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이 큰 정치를 하겠다"며 대구·경북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한 후보는 오늘(12일)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총선 당시 전국을 돌면서 손이 까지고 목소리가 안 나왔는데, 오래 전 TV에서 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붕대 감은 손을 많이 생각했다"며 지난 3월 박 전 대통령을 예방했던 일화를 꺼냈습니다.
한 후보는 "박 전 대통령께서 너무 따뜻하게 맞아주셔 감동했다"며 "손과 목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자상하게 알려주셨고 의료파업 해결에 대해서 굉장한 식견으로 좋은 제언을 해주셨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큰 분이신 박 전 대통령처럼 큰 마음 가지고 큰 정치하겠다 약속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습니다.
박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에 관여했던 한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강한 대구·경북 당심을 달래려는 차원으로 해석되는데, 앞서 지역 언론인과 만난 자리에서는 "검사 입장에서 수사했고 대단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음 순서로 연설대에 오른 원희룡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 있고 싫어하는 분도 많다는 것 잘 안다"며 "그래도 집권 여당은 대통령과 척 지는 순간 망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원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당 대표가 충돌하다 탄핵으로 우리 모두 망해봤는데, 또 당해서는 안 된다"면서 '적과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있다면 바로 그가 배신자'라는 영화 '대부'의 대사를 인용해 한동훈 후보를 공격했습니다.
원 후보는 "민주당의 탄핵열차는 벌써 출발했는데 (한 후보가) 바보같이 채상병 특검을 받아야 한다고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제3자 특검 추천을 골자로 한 한동훈표 채상병 특검안을 비판한 건데, 원 후보는 "국민의힘 108명 의원들이 사즉생 각오로 뭉쳐 싸우면 대구·경북이 지켜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첫 순서로 연설한 나경원 후보도 한 후보를 집중 공격했습니다.
자신을 '모태 TK'라고 소개한 나 후보는 "자기 살자고 당무개입이니 국정농단이니 금기어를 함부로 쓰는 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사과 문자' 논란에 대한 한 후보 측 대응이 잘못됐다고 비판한 건데, "이런 후보가 당 대표가 되면 당정 파탄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상현 후보는 과거 '친박' 핵심이던 시절을 반성하면서 한동훈, 원희룡 두 후보 모두를 비판했습니다.
윤 후보는 "권력의 중심에서 줄도 세워봤고 줄도 서봤지만 모든게 헛되다는 걸 깨달았다"며 "꼴찌의 기적으로 보수혁명을 일궈내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4차 합동연설회는 오는 15일 대전·세종·충북·충남 대상으로 충남 천안 유관순 체육관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