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봉인됐던 외교 문서가 공개됐습니다.
당시 우리 외교관들이 해외에서 수집한 정보가 담겼는데, 북한 김일성 주석의 사망 원인에 대한 내용도 나옵니다.
문예빈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94년 7월 8일, 김영상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고작 17일 앞두고 있던 북한 김일성 주석이 갑자기 사망하자 한국은 물론 전 세계가 깜짝 놀랐습니다.
[대한뉴스 보도(1994년)]
"김일성의 사망에 따라 정부는 비상사태에 대비해서 신속하게 적절하게 대응 조치를 취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82세였던 김일성의 사인에 대해 과로로 인한 심근경색과 심장쇼크라고만 밝혔습니다.
그런데 오늘 외교부가 공개한 31년 전 외교문서에는 다른 시각과 분석이 담겨 있었습니다.
구소련 시절 북한과 긴밀한 관계였던 불가리아 주재 한국 대사는 현지 북한 전문가의 분석을 인용해 "김일성이 남북관계 등 주요 현안에서 김정일과 심하게 충돌했고, 흥분상태에서 잠을 자다 심장마비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고 서울에 보고했습니다.
한편 러시아 외교관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을 볼 때 의문스러운 점도 있다"며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남북대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김일성의 사망을 촉진시켰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는데, 타살 가능성을 의심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한편 당시 주베트남 북한대사관은 베트남 언론사가 사망 소식을 보도하자, '터무니없는 날조'라며 강하게 항의했다가 조선중앙통신의 기사를 접하고서야 진정을 되찾은 사실도 외교문서에 담겼습니다.
채널A 뉴스 문예빈입니다.
영상편집 : 조성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