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H지수에 연동하는 주가연계증권(ELS), ‘홍콩 ELS’를 판매한 일부 주요 은행들이 ‘갈아타기 수수료’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홍콩 ELS 가입자가 만기에 도래한 뒤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경우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방식으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미봉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 ELS를 판매한 은행 중 일부 주요 은행들은 홍콩 ELS 상품 만기 도래 고객을 대상으로 다른 지수와 연계된 ELS나 주가연계펀드(ELF) 등 다른 금융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은행들이 ELS를 팔 때는 통상 신탁과 펀드의 방식으로 판매합니다. ELS 만기가 돌아오면 신탁과 펀드의 계약이 함께 종료되는 구조입니다. 고객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고자 하면 또 다른 신탁과 펀드 계약을 체결해야 하는데, 이때 신탁의 경우 약 1%, 펀드의 경우 1~2.5%가량의 수수료를 내야 합니다.
은행들은 신탁과 펀드의 만기를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수수료를 면제해서 가입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경감시켜주겠다는 취지입니다. 해당 은행들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고, 아이디어 차원에서 고민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특정 고객에게 수수료를 면제하거나 깎아준 전례가 없는 만큼 논란이 예상됩니다. 또 이 경우에도 향후 예상되는 홍콩 ELS 손실을 보전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존재합니다.
홍콩 ELS에 2억2000만 원을 투자한 A 씨는 "홍콩 H 지수가 하락한 이후 지금까지 1년 넘게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데 갈아타기 하면 스트레스만 연장되는 것이어서 응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국민은행, 하나은행 등은 홍콩 H 지수 편입 ELS 상품의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지난달 농협은행도 원금비보장형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