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의 주범인 20대 남성이 범행 8개월 만에 중국에서 국내로 송환됐습니다.
경찰청은 오늘 오후 마약음료 사건을 계획한 주범으로 지목된 20대 한국인 남성 이모 씨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강제 송환했습니다.
이 씨는 지난 4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학생들에게 필로폰 섞은 음료수를 나눠준 뒤 "자녀를 신고하겠다"며 부모를 협박한 혐의를 받습니다. 음료를 마신 학생 6명은 환각 증세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씨는 중국에서 공범 2명과 함께 범행을 계획하고 지시한 핵심 피의자입니다. 한국에 있는 중학교 동창 길모 씨에게 마약음료 제조를 지시한 뒤 아르바이트생들을 동원해 100병을 유통했습니다.
동창 길 씨를 포함해 필로폰 유통책 등 핵심 가담자 7명은 지난 4월 검거돼 현재는 대부분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길 씨에게는 지난 10월 징역 15년형의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이 씨 역시 지난 5월 중국에서 불법체류 혐의로 체포돼 감옥살이를 했지만, 국내 송환을 위해서는 중국의 협조가 필요했습니다. 8개월의 설득 끝에 중국 공안부가 이 씨의 강제추방을 결정했고, 오늘 국내로 들어오게 된 겁니다.
이로써 마약음료 사건에 가담한 한국인은 모두 검거됐습니다. 이 사건과 연결된 마약, 보이스피싱 등 관련 사건까지 합치면 검거된 피의자만 60명에 이릅니다.
다만 이 씨와 함께 범행을 주도한 중국인 2명은 미검거 상태입니다. 이들은 각각 보이스피싱 조직, 마약 조직에서 활동하는 조직원들로 알려졌는데, 중국에 사는 중국인이라 사법권의 한계로 송환은 물론 검거조차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경찰은 이르면 내일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한 뒤 중국인 공범과 여죄 등을 수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