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대하드라마’ 두 번째 시간. 실제로 계엄이 집행된 이후 상황을 살펴볼 겁니다. 검찰이 김용현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쓴 공소장이 중요한 이유는요. 검찰이 내란죄를 인정했기 때문이죠. 결국 대통령 내란죄 부분이 인정될 거냐? 이게 탄핵과도 연결이 된다? 오늘 살펴볼 대목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 대통령 측이 맞붙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첫 번째 계엄은 절차적인 하자가 있다. 이게 탄핵 사유 중 하나인데 검찰은 “실제로 하자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립니다. 두 번째, 국회에 계엄군을 투입한 건 국회의 기능을 마비하기 위해서였다. 그게 위헌이라는 게 대통령 탄핵 심판 핵심 사유인데 이것도 검찰은 “국회 기능을 마비시키려고 군을 투입한 것이다. 체포하려고 한 거다”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원래 예상했던 계엄 예정 시간은 밤 10시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계엄 선포한 시간은 밤 10시 27분. 이게 계속 늦어집니다.

▶공소장 속 ‘계엄 선포’ 전후… 尹, 만류에도 “돌이킬 수 없다”

계엄을 선포하려면 3단계를 거쳐야 됩니다. 첫 번째는 국무회의를 열어야 돼요. 심의를 해야 됩니다. 그러고는 대통령이 대국민담화 발표를 하죠.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서 계엄 선포문을 읽고요. 포고령을 작성해서 올려야 돼요. 국민들한테 알려야 됩니다. 이걸 제가 설명해 드린 이유는 대통령 탄핵 사유, 쟁점 중 하나가 “계엄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부분인데 그 부분을 설명해 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이 과정을 다 거쳐야 해요. 이걸 대통령과 김용현 장관이 몰랐냐? 다 알았죠. 미리 준비를 다 했으니까요.

그래서 그날 낮부터 국무위원들한테 전화를 합니다. “오늘 밤에 들어오셔야 됩니다” “대통령실로 들어오셔야 됩니다”라고요. 그런데 이게 늦어졌습니다. 그 이유, 1차적으로 국무위원들 오는 데 시간이 걸린 겁니다. 국무회의 열려면 최소 11명이 와야 됩니다. 국무위원 과반이 와야 되거든요. 두 번째, 반대에 부딪힙니다. 저녁 8시 40분경부터 대통령실로 한 명씩 한 명씩 옵니다. 오면, 대통령이 얘기를 한 거예요. “계엄 할 거다” 그랬더니 반대에 부딪힙니다.

검찰 공소장에 들어 있는 내용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반대합니다. “계엄을 선포할 경우 우리 경제는 아주 어려워집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반대합니다. “70년 동안 쌓은 성취가 무너집니다”며 아주 강하게 반대를 했죠. 최상목 지금 대통령 권한대행 경제부총리도 반대합니다. “경제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입니다. 안 됩니다”라고요.


대통령은 물러설 수 없다고 얘기합니다. “종북 좌파들을 이 상태로 놔두면 나라는 거덜 난다. 경제‧외교 때문에 안 된다고 하지만 이들이 있으면 오히려 경제‧외교 아무것도 안 된다. 국무위원의 상황 인식과 대통령 본인의 상황 인식이 다르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고요. 그러면서 조태열 장관에게 문서를 하나 줘요. 재외공관, 전 세계에 나가 있는 공관을 통해서 대외 관계에 문제없도록 안정화 조치를 시행하라는 지시 문서를 하나 줍니다.

조태열 장관은 그 문서를 받고 나오죠. 나와서 김용현 장관에게 “이거 어떻게 된 겁니까?”라고 묻습니다. 김용현 장관은 “대통령님의 깊은 고뇌에 찬 결단이니 국무위원들은 그 뜻을 따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하죠. 조 장관이 “그러면 군대가 다 대기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러자 김용현 장관이 “이미 대기하고 있고 언론에 10시에 뭔가 발표할 거라고 알렸기 때문에 더 이상 계획을 바꿀 수는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이때 언론은 대통령이 뭔가 발표를 할 거라는 건 알고 있었어요. 그래야 생방송 준비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이 발표를 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계엄이라는 거는 상상도 못 했죠. 그래서 저도 당시에 뭘 발표하겠다는 건지 궁금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사이 국무위원이 한 명씩 옵니다. 김용현 장관, 이상민 행안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왔고요. 한덕수 총리 있죠. 조태열 외교부 장관 왔어요. 최상목 경제부총리 왔죠. 송미령 농림부 장관, 조규홍 복지부 장관이 뒤늦게 오고 가장 마지막으로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오면서 11명이 채워집니다. 대통령까지 포함이거든요. 11명이 채워집니다.

그 시각이 밤 10시 17분, 대통령은 11명이 모이자마자 국무회의를 엽니다. 그리고 이렇게 얘기를 하죠. 국무회의는 단 5분 만에 끝납니다. “이 계획을 바꾸면 모든 게 틀어진다. 이미 언론에 다 얘기했고 문의도 빗발치는 상황이다. 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결단이고 국무회의 심의했으니 발표를 해야겠다. 나는 간다.” 어디로 갑니까? 1층 대통령실 브리핑룸으로 갑니다. 대국민담화를 발표하죠. 그 시각이 바로 밤 10시 23분 계엄이 선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검찰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얘기합니다. 국무회의를 열긴 열었는데 계엄을 정식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 ‘심의’를 해야 되는데 일방 통보만 했다. 마지막으로는 국무회의를 했으면 회의록이 작성돼야 되는데 회의록도 작성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얘기를 합니다. 이게 검찰 수사 결과입니다.

대통령 측은 반박하죠. 대통령 측은 11명 채워졌고 정식으로 국무회의 열지 않았느냐. 국무회의 심의도 했다는 거예요. 의결까지는 필요 없거든요. 그래서 “절차적 하자가 없다” 반박하는 상황입니다.

계엄이 선포된 뒤 긴박한 일이 벌어집니다. 1층 브리핑룸에 가서 대통령이 계엄을 발표한 이후 다시 5층으로 올라옵니다. 5층에 국무위원들이 대기하고 있었죠.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비상계엄 조치 사항들을 지시합니다. 경제부총리에는 이렇게 지시합니다. “예비비를 조속한 시일 내에 충분히 확보해서 나한테 보고해라.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국회의 자금을 완전히 끊어라.” 국회를 사실상 해체하고 비상 입법기구를 세우는 안, 그 예산을 편성하라고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지시했다는 게 검찰 수사 내용입니다.

김용현 장관은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자마자 합참 지하벙커로 갑니다. 합참 작전통제실. 여기가 어디냐면, 국방부 청사와 대통령실 건물이 붙어 있어요. 바로 옆 건물 지하벙커로 간 겁니다. 거기 작전통제실에서 ‘전군 주요 지휘관 회의’를 엽니다. 합참 지하벙커에 많은 군 간부들을 모아놓은 상태였던 거죠.

김용현 장관, 뭐라고 얘기를 하느냐? “이제부터 전군은 장관인 내가 지휘한다.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항명죄로 처벌하겠다. 수방사령관과 특전사령관은 내가 기존에 하달한 임무를 정상적으로 실시하라. 육군참모총장 박안수를 계엄사령관으로 합동참모본부 차장 정진팔을 부사령관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합니다.

그리고는 큰 봉투에서 두 개의 문서를 꺼냅니다. 첫 번째 꺼낸 문서는 ‘계엄선포문.’ 국방부 대변인에게 이걸 주면서 기자들에게 알리라고 하죠. 두 번째 꺼낸 문건은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 이 1호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에게 주며 “이제 계엄사령관이다. 네 명의로 포고령을 발표를 해야 한다”고 하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그날 오후 4시쯤 만나서 “밤 9시 40분에 내 방 옆으로 와 있어라” 지시를 이미 해 놓은 상황. 현장에 있었던 거예요. 박안수 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한 거죠. 딱 밤 10시에 발표날 걸로 알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곳이 있어요. 특전사, 방첩사, 정보사, 수방사 그리고 경찰. 이들은 어떻게 움직였을까요?

▶경찰청장 “안 따르면 우리가 체포돼”…국회 봉쇄 지시


경찰부터 봅니다. 밤 10시 30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자마자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경비부장에게 연락을 해서 “국회 출입을 차단하라”고 합니다. 대통령으로부터 이미 지시를 받았죠. 그리고는 경찰 기동대를 국회에 배치하러 갑니다. 밤 10시 35분, 6개의 경찰 기동대가 국회 출입문 앞으로 모여듭니다. 원래 5개였는데 광화문 기동대까지 6개의 기동대를 밤 10시에 출발할 수 있도록 해 놨거든요. 밤 10시 30분에 얘기하자 바로 5분 뒤에 6개 기동대를 배치하죠. 그리고는 조지호 경찰청장과 얘기를 해서 국회 출입문을 전면 봉쇄하기로 합니다.

밤 10시 46분 “국회 각 문 앞에 경찰버스로 차벽을 설치하라. 현 시간 이후로 누구를 막론하고외부에서 내부로 출입할 수 없도록 전부 차단하라” 지시합니다. 밤 10시 48분~11시 6분까지 1차 국회 출입 전면 통제가 벌어집니다. 아무도 못 들어가요. 그런데 여기서 변수가 생깁니다

1차 국회 출입 전면 통제를 했는데 무슨 문제가 발생했느냐? 밤 10시 55분에 현장 기동대 지휘관으로부터 무전이 옵니다. “국회의원들이 국회 출입 막는 것에 대해 항의를 하고 있습니다”라고요. 왜냐하면, 의원들이 150명 모여서 빨리 계엄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켜야 되는데 지금 전면 통제를 해 놓은 상황이잖아요. 국회의원, 당연히 항의를 하죠. 그랬더니 기동대 지휘관이 무섭잖아요, 의원들인데. 그래서 “어떡하죠?” 물어봅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서울경찰청 8층 지휘센터에서 법률 검토를 합니다. 그런데 결론이 ‘불가’예요. 다 막으면 안 되겠다. 왜냐하면, 대통령 계엄령에 따라서 통제하려면 포고령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포고령이 아직 안 나온 거예요. 대통령의 선포만으로는 전면 통제가 불가하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김봉식 서울경찰청장은 밤 11시 6분 기동대 지휘관에게 지시를 내립니다. “국회의원과 국회 출입증을 가진 사람에 한해서는 국회 출입을 일시적으로 허용해라.” 그래서 밤 11시 6분에 차단이 풀립니다. 이게 아주 중요한 순간이에요. 왜냐하면, 실제로 이때 차단 풀리면서 의원들이 우르르 들어올 수 있었고 후에 2차 전면 통제가 이뤄지거든요. 그사이 많은 의원들이 국회로 들어옵니다. 그러니까 이 기동대 지휘관의 보고와 법률 검토 결과가 상당히 계엄을 해제하는 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포고령이 발표된 시간이 바로 밤 11시 23분입니다. 박안수 계엄사령관에게 포고령이 전달됐는데
거기 보면 시간이 밤 10시로 적혀 있었다는 거예요. 그 포고령 처음 받아봤을 때 모든 걸 밤 10시에 맞춰서 계획을 했잖아요. 근데 이미 계엄 선포를 밤 10시 27분에 한 상황. 이미 시간이 지나버렸기 때문에 시간 수정하고 뭐 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 거예요. 밤 11시 23분에 1호 포고령이 발표가 되거든요. 바로 대통령은 계엄사령관에게 지시합니다. “포고령 발령됐나? 경찰청장에게 포고령에 대해서 알려줘라.” 지금 제가 말씀드리고 있는 건 다 검찰 공소장에 나와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박안수 계엄사령관이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포고령이 내려졌다. 거기에 따라서 국회 출입을 차단해 달라”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조지호 경찰청장이 경찰청 경비국장에게 얘기를 합니다. 바로 전화를 한 거죠. “포고령이 내려왔으니 국회에 진입하는 모든 사람을 통제해라. 포고령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체포될 수 있다.” 이건 사실일 수도 있어요. 왜냐하면, 조지호 경찰청장이 국회에 나와서도 이 얘기를 하거든요.

그래서 2차 국회 출입 통제가 이루어집니다. 밤 11시 37분~1시 45분까지 못 들어가게 막습니다. 그런데 이때도 들어온 사람들이 있어요. 어떻게? 담을 넘어서 들어온 상황. 근데 이때부터는 전면 통제가 어려워진 상황인 게 이때 이미 한 번 통제하고, 풀고 다시 통제할 때까지 많은 시민들이 국회 앞으로 몰려오거든요. 그래서 경찰도 마음대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이때 통제하기 위해 기동대 28개 한 1600여 명의 경찰이 투입되고요. 경찰버스가 168대가 출동을 했다는 겁니다.


이게 이제 가장 논란의 대목이죠. 대통령은 밤 11시 30분~1시 13분까지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전화를 해서 한 번이 아니라 수차례 “국회에 들어가려는 의원들을 다 체포해라. 잡아들여. 불법이야. 다 포고령 위반이니 체포하라”는 얘기를 했다고 하고. 대통령 측에서는 “체포 지시한 적이 없다” 얘기를 하는 겁니다.

이 대국민담화가 발표되고 나서 김용현 장관은 군사보좌관을 통해서 방첩사령관, 수방사령관 그리고 특전사령관에게 전화를 해서 계엄 선포하는 걸 보라고 얘기합니다. 보자마자 이진우 수방사령관은 밤 10시 30분에 김봉식 서울경찰청장과 통화를 하는데요. 이 두 사람은 그날 밤 7번이나 통화를 합니다. 왜냐하면 수방사가 이제 국회로 가야 돼요. 출동해야 하는데 밖에서 국회 경찰이 도와줘야죠. 경찰 기동대가 들어갈 수 있게 문을 열어주고 해줘야 되잖아요. 그래서 “계엄군이 국회로 출동합니다. 계엄군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 그럽니다. 김봉식 서울청장이 얘기를 하죠. “군복하고 사복은 쉽게 구별이 되니까 군복은 들여보내게 해 달라.”

그리고는 밤 10시 40분 김용현 장관이 이진우 수방사령관에게 직접 전화를 합니다. “병력과 함께 국회로 출동해라.” 사령관 본인도 가라는 거예요.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면서 국회를 봉쇄함으로써.” 목적, 이게 중요한 겁니다. “의원들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저지하라.” 이것도 서로 다른 대목입니다.

일단 대통령 측은 “이런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거죠. 김용현 장관은 모르겠지만 대통령은 한 적이 없다는 거예요. 대통령은 워낙 국회가 악독한 짓을 많이 하니까 경고하려고 계엄군 보낸 거지 해제 요구안 의결을 저지하려고 한 적이 없다. 다 모이도록 놔뒀고 실제로 그래서 모여서 자기들끼리 잘 해제 요구안 의결하지 않았느냐. 그걸 저지할 생각이 없었다는 게 대통령 측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검찰 공소장에서는 이런 얘기를 했다는 거고 그래서 바로 수방사령관이 출동을 지시했다는 거죠.

▶尹, 수방사령관에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


수방사는 남태령에 있습니다. 밤 11시 10분경 첫 출발합니다. 16명이 버스를 타고 갑니다. 국회 인근 공원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밤 11시 45분. 그런데 이 16명이 여기 들어간 시각은 밤 12시 24분입니다. 왜 이렇게 오래 걸렸냐? 국회 1문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이미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예요. 들어갈 수가 없는 거예요. 경찰이 문을 열어줄 수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국회 7문 옆 담을 넘어서 들어갑니다. 수방사 16명, 그 이후에 29명 등 계속 오거든요. 계속 오는데 모두가 다 담을 넘어서 들어갑니다.

여기서부터 또 의견이 갈리는 대목인데. 밤 12시 30분~1시 사이에 대통령이 직접 전화를 한 거죠. “어떤 상황이냐?” 물어봤다는 거예요. 이진우 사령관이 “지금 국회에 도착했는데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얘기를 했더니 대통령이 “아직도 못 들어갔나? 본회의장 가서 군인 4명이 의원 1명씩 들쳐업고 나오라고 해라” 말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당시 상황이 생중계가 되고 있었잖아요. 제가 당시 특보 진행했었는데 그때 국회 본회의장 안 모습이 생중계되고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의원들이 한 명씩 한 명씩 늘어나는 걸 대통령도 봤겠죠. 그랬더니 대통령이 다시 전화를 했다는 거예요. 이진우 사령관에게 “뭐 하고 있냐. 문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는 거예요. 그러는 사이 실제로 새벽 1시에 150명을 훌쩍 넘는 190명으로 계엄 해제 결의안이 통과가 되죠. 결의안 통과됐는데도 전화해서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국회의원이 190명 들어왔다는데 실제로 190명이 들어왔다는 것은 확인도 안 되는 거고. 그러니까 참. 내가 계엄 선포 전에 병력 움직여야 한다고 했는데. 다들 반대하더니…. 해제됐다 하더라도 내가 두 번 세 번 계엄 선포하면 되는 거니까 계속 진행해라.”

그런데 이진우 사령관 본인은 뭐라고 지시를 했다는 거냐? “너희는 들어갈 필요 없다. 이미 특전사가 본청 내부로 들어가 있으니 너희는 외부에서 지원만 해서 특전사 병력이 국회의원들을 끌고
밖으로 나오면 출입구 시민들 사이에서 길만 터줘라”라고 얘기했다는 게 검찰 공소장 내용이에요.

대통령 측은 이 검찰 공소장이 이들 군 장성들의 일방적인 진술이라고 주장합니다. 본인들의 책임을 피하려고 대통령에게 책임을 다 전가하기 위해서 이렇게 진술한 거라는 게 대통령 측의 시각인 것 같습니다. 대통령 측은 “이런 말 한 적 없다”는 거죠. “체포해 끌어내라 한 적 없다”는 거예요.

대통령 측에서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의원들 끌어내고 체포하려면 군 수천 명을 들여보내지. 안에 의원과 보좌진 몇백 명 있는데 수백 명의 군인으로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느냐”고요.

▶특전사령관에 “문 부수고서라도 끄집어내”


그다음, 헬기를 띄웠던 특전사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국회에 투입한 또 다른 핵심 인력은 바로 특전사입니다. 특전사에게 국회로 가라고 하는데 밤 10시 21분, 그러니까 계엄 선포 직전 이미 특전사령관은 그날 오후에 수첩에 어떻게 병력 배치할지 다 적어놨다는 거예요. 어떤 병력을 어디로 보내면서 뭘 가지고 갈지까지요. 뭐 지금 말에 따르면 실탄‧공포탄 이런 걸 갖고는 갔다는 거죠. 하지만 실제로 투입된 병사들한테 무장을 시키지 않았다는 게 일단 여태까지 나온 수사 내용입니다.

특전사령관이 1공수여단장에 전화를 해서 “비상계엄 발생했다. 사복 착용한 편의대(정찰조) 먼저 빨리 보내고 1개 조는 국회로, 1개 조는 민주당사로, 1개 대대는 의사당, 1개 대대는 의원회관으로 빨리 출동해서 건물을 봉쇄하라” 지시를 내립니다.

특수작전항공단장에게는 “빨리 헬기를 사령부로 보내라. 너(단장)도 들어오고”라고 하죠. 그 헬기에 누가 타냐? 707부대원들이 탑니다. 707특임단장에게 “헬기 12대가 곧 도착하니 대기 중인 병력을 빨리 헬기에 태워서 즉시 국회로 출동하라. 너도 빨리 출동하라”고 지시를 내립니다.

그리고 밤 10시 47분 3공수특전여단장, 그다음에 9공수 특전여단장에게도 각각 지시를 내립니다.
3공수여단장에는 “너희는 선관위 과천청사 그리고 수원 선거연수원으로 가라” 9공수여단장에는 “선관위 관악청사, 여론조사꽃으로 가라” 임무를 내려준 겁니다. 1공수는 서울 강서구에 있어요. 그래서 “편의대(정찰조)부터 보내라” 그랬죠. 4명이 차를 타고 갑니다. 뒤이어서 1공수 136명 추가 129명이 버스를 타고 강서구에서 출동해서 빨리 국회로 갑니다. 그다음에 헬기 가야죠. 대기하고 있던 707특임단 96명을 태웁니다. 헬기 태워서 국회 운동장으로 가죠

여기 도착한 시간 밤 11시 49분~12시. 11분간 이 707대원 96명이 차례대로 내립니다. 여기 96명뿐만 아니라 대기하고 있었던 96명+23명이 함께 국회의사당 후문으로 갑니다. 후문을 봉쇄하려고 그랬는데 거기에서 국회경비대하고 마주쳐요. 국회 정문으로 들어가려고 했는데, 바로 못 들어갑니다. 그때 이미 이 국회 본청 정문에는 보좌진들과 국회의원 등이 군인들 못 들어오게 이렇게 다 막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뚫고 들어가지 못한 거예요. 30분간 대치를 하면서 특전사 입장에서는 시간 허비를 한 거죠. 빨리 들어가서 건물 봉쇄하고 나머지를 끌어내야 하는데 그걸 못한 겁니다.

그러자 밤 11시 50분에 김용현 장관이 곽종근 특전사령관에게 “안 되겠다, 707 추가 투입하라” 지시를 내립니다. 그래서 헬기를 한 번 더 띄웁니다. 헬기에 96명을 태운 게 한 번 더 가요. 이천 특전사령부에서 한 번 더 갑니다. 이렇게 해서 707 병력이 바로 밤 12시 48분~1시 18분 사이에 또 도착해요. 긴박하죠. 대통령 입장에서는 만약 검찰 공소장 내용대로라면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을 못 하도록 해야 되는데요. 여기서 지금 30분간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거예요. 그러자 12시 20분에 대통령이 직접 곽종근 사령관에게 전화를 했다는 거예요. “아직 국회 내에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으니 빨리 들어가서 데리고 나와라.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고요.

김용현 장관도 전화를 했다는 거죠. “국회의원 150명 안 되도록 빨리 막아. 빨리 의사당 문 열고 들어가서 의원들 데리고 나와라.” 그래서 실제로 곽종근 사령관이 1공수여단장, 707 특임단장에게 지시를 내렸다고 검찰 공소장에 나와 있습니다. “건물 유리창을 깨고서라도 국회 본관 안으로 들어가라.” 본관에도 못 들어가고 있는 거예요. 본관 앞에서 이렇게 막혀 있으니까 “본회의장 문을 부수고서라도 들어가. 의원들을 끌어내라. 대통령님 지시다.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내라. 전기라도 차단하라”라고요. 사실 전기 차단했으면, 큰일 날 뻔했죠. 어둠 속에서는 진짜 큰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었는데.

그래서 밤 12시 34분부터 유리창 깨고 실제로 들어는 가죠. 들어가니까 보좌진들이 소화기로 막죠. 그래서 뿌예지죠. 이 상황이 밤 12시 30분 넘어서부터 벌어지는데 못 들어가고 막히니까 대통령과 김용현 장관이 “빨리 끌어내, 들어가서 150명 못 되도록 막아” 했다는 겁니다. 150명 되면 의원들이 계엄 해제 의결할 수 있으니까 곽종근 특전사령관이 지시해서 유리창 깨고서 들어갔다는 게 일단 검찰의 수사 스토리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대통령 측은 “누차 얘기하지만 끌어내라, 안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여인형, 홍장원에 “체포 대상 소재 파악 도와달라”


이번엔 ‘체포조’를 알아보겠습니다. ‘체포조’가 실존을 했느냐? 대통령 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어떻게 수사를 했을까요? 이런 일이 있었다고 검찰은 봅니다. 밤 10시 27분, 계엄을 선포하던 바로 그 시각 김용현 장관이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전화를 했다는 겁니다. 체포 명단을 불러줬다는 거예요.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김어준 김명수 권순일 대법원장들 등 10여 명을 체포하라. 경찰에 연락해서 빨리 대상자 위치 파악하고 일단 국회로 출동해라.” 왜냐하면, 이들 중 상당수는 국회에 있어서라고 얘기를 했다는 겁니다.

여인형 방첩사령관은 일단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밤 10시 반 전화를 해서 안보수사요원 100명 지원 요청합니다. 그리고 “10여 명을 체포할 건데 경찰에서 위치를 확인해 달라”고 얘기를 하죠. 그리고 국방부로도 연락해서 “TV 보고 있지? 계엄령 선포됐으니까 너희도 빨리 수사관 100명 보내줘”라고 합니다. 경찰에 100명, 군에 100명 그리고 방첩사 수사단장에게 밤 11시에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경찰에서 100명, 국방부에서 100명을 보내주기로 했으니 합동수사본부를 빨리 꾸리고.” 합동수사본부, 그러니까 체포를 해서 수사를 하겠다는 거예요. “국방부 장관에게 받은 명단인데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등 14명을 신속하게 체포해서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 구금시설로 이송하라.” 이 ‘B1 벙커’는 남태령에 있는 수방사 밑에 한국군 전쟁 지휘 시설인데 한미 연합훈련 지휘소도 있대요.

밤 11시 반에 방첩사 수사단 쪽에서는 실질적으로 체포할 조를 꾸립니다. “방첩사 5명, 경찰 5명군사경찰 5명을 한 팀으로 체포조를 편성해야 됩니다.” 그래서 되는 대로 경찰들을 국회로 보내달라고 얘기를 하죠. 방첩사가 5명씩 10팀을 꾸립니다. 그중에 한 팀은 4명이었나 봐요. 총 49명
10팀을 꾸려서 국회로 보냅니다. 일단 방첩사가 결과적으로는 안 되지만 하여튼 보내요.

대통령은 국정원에도 연락을 합니다. 밤 10시 53분에 대통령이 국정원 1차장에 연락을 합니다. “봤지? 비상계엄 발표하는 거. 이 기회 싹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 줄 테니까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요. 이 얘기를 듣고 홍장원 1차장이 여인형 사령관에게 전화를 했다는 거죠. 홍장원 1차장이 육사 1년 선배래요. “대통령으로부터 연락받았는데 뭘 도와주면 되냐” 했더니 여 사령관이 “국회는 경찰과 협조해서 봉쇄를 하고 있습니다. 선배님은 이걸 도와주세요. 체포조가 나왔는데 (대상자) 소재 파악이 안 됩니다” 하고 명단을 불러 줬다는 거죠.

일단 이들을 체포하려고 소재를 파악하려 엄청 노력합니다. 그래서 국정원에도 요청을 하고 경찰에도 연락해서 대상자 위치를 파악하도록 하죠. 그리고 이들 데려와서 B1 벙커에서 수사‧조사를 할 준비를 또 합니다.

밤 11시 42분 방첩사에서 국방부에 전화를 해서 “수도권 내 미결수용실 현황을 파악해 달라”고 합니다. 그랬더니 “미결수용실이 6곳이 있고, 수용자도 3명이 있다”고 하죠. “그러면 그 수용자를 이감 보내달라”고 얘기합니다. 또 전화를 해서 “3명을 이감해야 할 수 있다. 줄줄이 체포가 되면 수도군단과 수방사 미결수용실을 1인 1실로 활용할 수 있다”고 하죠.

새벽 1시가 되면서 국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이 통과되려고 하자 작전이 바뀝니다. 김용현 장관이 밤 12시 30분에 새로운 지시를 내렸다는 거예요. 여인형 방첩사령관에게 “14명 일단 놔두고, 이재명‧우원식‧한동훈 3명만 우선 체포하라” 했다는 거예요. 방첩사 수사단장이 49명에게 연락해서 “기존 부여된 구금 인원 14명 다 취소. 모든 팀은 이재명‧우원식‧한동훈 3명만 체포해서 수방사 구금시설로 이동한다” 새로운 작전을 내려보냅니다.

실제로 방첩사 출동조 단톡방 내용도 검찰이 공개를 했어요. ‘이재명‧우원식‧한동훈 중에 보시는 팀 먼저 체포를 해서 수방사로 이동하면 현장에 있는 작전 부대를 통해 신병을 확보한 이후 인수받아 구금하기 바랍니다. 포승줄과 수갑 이용.’ 일단 이런 카톡은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안 된 이유가. 방첩사 체포조 49명은 이미 국회 근처에서 대기를 하고 있었어요. 경찰 체포조 50명과 만나려고 했어요. 국회 수소충전소 있는 곳에서 방첩사‧경찰이 같이 들어가려고 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못합니다. 워낙 밖에 시위대가 많이 있어서 이들이 결합을 못 합니다.그래서 실패했다. 그리고 국회에서 계엄 해제가 결의되면서 새벽 1시 45분~50분 사이에 방첩사 체포조는 부대로 복귀했다, 이게 검찰의 수사 내용입니다.

▶대통령 측 “체포조 지시한 적 없다”

어떠십니까? 여러분이 보시기에는 상당히 그럴듯하고 이게 진실로 보이십니까? 아니면 대통령 측에서는 “체포조 이런 거 지시한 적 없다” 얘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이거는 대통령 쪽에서 없다는 증거를 이제 또 제시를 하겠죠. 그 내용도 한번 들여다보도록 하겠습니다. 내일은 마지막 대하드라마 3편. 선관위로 누가 출동했고 뭘 가져오려고 했는지 그 과정을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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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편집: 이혜지‧박현아‧허수연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