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도 내일부터 최대 명절인 춘제가 시작되는데 분위기가 예년 같지 않다고 합니다.
경기 침체에 "세뱃돈은 스트레스 돈"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다고 하는데요,
세계를 가다, 베이징 이윤상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이는 베이징역 앞.
내일부터 8일 간 이어지는 중국 최대 명절 ‘춘제’를 앞두고 귀성객들이 몰린 겁니다.
춘제 기간 동안 누적 인원 90억 명이 대이동합니다.
매년 맞는 춘제지만 올해는 다릅니다.
지난 달 유네스코가 춘제를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거리에 화려한 홍등이 걸렸고 형형색색의 등불 축제도 열리는 등
축하 행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베이징 시민]
"중국 전통 명절이 유네스코에 등재돼 자랑스러워요."
허난성의 한 기업은 테이블에 돈을 수북이 쌓아놓고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주는 행사도 열었습니다.
[허난성 업체 직원]
"우리 사장님은 보너스 주는 것을 좋아해요. 설레요."
하지만 정 반대의 모습도 나타납니다.
베이징 북동쪽 외곽 지역의 도매시장은 손님이 없어 썰렁합니다.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이곳 도매시장에선 폐업한 점포들이 늘고 있습니다.
[육류 업체 관계자]
"(매출이 예전에 비해)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돈이 없잖아요."
한 상가 건물은 음식점 수십 개가 폐업해 불이 꺼진 채 텅 비어 있습니다.
경기 침체로 지난해 문을 닫은 중국 식당과 카페는 300만 곳에 달합니다.
월급을 받지 못한 직원들의 항의 시위도 적지 않습니다.
[현장음]
"우리가 피 땀 흘려 번 돈 돌려주세요.
중국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0%대 머물며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는 가운데 춘절을 앞두고 "세뱃돈은 스트레스 돈"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날 정도입니다.
[베이징 직장인]
"물가는 계속 오르고, 집세도 내야하고, 혼자 살기도 빠듯한데 세뱃돈 주는 건 부담이죠."
한 쪽에선 춘제 분위기를 띄우지만 적잖은 사람들이 그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베이징에서 채널A 뉴스 이윤상입니다.
영상취재:위진량(VJ)
영상편집: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