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집중호우 피해 실종자를 수색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숨진 고 채수근 상병의 사망원인 조사 결과 발표를 돌연 연기했습니다. 그 과정에 해병대는 유족에게조차 어떠한 설명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주 해병대 측은 31일 오후 2시 채 상병 사망사건 자체 조사 결과를 국방부 출입기자단을 상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혐의가 있는 군 관계자들을 경찰에 이첩하겠다고도 전했습니다.
그러나 해병대 측은 발표 예정 시각 한 시간 전인 오후 1시 조사 결과 발표를 취소하겠다고 기자단에게 돌연 통보했습니다. 해병대 관계자는 "경찰 수사가 시작되기 전에 구체적인 사건 내용들이 공개될 경우, 수사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해병대는 유족에게조차 관련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유족들은 지난 28일 해병대로부터 이날 채 상병 사망 사건 조사 결과 발표가 있을 것이란 설명을 들은 뒤, 언론 기사를 통해 조사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리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병대는 채 상병 부모님이 거주하는 전북 남원시 자택을 찾아 현장 지휘관을 넘어선 고위급 관계자까지 엄중하게 사건을 처리하겠다고 설명하면서도 이에 대한 보안을 당부하며 관련 사실을 알리기 꺼려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초 해병대는 채 상병 장례식 당시 유족들의 요청에 따라 조사 결과 발표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앞서 해병대는 채 상병 빈소에 부친의 이름을 적으면서, '아비 부(父)' 대신 '지아비 부(夫)'를 적어 유족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이유로 이미 한 차례 논란이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