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장 대피해야 할 정도로 낡고 위험한 곳에 10년째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조치를 취해야 할 지자체도, 이를 감독해야 하는 국토부도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습니다.
이다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건물 1층 외벽이 절반 이상 뻥 뚫려있고 파이프에선 물이 콸콸 쏟아집니다.
건물 내부도 천장이 내려앉았습니다.
[거주민 A]
"불이 나서 한 몇 년 동안을 이렇게 방치하고, 여기 살 데가 못 돼요. 죽겠어."
여름엔 빗물이 새고 겨울엔 추위와 사투를 벌입니다.
[거주민 B]
"보일러를 켜면 한 달에 5~6만 원만 나오는데 여기에는 열이 다 밑으로 빠지니까 15~16만 원"
경기 부천에 있는 이 연립주택은 지난 2015년 시설물 안전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았습니다.
시설물안전법에 따라, 건물주나 지자체는 즉각 사용을 금지하고 주민들을 대피시켜야 합니다.
하지만 10년째 방치된 채 여전히 11명이 살고 있습니다.
[거주민 C]
"집이 이러니까 사려고 하지 않고 (정부에) '현재 남아 있는 사람들,임대아파트라도 해주라, 지금 돈이 없으니까 못 나간다' 그러니까 그것도 지금 해결도 안 되고"
부산 영도구의 아파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바로 무너질 것 같은 상태지만 E등급 판정을 받은 후 최근까지도 79명이 살고 있습니다.
감사원이 E등급을 받은 전국 공동주택 11곳을 전수 조사한 결과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주택이 6곳에 달했습니다.
감사원은 이를 관리 감독하는 국토부에 주의 조치를 내리고 지자체가 안전조치를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에 이주대책 방안을 포함시키라고도 통보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다해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승 강철규
영상편집 :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