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화마에 맞서 싸운 소방대원도,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의 위력이 두렵긴 마찬가지입니다.

화재 진압 뒤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소방관들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김승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화재 진압 트라우마 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6년 차 소방관 안덕진 씨.

최근 대형 산불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동료들을 보며 걱정이 앞섰습니다.

[안덕진 / 도봉소방서 소방교]
"굉장히 힘드실 것 같고 그걸 보면서 나였으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했죠)."

안 씨는 첫 화재 진압 현장에서 느꼈던 긴장감이 잊히지 않습니다.

연기 속에서 길을 잃고 산소가 부족해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안덕진 / 도봉소방서 소방교]
"지하 2, 3층까지 내려갔던 것 같은데 화점까지 가지도 못하고 그냥 바로 다시 올라왔거든요. 공기를 다 써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현장은 30년 차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습니다.

10년 전 주택 화재 진압에 출동했던 소방관은 당시 상황을 잊지 못합니다.

[한태정 / 노원소방서 소방위]
"불길이 집 안에서 막 번지고 있었는데 창문 쪽에서 이렇게 아우성을 치더라고요. 진압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돌아가셨죠. 그 근방으로 지나가면 그때 그 당시 상황이 기억이 나죠."

트라우마를 겪는 소방관들은 매년 늘고 있습니다.

소방청에서 진행하는 심리 상담 건수는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만 약 8만 건에 달합니다.

서울시는 산림치유센터 등과의 협약을 통해 올해 1400여 명의 소방관들에게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입니다.

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

영상취재: 이성훈
영상편집: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