회의장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였습니다.

하지만 갈리바프는 SNS를 통해 “미국과 그 어떤 협상도 진행된 바 없다”며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동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베네수엘라 모델’로 이란과 협상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즉, 마두로 대통령 축출 과정에서 보듯 기존 지도자를 제거하고 미국이 원하는 사람을 앉혀 협상하는 형태죠.
[마수드 페제시키안 / 이란 대통령 (현지시각 7일)]
“이 자리에서 저는 이란의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이웃 국가들에 개인적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이웃 국가들에도 말하고 싶습니다. 일부 세력이나 그룹이 이 상황을 기회로 삼아 우리 영토를 공격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들에게 전합니다. 제국주의의 장난감이 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현지시각 23일)]
“우리는 주요 합의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부분에서 합의가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잘 진행된다면 문제를 해결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는 그냥 <또 신나게 (이란에) 폭격을 이어갈 것>입니다.”
8. (신범철) 국회의장이 협상 주체로 나설 가능성 있나요? 신빙성이 어느 정도 되나요?
두 가지 측면이 있어요. 갈리바프는 지금 부인하잖아요. 현 단계에서는 본인이 협상을 한다고 해도 그것을 인정하기가 어려운 것이, 혁명수비대와 공감대지 않았다면 잘못하면 반역자로 몰릴 수도 있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공감대 형성까지는 아마 부인을 할 수가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갈리바프가 맞다면 미국이 협상 카운터파트로는 잘 골랐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지금 이란 내의 정치적 리더라 볼 수 있는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건강 상태가 불확실하잖아요. 아직도 (대외적으로) 안 나온다는 것은 상당히 안 좋다고 볼 수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갈리바프라는 강경파가 있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라는 협상파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이 이란의 혁명수비대를 설득하기에는 누가 좋을까요? 갈리바프가 좋은 거예요. 혁명수비대 장성 출신이고 강경파이기 때문에 갈리바프와 협상이 된다면 그것의 이행 과정에서 어느 정도 신뢰를 쌓을 수가 있을 거예요.
미국에서 쿠슈너라든가 위트코프에 JD 밴스 부통령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그래서 나오는 거예요. 왜냐하면 협상은 격을 맞춰야 되기 때문에. 결론적으로 갈리바프가 대표로 나와서 협상을 한다면 이 협상은 성공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9. (김범석) 지금 얘기를 들어보면 협상은 협상이고, 3000명에 달하는 공수부대 추가 투입으로 이란을 여전히 압박하고 있어요. 협상 자체가 추가 공습의 시간 벌기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한 마디로 ‘양동 작전’의 뉘앙스도 드러냈습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인데요, 미국이 ‘육군 82공수사단 소속 전투여단’ 등 지상군 3000명을 중동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이 부대를 알아보니, 낙하산 기반의 신속 대응 부대로 18시간 내 세계 어디든 신속 투입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섬을 신속하게 장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지금 미국 함대들이 이란으로 향하고 있는데 여기 탑승한 해병대원만 5000명에 달합니다. 합치면 8000명 가까운 병력이 이란을 향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렇게 엄청난 병력을 이란에 집결시키고 있으니 트럼프의 종전 협상은 사실상 이 병력이 도착할 때까지 '시간 끌기' 수단이라는 분석도 제기 됩니다.
10. (신범철)그럼 결국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합의안, 받아들일 수밖에 없게 되는 걸까요?
이란도 바로 받진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이란도 전쟁에서 얻은 피해가 크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협상은 시작되지만 이 협상의 종료 시점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그렇게 보고요.
트럼프 대통령은 어쨌든 이란의 핵 능력 제거, 그중에 핵심은 450kg에 달한다고 전해지는 6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을 이란 밖으로 반출할 것이냐. 만약에 그것을 해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가 될 것이고 이란은 그것을 거부하기 위해서 가급적 시간을 끌 것으로 봅니다.
지금까지 김범석 부장과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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