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판돈을 건 불법 투견장.
전국 곳곳에서 암암리에 성행중이었습니다.
그 현장을 경찰과 함께 급습했는데요.
사각 링 안엔 개들의 사투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었습니다.
다시 간다, 서창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현행법상 투견은 불법이죠.
그런데도 투견용 개를 키우는 불법 사육장은 전국 곳곳에 퍼져있습니다.
그 실태가 어떤지, 다시 가보겠습니다.
인적이 드문 야산에 자리잡은 개 사육장.
투견용 훈련 장비로 보이는 러닝머신 세 대가 놓여 있습니다.
개를 러닝머신에 올려 계속 뛰게 하는 겁니다.
[경남 진주시 동물복지팀 관계자]
"불법 사육시설, 동물 학대 관련 시설들…모르는 체하시면 안 돼요. 러닝머신 철거하셔야 해요."
개가 묶인 채 원을 그리며 뛰는 장비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체력 훈련에는 살아있는 고양이까지 이용합니다.
[윤동선/ 애니멀파트너 대표]
"(개가) 힘이 들면 멈추게 돼 있습니다. 운동이 안 된다고 생각하니까 그 중간에 살아 있는 고양이를 매달아 놓고…"
또다른 사육장 안에는 물어 뜯고 흔드는 걸 훈련하는 장비가 있고, 창고를 가 봤더니, 철제 사각 링도 나옵니다.
핏자국 같은 흔적이 군데군데 보이고, 약물과 주사기도 놓여 있습니다.
[경남 진주시 동물복지팀 관계자]
"페니실린은 상처가 났을 때 소독하고…"
[B 씨/ 사육장 관계자]
"10년 전에는 했다 안 합니까. 했는데 요즘에는 농장에 개 밥주러도 못 옵니다."
이렇게 훈련 받은 개는 대게 투견장으로 향합니다.
지난 15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투견장을 급습하자 사람들이 뛰어 내려옵니다.
[경찰]
"(왜 그러는데요.) 신고가 와서 저희가 확인하고 있는 거잖아요."
취재진이 입수한 투견 경기 장면입니다.
[현장음]
"잡아, 밀어봐!"
투견의 머리 주위가 붉게 물들어 있지만 사람들은 신경쓰지 않고 판돈 거는데만 열중합니다.
[현장음]
"좋아. 노란 거 3개. 노란 거 3개. 좋아."
판돈은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이릅니다.
[투견 꾼]
"아주 잔인하게 하지. 개가 두 마리가 다 터지고 하니까…도망을 가면 지는 거고 못 일어나거나 죽는 것도 숱하게 있습니다."
학대에 가까운 훈련을 받고 투입되는 투견들.
정부는 사육장과 투견장이 어디에 얼마큼 있는지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습니다.
다시 간다, 서창우입니다.
PD: 홍주형
AD: 박민지
작가: 신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