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의원들이 ‘제보 공작’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 역공을 하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제보를 꾸며냈다는 건데, 여기서 말하는 제보는 바로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민주당이 제기한 ‘구명 로비’ 의혹이 공작이라고 의심하는 겁니다. 오늘은 ‘구명 로비’ 의혹을, 내일 ‘제보 공작’ 의혹을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는 지금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 중입니다. 해병대 박정훈 대령이 임성근 1사단장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넘기려 했는데,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보류시켰죠. 이게 대통령의 지시였다, ‘대통령의 수사 개입설’, 지금 공수처가 이 부분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처음부터 남는 의문점, 만약 대통령이 개입했다면, 대통령은 왜 임성근 사단장을 봐주려 했을까? 두 사람이 서로 특별히 아는 사이가 아닌데 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JTBC보도와 민주당이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죠. 그 뒤에 김건희 여사가 있었나? 김 여사와 잘 아는 인사가 구명 활동을 로비했다는 것, 이게 바로 ‘구명 로비’ 의혹입니다.
▶‘임성근 구명 로비설’과 ‘제보공작 의혹’…시작은?
지난 6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채 상병 특검법’ 입법청문회에서 논란이 시작됩니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이 처음 듣는 인물을 언급합니다. 박 의원은 임성근 사단장에게 “이종호라는 인물을 압니까, 모릅니까” 묻습니다. 임 사단장이 “군인 이종호를 말씀하시냐” 묻자 박 의원은 “민간인 이종호를 모르느냐” 다시 묻습니다. 임 사단장은 “모른다” 답했습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본인하고 골프 모임도 자주 한다고 들었는데 모르냐”, “나중에 드러나면 굉장히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이 되는데 괜찮느냐” 압박하지만, 임 사단장은 끝까지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합니다. 나흘 뒤 JTBC가 ‘[단독] 임성근이 모른다던 '도이치 공범'…"1사단 골프모임 추진" 대화 입수’란 제목으로 보도를 합니다.
한 SNS 단체 대화방 대화 내용이 보도 내용인데, 대화방 이름은 ‘멋쟁해병’. 참여자는 해병대 출신의 ▲김규현 변호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청와대 경호처 출신 송 모 씨 ▲경찰 최 모 씨 ▲사업가 최 모 씨 등 5명입니다.
오늘은 이종호 전 대표라는 인물에 주목해보시면 됩니다. 대화방에서는 “포항 1사단에서 사단장 및 참모들과 1박 2일 골프 및 함께하는 저녁자리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이 나옵니다.
위 언급된 포항 1사단장이 바로 임성근 사단장입니다. “같이 골프를 치자”고 제안할 정도니 이종호 전 대표가 임성근 사단장을 알고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앞서 청문회에서 임성근 사단장은 왜 “이종호를 모른다”고 했나, 임 사단장이 거짓말을 했단 논란이 되는 겁니다. 특히 의혹이 커진 건 이종호 전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 엮인 게 있기 때문이죠.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해 2월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인물입니다. 당시 법원은 이 전 대표에 대해 “김건희 여사의 계좌를 시세 조종에 동원하는 등 범행에 깊이 관여했다” 판결했습니다. 여기서 JTBC가 지난 7월 9일 이 전 대표가 김 여사에 ‘구명 로비’한 게 아니냔 정황이 담긴 녹취를 추가 보도합니다.
이종호 전 대표가 ‘멋쟁해병’ 멤버인 김규현 변호사와 통화한 내용입니다. 지난해 8월 9일, 김 변호사가 “일전에 우리 해병대 가기로 한 거, 사단장이 난리났다더라” 말합니다. 임성근 사단장을 말하는 건데, 통화한 시점이 ‘채 상병 사망 사건’ 발생 직후입니다. 채 상병이 소속된 1사단의 임성근 사단장은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해병대에선 사표를 내지 못하게 막았죠.
김 변호사의 말에 이 전 대표가 “임 사단장이 사표를 낸다고 해서 송◯◯이 전화가 왔더라”며 “그래서 내가 절대 사표내지 마라, VIP한테 이야기하겠다” 말합니다. 김 변호사, 이에 “지금 떠오르는 게 VIP 쪽에서 지켜주려고 했다는 것이냐” 묻고 이 전 대표는 “그렇다, 그런데 언론들이 XX를 한다” 답합니다. ‘구명 로비’ 의혹이 처음 불거졌을 때거든요.
VIP가 누군지가 중요합니다. 보통 정부 자료에서 VIP는 대통령을 의미하는데, 이종호 전 대표가 윤 대통령과 안다는 흔적은 없었죠. 그렇다면 이 전 대표와 아는 김건희 여사가 VIP일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정리하자면 ‘이종호 전 대표▶김건희 여사▶윤석열 대통령▶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 이 연결고리를 통해 임성근 사단장을 구명하려 했다는 거죠.
이종호 전 대표는 “임성근과 전혀 모르는 사이”라 해명합니다. “VIP는 김 여사를 뜻한 게 맞지만 당시 해병대 후배에게 허풍을 떤 것”이라며 “지금은 김 여사 연락처도 모른다”, “10년 넘게 연락한 적이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전 대표를 통해 또다른 의혹이 제기되는데, 여기선 삼부토건이라는 기업이 등장합니다.
▶‘채상병 사건’에 삼부토건 의혹까지, 무슨 일?
삼부토건은 토목공사를 주로 하는 중견 건설회사입니다. 이종호 전 대표가 ‘멋쟁해병’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말을 남깁니다. 민주당은 여기서 말하는 ‘삼부’가 삼부토건이라면서,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급등에 가담했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대선 때부터 삼부토건 당시 조남욱 회장이 윤 대통령과 김 여사의 결혼 중매를 섰고 돈독한 사이란 이야기가 나왔거든요.
이 전 대표가 ‘삼부’를 언급한 건 지난해 5월 14일입니다. 이틀 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부인 젤렌스카 여사가 방한을 했는데, 두 달 뒤 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방문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하겠다’ 밝힙니다. 그리고 삼부토건 주가가 치솟았는데요. 재건 사업에 윤 대통령 일가와 가까운 삼부토건이 참여할 거란 기대감에서 테마주로 거론된 겁니다. 주당 1천 원이었던 주가가 5,500원으로 많이 오릅니다.
민주당은 이종호 전 대표가 내부 정보를 이용해서 주가를 조작하려 했다, 그래서 ‘이걸 체크하고’라는 말이 나왔다며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습니다.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이 아닌 골프 3부를 말하는 것”이라 해명합니다. 골프에서 3부란 야간 라운딩을 의미하는데 내일 골프장에서 3부가 가능한지 체크하라는 얘기였단 겁니다.
▶‘채상병 사건’ 둘러싼 각종 의혹들… 확인된 팩트는?
사실이 확인된 건 3가지입니다.
①이종호와 김건희 여사는 알던 사이였다
②이종호를 비롯한 해병대 출신 5인방이 해병대 1사단에 골프를 치러 가려 했다
③이종호가 마치 본인이 김건희 여사를 통해 임성근을 구명할 수 있는 것처럼 이야기했다
이에 당사자들은 반박하고 있습니다.
❶이종호 “김 여사와 10년 넘게 연락 안 해 지금은 연락처도 모른다”
대통령실 “전혀 개입한 적 없고 무관하다”
❷이종호 “골프 모임은 무산돼 임성근과 만나지 않았다”
❸이종호 “임성근 모른다”
임성근 “이종호 모른다”
의혹이 밝혀지려면 먼저 이종호 전 대표와 임성근 사단장의 관계가 나와야 합니다. 이 전 대표가 임 사단장을 구하려 했으면 이유가 있을 테니까요. 공수처 수사 결과 두 사람 간 통화기록은 아직 나온 게 없습니다. 둘째, 김 여사가 이 전 대표와 지금까지 연락하는 사이냐, 이 부분도 밝혀져야 합니다. 이 전 대표가 요청을 했는지, 이걸 김 여사가 받아들였는지 말이죠.
‘구명 로비’와 ‘김 여사 개입설’은 ‘제보 공작’ 의혹으로 이어집니다. 국민의힘이 역공을 시작한 겁니다. 국민의힘은 김규현 변호사를 중심으로 ‘구명 로비’와 ‘김 여사 개입설’ 자체가 공작이다, 주장합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처음 ‘제보 공작’ 의혹을 제기했고 한동훈 대표가 이를 받았습니다. 내일 자세하게 설명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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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내일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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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전민영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허수연‧박현아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