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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수도 죽을 수도”…MB, 일주일새 두 번 만난 권성동에 건넨 조언은[런치정치]

2025-02-24 12:00 정치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7일에 이어 19일에도 이명박 전 대통령과 따로 만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일주일 새 두 번이나 만난 이유, 그만큼 관계가 돈독하다는 거겠죠. 엄중한 시국에 권 원내대표가 거듭 조언을 구하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비공개 만남에서 권 원내대표에게 특별한 역할을 요청했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 사무실을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출처=공동취재사진)
 권 원내대표는 2023년 1월 당시 친이계 인사들과 함께 새해 인사차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이 전 대통령 사저를 찾기도 했다.
"살 수도 죽을 수도…지금은 역사적 순간"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으로 윤 정부 탄생을 이끈 권 원내대표.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윤석열 정권 문을 닫는 역할까지 맡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9일 윤한홍 의원 등 친이계 핵심 인사와 함께한 저녁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이 전 대통령 측은 밝혔습니다.

"지금은 굉장히 중요한 역사적인 순간에 있다. 지금의 원내대표는 보통의 원내대표 때와 다르다. 살 수도, 죽을 수도 있다"고요. 사상 첫 현직 대통령 체포와 구속 기소 국면을 수습해야하는 현 원내대표 상황을 걱정한 거죠.

그러면서 "평소 원내대표보다 지금 이 상황에서 원내대표 하는 게 진짜 중요한 것"이라며 "물론 잘못하면 나중에 엄청난 비판을 받겠지만, 이 난국을 잘 해쳐나가야하니 사명감을 갖고 잘해라"는 취지로 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고 합니다.

"나란들 안 싸우고 싶겠나"…'파이터' 맏형의 고민

'친윤 맏형' 격인 권 원내대표, 요즘 고민이 깊습니다. 거침없는 파이터로 불렸지만 지도부에 몸 담고 있는 이 순간 그의 행보나 메시지 하나하나가 당 전체의 입장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지난 1일 윤 대통령 접견 때도 '개인적 차원'의 면회라고 강조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입니다. 탄핵 기각은 물론 인용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플랜 B를 준비해야하는 그에게 '대통령 지키기' 이미지는 부담이 되는 거죠. 권 원내대표가 측근들에게 "나란들 안싸우고 싶겠냐"고 토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내일(25일) 예정된 윤 대통령 최종 변론 기일 때도 권 원내대표는 참석을 두고 고민했다고 합니다. 지도부 차원이 아니라 '개인 권성동'으로 찾아가 자리를 지키고 싶지만 자칫 지도부 차원의 공식적인 움직임으로 비칠까봐 주저하는 거죠.

이런 권 원내대표의 딜레마를 눈치채서 였을까요. 이 전 대통령은 "중심 잡고 주변에서 뭐라고 한들 좌고우면 말고 소신대로 해라" "힘든 자리에 가서 일하는 게 더 빛나는 거다"라며 격려했다고 합니다.

"내 편, 네 편으로 너무 쪼개져"

탄핵된 한덕수 국무총리가 빨리 복귀해야 한다는 얘기도 식사자리에서 나왔습니다.

이 전 대통령은 "노무현 정부 마지막 국무총리가 지금의 한덕수 국무총리다. 바로 이명박 정부 들어서면서 주미대사로 발탁했다"고 과거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여야 가르지 않고 실력 있는 인사라면 중용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내 편, 네 편으로 너무 쪼개져있는 것 아니냐"며 "사람을 보고, 국가 이익을 보고, 국가를 위해 사람을 쓰는 게 중요하다"고도 말했습니다.

사실상 인사가 만사라며 어느 정권이든 제대로 된 사람을 쓰는게 중요하다고 한 거죠.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7일 권 원내대표가 예방한 자리에선 "당이 분열하지 않고 단합과 통합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합쳐야 어려운 정국을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당이 똘똘 뭉쳐 위기에 대응할 것을 강조한 겁니다.

"정치에 발 담근 사람, 의리 있어야"

 2020년 1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 수감될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왼쪽 세번째)와 장제원 전 의원(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명박 정권 초기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권 원내대표가 지금까지 '친이명박계' 인사로 꼽히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권 원내대표가 청와대 비서관 할 때보다 오히려 퇴임 이후 이 전 대통령이 어려운 고비와 역경에 처했을 때, 더 많이 찾아뵙고 면회도 자주 갔고 재판정도 찾아갔다"고 말했는데요.

어려울 때 손 내밀어 준 사람 평생 잊지 못하듯, 이 전 대통령은 수감 중 수시로 찾아온 권 원내대표와 윤한홍 의원을 잊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윤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어려울 때 면회도 많이 가고 힘 많이 보태줘라"며 "사람이 의리가 있어야 한다. 정치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그만큼 의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합니다.

혹여 대통령 탄핵 심판 인용 결정이 나온다면 그때부터는 대통령 신분이 아닌 일반인으로 구속된 피의자인데 그때부터 의원들의 발길이 끊기고 정말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때 정말 잘 챙기라는 각별한 당부를 한 거죠.

MB의 조언, 권 원내대표는 어떻게 실천해나갈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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