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 참석 중인 박진 외교부 장관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가 한미 연합훈련 때문이라는 북한의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이라며 정면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4일(현지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ARF 외교장관회의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 대신 북한 수석 대표로 참석한 안광일 주인도네시아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 북한 대사가 "한미 연합훈련이 북한의 자위적·방어적 조치를 하게 만들었다"며 "이번 ICBM 발사는 주변국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식의 주장을 펼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안 대사의 맞은 편에 앉아 있던 박 장관은 "ICBM 발사를 해놓고 어떻게 주변국들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는 것이냐"라며 "북한의 주장은 옆에서 기관총을 쏘고 나서 안 맞았으니까 당신은 안전하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어 "북한이 한미연합 훈련을 한반도 긴장 고조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밝히며 '본말 전도'를 뜻하는 "말 앞에 마차를 두다(Put the cart before the horse)"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에 따르면 박 장관은 전날 각국 대표들과 함께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합동 예방한 뒤에 안광일 주인도네시아대사 겸 주아세안대표부대사와 조우했습니다. 박 장관은 안 대사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를 시작해야하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안 대사는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