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보신 탈북 여성들이 만약 북한으로 잡혀간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이라는 그 참혹한 처지를,
중국 연길 현지에서 정동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두만강을 건너 탈북한지 5시간이 채 안돼 취재진을 만난 30살 임영미 씨.
초조함과 불안감에 밤새 한 숨도 못잤다는 말로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인터뷰 : 임영미(가명) / 탈북 여성]
"약간 깊은 데는 경비가 덜해서… 날이 추운데 어제는 좀 나아서 살얼음을 깨고, 이 두만강 건너니까 시름이 놓이는데."
함경북도 회령에 살던 그녀는 이번이 두번 째 탈북이었습니다.
10년 전인 2004년 20살의 나이로 처음 두만강을 건넌 임 씨.
[스탠드업 : 정동연 / 기자]
"생계를 위해 이 곳 중국 땅을 밟았지만 공안에 끌려가지 않을까 매일 가슴을 졸이며 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6년 뒤인 2010년 이웃의 신고로 강제북송되고 말았습니다.
북한 보위부에서 1년 가까이 조사받은 그녀는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웠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 임영미(가명) / 탈북 여성]
"거기 가서 맞아대고 해서 골병이 들었거든요. 그거 생각하면 아직도 치가 떨리고 무서운 감 밖에 안드니까"
이후 교화소에서 1년 4개월 동안 감옥 생활을 한 임 씨.
보위부에서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매일 강제 노동에 시달렸고 몸과 손에 마비가 올 정도였습니다.
[인터뷰 : 임영미(가명) / 탈북 여성]
"교화소 생활이 진짜 힘들고 사람 값에 못들고 사람이라는 것 보다 짐승처럼... 짐승보다도 못하거든요"
이후 교화소를 나왔지만 고문 휴유증은 여전히 그녀를 따라다녔습니다.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고통을 호소했고, 그녀가 북에서 들고 온 약이 가방 하나를 가득 메웠습니다.
재북송되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각오로 두만강을 건넜다는 그녀.
한국 땅을 밟는 것이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중국 연길에서 채널A 뉴스 정동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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