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촛불집회 행진 경로를 폭넓게 인정해주는 법원 결정에 경찰이 불복하고 나섰습니다.

그동안 큰 충돌 없이 진행된 평화 집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갑자기 소송전에 나선 건데요.

청와대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옵니다.

김유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찰이 4차 촛불집회 당시 법원의 행진 허용 결정 직후 즉시 항고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법원이 일몰 전까지로 제한을 두긴 했지만, 청와대에서 불과 400m 앞까지 행진을 허용한 데 대해 불복하고 나선 것

지난 3차 촛불집회 때 법원이 내자로터리까지 행진을 허가했을 때도 "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며 별도 대응이 없었던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최근 국정농단 사태로 수세에 몰렸다가 맞대응에 나선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옵니다.

특히 경찰은 4차 촛불집회 직전 "내자로터리까지는 행진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가 정작 행진 신고가 접수되자 교통 불편 등을 이유로 경복궁 앞 대로 진출을 불허해 '말바꾸기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또 지난달 29일 1차 촛불집회 때 집회 해산 방송을 하던 서울 종로경찰서장이 집회 참여를 나라 사랑에 빗댓다가 청와대에서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1차 촛불집회 경찰 해산방송]
"나라를 걱정하는 만큼 집회 시위에 있어서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다만, 경찰은 이번 즉시 항고에 대해

"앞으로도 청와대 400m 앞까지 행진을 허용해야 할지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채널A뉴스 김유림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채희재
영상편집 : 박형기
그래픽 : 전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