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저희 채널 A 취재진은 죽음을 무릅쓰고 탈북한 여성들을 찾아 중국의 동북 3성을 누볐습니다.
(여) 이들은 북중 국경을 넘은 뒤에도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요.
(남) 특히, 인신 매매와 성폭행, 가난에 시달리며 강제 북송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여) 먼저, 김민찬 기자입니다.
[리포트]
북한과 중국 접경 지역에서 차로 2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곳.
우리나라의 60년대 시골을 연상케 하는 중국 동북 지역의 농촌 마을입니다.
이곳에서 16년 동안 숨죽여 살아온 탈북여성 김옥순 씨.
함경북도 회령 출신의 김 씨는 1998년 두만강을 넘어온 그 날을 생생히 기억합니다.
[인터뷰 : 김옥순 씨 (가명) / 탈북여성]
"북한 사람이 (중국 사람에게)넘겨주고 그렇게 하니까 나는 이제 다됐구나. 그 생각이 딱 들더라고. 아무 데도 못 가고"
북한에 남겨둔 아들과 어머니를 위해 돈을 벌겠다며 국경을 넘었지만, 김 씨 앞에 들이닥친 건 불법 인신매매였습니다.
가난한 시골에서 지옥 같은 삶을 살게 된 김 씨.
자신을 돈으로 사들인 중국인 남편은 매일 가정폭력을 휘두르다 나무에서 떨어져 하반신 마비에 정신 이상까지 왔습니다.
[인터뷰 : 김옥순(가명) / 탈북여성]
"사람 때리고 아 정말, 시누이와 내 머리를 잡아 땡기면 머리 한줌씩 뽑아줘야 손이 놓아진다 말입니다."
그런데도 김 씨는 강제 북송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망칠 수가 없었습니다.
인신매매로 팔려 온 함경도 출신의 장미옥 씨도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탈북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북송에 대한 공포로 발 뻣고 편히 자본 적이 없습니다.
[인터뷰 : 장미옥(가명) /탈북여성]
"나는 밤에 잘 때는 눈이 커다랗게 돼서, 차 올까 봐. 밤에 차오게 되면 이불장 뒤에 숨어서 쪼그리고 있지"
국내에 정착한 탈북여성 중 30%가 경험했을 만큼 독버섯처럼 퍼진 인신매매.
북한 주민들은 생계를 위해 이곳 두만강을 건넜지만 그들의 삶은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채널A 뉴스 김민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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