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이 무너질 듯하고 벽이 갈라진 곳에서 사는 사람들 얼마나 불안할까요?
지난해 감사원 진단 결과 ‘붕괴 위험시설’로 분류된 곳이 전국에 200세대가 넘었는데요.
상황이 개선됐는지 서창우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바다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부산 영도에 있는 아파틉니다.
이 아파트 입구엔 안전상 머물 수 없다는 위험시설물 표지판이 있는데요.
그럼 주민들이 다 떠난 건지, 다시 가보겠습니다.
아파트 외벽 난간이 부서져있고, 어두컴컴한 복도에는 곳곳에 금이 가있습니다.
지난 1969년 준공돼 벌써 60년이 넘은 아파트, 240세대 가운데 3가구가 아직도 이곳에 삽니다.
[부산 영선아파트 주민]
"비가 왔다하면 복도가 물이 다 범벅이고 그래요. 그게 문제지."
집 안을 둘러 보니 천장이 내려앉았고, 바닥은 물통을 두면 저절로 굴러갈 만큼 기울어져 있습니다.
[부산 중구청 관계자]
"재정상의 문제, 그분들이 어디 나가서 주택을 얻으려고 해도…뭐 지원을 해주고 할 수가 없잖아요."
또 다른 아파트.
콘크리트가 뜯겨져 나가 녹슨 철근 뼈대가 보입니다.
[김경수/ 건축구조기술사]
"(철근이 녹슬게 되면) 부피가 2배에서 4배 정도 팽창하기 때문에 콘크리트를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는 거죠. 내구성 자체가 거의 다 했다고 보면 되는 거예요."
문제는 안전입니다.
콘크리트가 부서져 떨어질까 인근 주민들까지 마음을 졸입니다.
[대전 태평연립 인근 주민]
"심장 떨린다니까 왔다갔다 하기가. 저것봐. 불뚝하게 나와 작년에 물이 새어가지고."
모두 지난해 6월 감사원 안전진단 결과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고도 보수되지 않았습니다.
[대전 태평연립 주민]
"외벽 수리를 해야 하는데 집주인들은 어차피 자기들은 나갔으니까 안 살아도 상관 없고 그냥 놔두는 거지. 재개발 될 때까지."
E등급을 받은 아파트나 주택은 전국에 11곳, 아직 2백 세대 넘게 거주 중입니다.
이중 6곳은 법적으로 반드시 해야 하는 주민 대피 명령조차 없었습니다.
[부산 영도구청 관계자]
"정밀 안전 진단을 통해서 최종 결론 등급이 나오면 그 이후에 절차를 진행해야 되는…"
감사원은 건축물 안전 점검 결과 발표 이후, 지금까지 조치가 이뤄졌다는 보고는 한 건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다시간다, 서창우입니다.
PD: 홍주형
AD: 박민지
작가: 신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