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의 현재와 미래까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키포인트 중 하나가 ‘쌍권(권영세·권성동)’ 문제죠. 안철수도 윤희숙도 한동훈도 이 두 사람을 “인적 쇄신의 대상”으로 사실상 지목을 하고 있죠. 쇄신 대상으로 지목은 되지만 그렇다고 인적 쇄신이 되진 않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반대하는 목소리도 많거든요. 국민의힘 당무위원장이 “권영세 등에 당원권 정지 3년을 청구하겠다”며 처음으로 칼을 빼 들었는데, ‘쌍권’은 대체 뭘 잘못했다는 걸까요? 이들이 쇄신 대상이라면 왜 이들은 물러나지 않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는 걸까요? ‘쌍권’으로 본 국민의힘, 그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 계엄・탄핵 국면에 국민의힘 지도부로 등장한 ‘쌍권’
작년 12월 3일,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이 선포됩니다. 그날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 18명은 국회로 갔고,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에 참여했죠. 한동훈 전 대표는 표가 없었지만 친한계 의원들이 계엄 해제에 표를 던졌습니다. 그때부터 갈리기 시작합니다.
당시 원내대표는 추경호 의원. 그런데 12월 7일에 1차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 투표가 불성립되고,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퇴합니다. 그러면서 권성동이 등장합니다. ‘쌍권’의 한 축인 권성동 의원은 당시 친한계 쪽에서 밀었던 김태호 의원을 물리치고, 친윤계의 지지를 얻어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이 됐는데요. 그러고 나서 12월 14일, 2차 ‘尹 탄핵안’ 표결이 가결됐습니다. 이때 탄핵안 가결을 주도한 게 한동훈 대표였죠. 탄핵안 가결 이틀 뒤에 한 대표는 사퇴하고, 또 다른 ‘쌍권’인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등장합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 국민의힘 지도부에 오른 ‘쌍권(권영세·권성동)’. 이들은 윤석열 정부 친윤의 대표주자들처럼 인식돼 있는데, 실제로 초창기에는 그랬죠. 윤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으니까요.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어릴 적부터 친구 사이입니다. 윤 전 대통령 외가인 강릉에서 만난 친구고, 훗날 검사로 재회하면서 초창기부터 친윤으로 활동했습니다.
서울대 법대 2년 선배인 권영세 당시 비대위원장도 역시 검사 출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사퇴하고 당 밖에 있을 때 국민의힘으로 데려온 사람입니다. 두 사람은 초창기부터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을 갖고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 시절 동안에는 ‘멀윤(멀어진 친윤)’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좀 많이 하다가 한동안 멀어져 있었죠.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좀 하는 사이였고, 초대 통일부 장관을 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랬던 두 사람이 당이 위기라면서 뭉친 겁니다.
이때, ‘쌍권(권영세·권성동)’은 한동훈 전 대표와 달리 ‘절대 탄핵은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원히 안 된다기보다 ‘일단 당장은 하면 안 된다’는 거였는데요. 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가 곧 나올 테니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겁니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온 상황이었으니, 2심도 당선무효형이 나오길 기대했던 거죠.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 이후 헌법재판소 거쳐서 인용되면, 두 달 있다가 대선 치러야 되잖아요. 국회 표결을 최대한 미루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2심까지 시간을 끌면,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못 나올 수도 있고, 이렇게 된다면 조기 대선 가더라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던 겁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탄핵안 표결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당시 한동훈 대표 생각은 달랐죠. 한 대표는 “이건 그렇게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심각한 반민주주의, 반헌법적 성격이기 때문에 탄핵으로 가야 한다”고 하면서 갈린 겁니다.
한동훈 대표가 탄핵안에 찬성하면서 결국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그 상황 속에서 ‘쌍권’이 국민의힘의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이 두 사람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대선만 생각합니다. 그래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나름 거리를 두죠.
당시를 떠올려 보시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의견이 비슷할 때가 있었습니다. 탄핵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보수 세력이 뭉쳤을 때가 있었는데요. 이때 윤상현・나경원・김기현 의원이 아스팔트 우파와 결합하면서, 당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와 관저 앞 체포 저지 등을 주도했죠.
그때 이 ‘쌍권’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당시 강성 우파 쪽에서는 “나가야 되는 거 아니냐”고 압박을 어마어마하게 했다고 해요. 그런데, 끝까지 안 나갔습니다. 너무 윤 전 대통령 편으로 가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그래도 중도 표가 있어야만 이긴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윤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는 후일담이 들려오기도 했는데요. 국민들이 보기에는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두 사람은 당시 그렇게 했던 겁니다.
▶ 조기대선 국면에 ‘쌍권’의 관심은 어디에?
“대선을 어떻게 이길 것이냐”를 고민하던 ‘쌍권(권영세·권성동)’은 처음에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대선에 나가려고 한창 준비하던 때가 있었죠. 그때 국회에서 열린 오 시장 주최 토론회에 ‘쌍권’이 동시에 출격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오 시장이 뜻밖에 토지거래허가제로 정책적인 실수를 하고, 명태균 사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지지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관심을 옮기죠, 한덕수 총리로. 지금은 한덕수 전 총리가 내란의 공범처럼 돼서 내란 특검 수사선상에 올라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한 총리는 대통령이 계엄 하려고 하는데 말린 사람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쌍권은 계엄·탄핵 이슈로 대선 치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덕수 총리는 평생 정치에 발을 들이지 않은 경제통이고, 통상 전문가니 트럼프 취임 후 관세 협상도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 거죠. 이런 강점을 내세워 대선을 치러봐야겠다고 해서 한 총리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겁니다.

당시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을 때인데, ‘쌍권’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한 총리는 관세 협상 등을 해야 한다며,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한 전 총리가 ‘굳이 뭐 치열하게 진흙탕 굴러가면서 경선을 치르냐, 나중에 가서 대선후보 하면 된다’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어쨌건 당시 한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 참여를 하지 않은 채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시작됐습니다.
▶ “누가 되든 한덕수와 단일화” 분위기 속 치러진 대선 경선
지난주 <뉴스터디>에서 국민의힘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을 하면서, 결국 국민의힘의 현재 주류는 옛 친윤들이라고 말씀을 드렸죠. 그 친윤과 쌍권의 머릿속에는 당시 ‘누가 되든 한덕수와 단일화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의를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작 한덕수는 없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치러진 건데요.
그래서 옛 친윤들이 각 캠프로 흩어집니다. 홍준표 후보 캠프로도 가고, 김문수 후보 캠프로도 간 거죠. 이들은 “경선 끝나면 한덕수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후보들을 압박하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그러면서 대선 경선에 관심이 줄어듭니다. 관심이 자꾸 경선이 아니라 ‘한덕수와 단일화’ 쪽으로 향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그러면서 경선 후보들 사이에선 “단일화를 할 거면, 뭐 하러 우리는 기탁금 3억 내고 경선 치르느냐”는 불만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이 기탁금 3억 원은 나중에 당원 여론에 불을 지피는 도구가 돼서 ‘쌍권’이 물러나게 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당시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외쳤던 건, 김문수 후보였습니다. “한덕수와의 단일화는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한 직후여야 한다”고 얘기를 했었죠. 대선 경선이 치러지고 있는 중에도 쌍권은 단일화 연기를 계속 피웁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단일화해야 한다”가 81%로 압도적이었던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심지어 한동훈 전 대표도 단일화를 완전히 닫아 두지는 않습니다. 대선후보가 되려면 당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되는데 당원들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쪽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니까요.

그러는 사이 다른 경선 주자들은 쌍권에게 빈정이 상하는 거죠. 당 대선 경선이 펼쳐지고 있는데, 지도부가 자꾸 한덕수 바람을 넣는 듯한 분위기니까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금 “국민의힘은 해산될 정당”이라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이유도 이때 앙금이 남아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면 ‘쌍권’은 왜 한덕수를 밀고 있었을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후보를 밀어야 하는데, 그게 당시 한덕수였기 때문에 ‘한덕수와의 단일화’로 가야 된다고 생각했던 거라고 얘기하는 쪽이 있죠.
다른 한쪽은, 쌍권의 관심은 대선이 아니라 당권이었다고 봅니다. 어차피 대선에 못 이길 것 같고, 한덕수 총리가 70대 후반에 정치를 해본 사람도 아니라서 대선만 끝나면 정치판에서 떠날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 당은 계속해서 주류인 ‘쌍권’과 ‘친윤’이 계속 가져갈 수 있으니, 한덕수라는 대리인을 내세우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왜냐하면, 다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이들은 계속해서 당을 끌고 갈 사람들인데, 사실 친윤과 쌍권 입장에서는 경선 후보들 중 누가 돼도 별로 자기 사람 같지 않거든요.
김문수 후보도 사실 당 밖에 있던 사람이라 친윤과 접점이 없었고, 홍준표 후보는 그 전 대선 경선에서 친윤이 밀었던 윤석열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사람이니까요. 홍준표 전 시장이 지금도 신천지 의혹 얘기하는 게, 그때 대선 경선 때 내가 억울하게 졌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나머지는 친윤과 생각이 완전히 다른 한동훈・안철수니까요. 경선 후보 넷 중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고, 차기 당권을 생각하면 ‘아, 한덕수구나’ 이런 마음이었을 걸로 보는 거죠. 선의로 볼 거냐? 아니면 음흉한 의도가 있었을 걸로 보냐? 의견은 갈리지만, 어쨌건 친윤과 쌍권은 한덕수를 계속 미는 분위기가 됩니다.
▶ 김문수 대선후보 선출… 쌍권 vs 김문수의 ‘단일화 신경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선 투표에서 김문수와 한동훈이 붙죠. 친윤들은 고스란히 김문수 후보 쪽으로 갔습니다. 왜냐? 가장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외쳤으니까요.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한덕수 전 총리가 5월 2일에 출마 선언을 하고, 그다음 날인 5월 3일에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의 대선후보로 선출됐는데요. 그날 밤 바로, 쌍권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대선 경선이 끝난 후 ‘쌍권’은 마음이 급했습니다. 후보 등록이 5월 10~11일인데, 후보 등록하면 곧바로 선거운동을 시작해야 되거든요. 선거운동 하면 뭐가 생각나세요? 후보 이름 크게 적힌 유세차도 필요하고, 유세 현장에서 로고송 틀고 막 시끌벅적해야 하잖아요. 그런 걸 제작하려면 적어도 5월 9일에는 후보가 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9일까지 단일화를 하려면, 여론조사를 어떻게 할 건지 룰 협상을 해야 하고, 토론회도 해야 하고, 여론조사 돌릴 시간도 필요하죠. 5월 3일 토요일에 대선 경선이 끝났는데, 한 5일부터는 한덕수 측과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쌍권은 생각을 한 거예요.

그런데, 5월 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직후 쌍권이 김문수 후보를 따로 만나 축하인사를 하던 자리에서 김 후보가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당시 이양수 사무총장은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인사인데, 김 후보는 경선 캠프에서 자기를 돕던 장동혁 의원으로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고 한 겁니다. 쌍권 입장에서는 지금 단일화를 진행하고,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김 후보가 자기 사람으로 사무총장을 바꾼다고 한 거죠.
“혹시 단일화 안 하느냐”라는 물음에 김 후보는 “아니, 후보 선출되자마자 단일화부터 얘기하나?” 상당히 부정적으로 선을 긋고 나옵니다. ‘쌍권’은 지금 마음이 급한데 김문수 후보가 선을 긋고 나오니까 당황했겠죠. 이때 쌍권은 ‘힘으로 밀어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단일화 압박을 하면서, 물밑에서는 만약에 끝까지 김문수 후보가 안 물러날 경우를 대비해 어떻게 할지 법적 검토에 들어갑니다.
쌍권과 김문수 후보는 계속 대치를 합니다. 결국 ‘쌍권’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월 5일에 칼을 빼 들었는데요.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해 5월 8~9일 전국위 소집과 5월 10~11일 전당대회 소집을 의결합니다. 전당대회를 열어서 5월 3일에 김문수 후보를 뽑았는데, 다시 전당대회를 소집하겠다고 하니 김문수 후보 측에서 강하게 반발했죠.
이미 물밑 검토에 들어갔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5월 7일 카드 중 하나를 꺼냅니다. “당원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원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거예요. 결국은 김문수 후보를 사실상 교체하기 위해 밑자락을 까는 거죠. 쌍권은 ‘더 압박하면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응하지 않겠느냐’와 ‘만약에 단일화 안 하면 대선후보를 교체한다’는 두 가지 생각을 갖고 이런 걸 진행하죠.
이날, 김 후보는 법적 조치로 맞불을 놓습니다. 예정된 전국위·전당대회 개최를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하죠. 그리고는 한덕수와 1차 단일화 협상에 나서는데 결렬됩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바로 배수진을 칩니다. “단일화 협상의 진척이 없을 시 11일(대선후보 등록 마감) 전까지 당이 나서서 강제적으로 단일화 절차에 돌입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요. 김문수 후보는 “이것이야말로 내란 쿠데타다. 지도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반발했는데요. 그런데, 이때 쌍권에게 힘이 실리는 결과가 나옵니다. 바로, 권성동 원내대표가 하겠다고 한 당원 여론조사 결과 “단일화가 필요하다”가 82.8%, “후보 등록 전 단일화해야 된다” 86.7%가 나온 겁니다.

당원들이 뜻이 이러니 우리는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면서 쌍권은 비공개 의총과 심야 비대위를 열어 “5월 8일 단일화를 위한 TV 토론을 할 것이다. 만약 김문수 후보가 토론에 응하지 않아도, 여론조사 5 대 5 방식으로 단일화에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당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죠. 나경원·김기현·주호영 등 주로 판사 출신 의원들이 “이렇게 무리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하다가 만약 법원이 제동을 걸면, 한덕수도 후보 등록을 못 하고, 김문수도 후보 등록을 못 하는 일이 생긴다”고 법적인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쌍권은 “법적 검토를 해보니 문제없다”고 밀고 나갑니다.
▶ 쌍권의 ‘대선후보 교체’ 작전, 어떻게 진행됐나?
5월 8일 김문수-한덕수의 2차 단일화 협상이 생중계로 진행됐던 거 기억나시죠? 당시 또 결렬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 쌍권이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봤던, 5월 9일 운명의 날이 밝았습니다. 오전 11시, 그동안 의총장에 오라고 해도 안 왔던 김문수 후보가 의총장에 나타나 “강제 단일화 안 하겠다”고 얘기합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실망스럽다. 지도자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된다”고 했고, 많은 의원들이 김문수 후보에게 “단일화해 주십시오”라며 붙잡았지만, 김문수 후보는 뿌리치고 나갑니다. 쌍권은 ‘이제 밀어붙여야겠다’ 마음을 먹죠.
그리고 쌍권에게 또 한 번 힘이 실리는 결과가 나옵니다. 전당대회 개최 중단시켜 달라는 김문수 후보 측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건데요. 그러자, 5월 9일 오후 8시에 쌍권은 의원총회를 열어서 의원들에게 이날 자정까지 단일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강제 단일화 돌입 여부를 비대위가 결정하도록 위임받습니다. 참석한 의원 64명 중 62명이 동의했죠. 사실상 의원들도 강제 단일화에 동의를 한 겁니다.
지금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쌍권’을 내치지를 못하죠. 이때 쌍권의 결정에 본인들도 동의했거든요. 당시 의원들은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거부하는 김문수 후보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절반을 훌쩍 넘는 의원들이 강제 단일화를 하려는 쌍권에 힘을 실어준 거죠.

이런 상황에서 3차 단일화 협상에 돌입했지만, 역시나 결렬됩니다. 그리고 자정이 되자마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 대선후보를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교체하는 작업에 돌입했는데요. 새벽 1시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비대위를 소집하죠. 이양수 사무총장 겸 당 선관위원장이 새벽 1시 30분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소집합니다. 그리고 다시 비대위를 소집해서 ‘당헌 74조의 2’에 근거해 김문수 대선후보의 선출을 일단 취소하고, 후보 재선출을 의결합니다. 이 당헌 조항에 따르면,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선관위가 심의하고 비대위가 의결해서 교체할 수 있다고 보고 작업에 들어간 겁니다.
당 대선후보를 다시 재선출하려면, 후보 신청 공고를 해야 하죠. 새벽 2시에 당 홈페이지에 공고를 냅니다. 새벽 3시~4시까지 접수를 받겠다고요. 그 새벽에 한덕수 후보는 입당 신청과 동시에 대선후보 신청을 합니다. 신청자는 한덕수 후보 1명. 지도부는 다시 비대위를 소집하고, 한덕수에 대한 서류 심사 및 후보 선출을 의결합니다. 그리고는 당 대선후보 교체에 대한 전 당원 찬반 투표를 실시합니다. 이걸로 사실상 결정을 해서 대선후보 교체를 하려고 한 거죠. ‘쌍권’ 입장에서는 법적 절차도 다 거쳤고, 의원들의 위임도 받았고, 당연히 후보 교체 찬성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 앞서 여론조사에도 한덕수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여론이 높았으니까요.
하지만, 여론이 급변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바로 치고 나왔죠. “무리하게 김문수 대선후보를 끌어내리고, 당원도 아닌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로 교체하는 건, 정당 민주주의와 상식을 버리는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비대위에 누가 그런 권한을 부여했느냐”며 반대합니다. 그러면서 많은 당원들이 들고 일어납니다. 기탁금 3억 원 내서 기껏 대선 경선했는데, 돈 한 푼 안 내고 국민의힘에 기여 한 번 한 적 없는 무소속 후보가 당 대선후보가 된다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후 11시 발표된 전 당원 투표 결과는 대선후보 교체 안건 부결. 김문수 후보는 그 즉시 대선후보 자격을 회복하고,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사퇴를 합니다.
이게 대선후보 교체 사건의 전말인데요. 그러면 ‘쌍권’은 뭘 잘못한 걸까요? 이들은 지금도 자신들은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을 하는데, 이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국민의힘 당무위 “불법이다” vs 쌍권 “문제없다”
‘대선후보 교체 사건’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의 첫 판단이 얼마 전 나왔죠. 김용태 비대위원장 때 ‘쌍권’을 문제 삼으면서 당 당무감사위원회에 넘겼고, 그 조사 결과가 7월 25일에 나왔는데요. 당무감사위는 “대선후보 교체는 불법”이라면서, “당시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이양수 선관위원장에 대한 당원권 정지 3년 징계를 청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당 윤리위원회에 징계를 청구한 거예요. ‘당원권 정지 3년’이면 엄청나게 센 겁니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당내 의결에 참여도 못 하고, 당직도 못 맡고, 가장 결정적인 건 다음 총선 때 국민의힘 후보로 못 나옵니다. 다음 총선이 2028년이니까요.
이에 대해 “우린 잘못한 게 없다”는 ‘쌍권’의 반박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① “김문수가 단일화 거부, 신의를 저버려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원인 제공은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문수 후보가 했다는 거죠. 약속도 안 지키는 김문수 후보로는 당원들조차 설득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② “김문수가 제기한 가처분이 기각돼 법적 정당성 확보했다”면서 절차적인 문제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③ “5월 10일 이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당원 여론 80% 넘었다”는 부분과 ④ “5월 11일 넘어서 한덕수로 단일화가 됐다면 선거비용 수백억 원을 보전 못 받으니 급박했다”는 점도 단일화를 밀어붙일 이유로 들었습니다. 만약 5월 11일 대선후보 등록 마감 후에 한덕수로 단일화가 됐다면, 당시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한 한덕수를 위해 선거비용을 쓸 수 없었다는 겁니다.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무조건 5월 11일 전에 단일화를 했어야 했다는 거죠.
⑤ “다른 후보들은 경선에서 김문수에 패했다. 김문수 후보 교체가 의결됐으니 한덕수만 접수를 받은 것도 문제없다”는 이야기도 했는데요. 김문수 후보 대선후보 선출이 취소됐으니 김문수 후보는 재선출 후보로 신청을 못 한다는 거죠. 김문수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한 다른 후보들도 신청할 수 없었으니 한덕수만 신청받은 것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법적 절차도 거쳤고, 여론도 있었으니 잘못된 게 없다는 게 쌍권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대선후보 교체 근거로 든 당헌 74조의 2는 후보 선출에 대한 것이지, 후보 교체 조항이 아니다”라면서 당헌을 과도하게 해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대선후보를 교체하려면 조건이 엄격해야 한다. 적어도 최종 선출 후보의 동의는 있어야 한다. 김문수 후보 동의 없는 후보 교체는 불법”이라고 봤습니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으로 법적 정당성 확보됐다는 쌍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만약에 그 전당대회가 대선후보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었다면, 법원 판단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한덕수 1명만 신청한 대선후보 재선출 과정에 대해서도 “한덕수에게만 연락해서 새벽에 서류를 준비시킨 건 납득이 어렵다”고 봤습니다. 무리하게 한 게 문제라는 거죠.
여론에 대한 부분도 “여론조사에서 한덕수가 앞섰다고 해도, 현격한 차이도 아니었고, 이재명을 상대로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적도 없다”는 거예요. 한덕수 후보가 국민의힘 다른 후보보다 조금 앞섰을 뿐이니 이것도 대선후보 교체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 그러면 ‘쌍권’ 중 권성동은 왜 징계에서 빠졌을까요? 권영세 비대위원장이나 이양수 당 선관위원장과 달리 권성동 원내대표에게는 당시 대선후보 교체 건에 대해 직접적인 결정권은 없었다는 겁니다. 단일화 약속을 안 지킨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비판 소지는 있지만, 징계까지 갈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앞부분에 이 ‘쌍권 사태’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일이라고 한 건, 지금 국민의힘 구조가 그렇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없고, 친윤이 우세하죠.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도 그래서 쌍권이 당의 리더 역할을 대신했던 건데,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한 리더였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쌍권은 물러났고, 새로운 리더를 뽑겠다고 지금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친윤들이 우세한 가운데,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후보로 다시 나왔죠. 친윤은 전부터 김문수 후보를 별로 안 좋아했으니, 갈 곳을 잃은 거예요. 결국은 당원 여론이 김문수 후보로 간다면 그리로 가겠지만, 이런 상황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 쌍권에게 인적 쇄신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국민의힘의 여러 복합적인 일들이 이 ‘쌍권 사태’를 통해서 상징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이 부분이 좀 정리가 될지 한번 지켜보시죠.
퀴즈 나갑니다!

정답 아시는 분은 유튜브 영상 밑에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다섯 분 추첨해서 선물 드리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박현아·신민철 PD

▶ 계엄・탄핵 국면에 국민의힘 지도부로 등장한 ‘쌍권’
작년 12월 3일, 예상치 못한 비상계엄이 선포됩니다. 그날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 의원 18명은 국회로 갔고, 계엄 해제 결의안 표결에 참여했죠. 한동훈 전 대표는 표가 없었지만 친한계 의원들이 계엄 해제에 표를 던졌습니다. 그때부터 갈리기 시작합니다.
당시 원내대표는 추경호 의원. 그런데 12월 7일에 1차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안’ 투표가 불성립되고, 여론의 질타가 쏟아지자 추경호 원내대표가 사퇴합니다. 그러면서 권성동이 등장합니다. ‘쌍권’의 한 축인 권성동 의원은 당시 친한계 쪽에서 밀었던 김태호 의원을 물리치고, 친윤계의 지지를 얻어서 새 원내대표로 당선이 됐는데요. 그러고 나서 12월 14일, 2차 ‘尹 탄핵안’ 표결이 가결됐습니다. 이때 탄핵안 가결을 주도한 게 한동훈 대표였죠. 탄핵안 가결 이틀 뒤에 한 대표는 사퇴하고, 또 다른 ‘쌍권’인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등장합니다.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 국민의힘 지도부에 오른 ‘쌍권(권영세·권성동)’. 이들은 윤석열 정부 친윤의 대표주자들처럼 인식돼 있는데, 실제로 초창기에는 그랬죠. 윤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으니까요.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과 어릴 적부터 친구 사이입니다. 윤 전 대통령 외가인 강릉에서 만난 친구고, 훗날 검사로 재회하면서 초창기부터 친윤으로 활동했습니다.
서울대 법대 2년 선배인 권영세 당시 비대위원장도 역시 검사 출신.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사퇴하고 당 밖에 있을 때 국민의힘으로 데려온 사람입니다. 두 사람은 초창기부터 윤 전 대통령과 친분을 갖고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 시절 동안에는 ‘멀윤(멀어진 친윤)’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좀 많이 하다가 한동안 멀어져 있었죠. 권영세 비대위원장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좀 하는 사이였고, 초대 통일부 장관을 했지만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그랬던 두 사람이 당이 위기라면서 뭉친 겁니다.
이때, ‘쌍권(권영세·권성동)’은 한동훈 전 대표와 달리 ‘절대 탄핵은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원히 안 된다기보다 ‘일단 당장은 하면 안 된다’는 거였는데요. 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선고가 곧 나올 테니 어떻게든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겁니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이 나온 상황이었으니, 2심도 당선무효형이 나오길 기대했던 거죠. 대통령 탄핵안 국회 표결 이후 헌법재판소 거쳐서 인용되면, 두 달 있다가 대선 치러야 되잖아요. 국회 표결을 최대한 미루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 2심까지 시간을 끌면, 이 대표가 대선후보로 못 나올 수도 있고, 이렇게 된다면 조기 대선 가더라도 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던 겁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탄핵안 표결하면 안 된다”고 했지만, 당시 한동훈 대표 생각은 달랐죠. 한 대표는 “이건 그렇게 정치적 유불리를 따질 문제가 아니다. 심각한 반민주주의, 반헌법적 성격이기 때문에 탄핵으로 가야 한다”고 하면서 갈린 겁니다.
한동훈 대표가 탄핵안에 찬성하면서 결국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됐고, 그 상황 속에서 ‘쌍권’이 국민의힘의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맡게 됐습니다. 이 두 사람은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는 대선만 생각합니다. 그래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나름 거리를 두죠.
당시를 떠올려 보시면,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찬반 의견이 비슷할 때가 있었습니다. 탄핵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 보수 세력이 뭉쳤을 때가 있었는데요. 이때 윤상현・나경원・김기현 의원이 아스팔트 우파와 결합하면서, 당시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와 관저 앞 체포 저지 등을 주도했죠.
그때 이 ‘쌍권’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당시 강성 우파 쪽에서는 “나가야 되는 거 아니냐”고 압박을 어마어마하게 했다고 해요. 그런데, 끝까지 안 나갔습니다. 너무 윤 전 대통령 편으로 가면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그래도 중도 표가 있어야만 이긴다고 생각했던 겁니다. 윤 전 대통령이 이에 대해 섭섭함을 토로했다는 후일담이 들려오기도 했는데요. 국민들이 보기에는 그 나물에 그 밥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두 사람은 당시 그렇게 했던 겁니다.
▶ 조기대선 국면에 ‘쌍권’의 관심은 어디에?
“대선을 어떻게 이길 것이냐”를 고민하던 ‘쌍권(권영세·권성동)’은 처음에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대선에 나가려고 한창 준비하던 때가 있었죠. 그때 국회에서 열린 오 시장 주최 토론회에 ‘쌍권’이 동시에 출격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오 시장이 뜻밖에 토지거래허가제로 정책적인 실수를 하고, 명태균 사건에 이름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지지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관심을 옮기죠, 한덕수 총리로. 지금은 한덕수 전 총리가 내란의 공범처럼 돼서 내란 특검 수사선상에 올라 있지만, 그 당시만 해도 한 총리는 대통령이 계엄 하려고 하는데 말린 사람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쌍권은 계엄·탄핵 이슈로 대선 치르면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덕수 총리는 평생 정치에 발을 들이지 않은 경제통이고, 통상 전문가니 트럼프 취임 후 관세 협상도 제일 잘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본 거죠. 이런 강점을 내세워 대선을 치러봐야겠다고 해서 한 총리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겁니다.

당시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하고 있을 때인데, ‘쌍권’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해 달라”고 요구합니다. 하지만, 한 총리는 관세 협상 등을 해야 한다며,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는데요. 한 전 총리가 ‘굳이 뭐 치열하게 진흙탕 굴러가면서 경선을 치르냐, 나중에 가서 대선후보 하면 된다’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어쨌건 당시 한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 참여를 하지 않은 채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시작됐습니다.
▶ “누가 되든 한덕수와 단일화” 분위기 속 치러진 대선 경선
지난주 <뉴스터디>에서 국민의힘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을 하면서, 결국 국민의힘의 현재 주류는 옛 친윤들이라고 말씀을 드렸죠. 그 친윤과 쌍권의 머릿속에는 당시 ‘누가 되든 한덕수와 단일화를 해야 된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대다수 국민의힘 의원들이 동의를 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정작 한덕수는 없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치러진 건데요.
그래서 옛 친윤들이 각 캠프로 흩어집니다. 홍준표 후보 캠프로도 가고, 김문수 후보 캠프로도 간 거죠. 이들은 “경선 끝나면 한덕수와 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후보들을 압박하는 역할을 맡았는데요. 그러면서 대선 경선에 관심이 줄어듭니다. 관심이 자꾸 경선이 아니라 ‘한덕수와 단일화’ 쪽으로 향하는 상황이 벌어진 겁니다. 그러면서 경선 후보들 사이에선 “단일화를 할 거면, 뭐 하러 우리는 기탁금 3억 내고 경선 치르느냐”는 불만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이 기탁금 3억 원은 나중에 당원 여론에 불을 지피는 도구가 돼서 ‘쌍권’이 물러나게 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당시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가장 적극적으로 외쳤던 건, 김문수 후보였습니다. “한덕수와의 단일화는 경선을 통해 후보를 선출한 직후여야 한다”고 얘기를 했었죠. 대선 경선이 치러지고 있는 중에도 쌍권은 단일화 연기를 계속 피웁니다.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단일화해야 한다”가 81%로 압도적이었던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심지어 한동훈 전 대표도 단일화를 완전히 닫아 두지는 않습니다. 대선후보가 되려면 당원들의 마음을 얻어야 되는데 당원들은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쪽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니까요.

그러는 사이 다른 경선 주자들은 쌍권에게 빈정이 상하는 거죠. 당 대선 경선이 펼쳐지고 있는데, 지도부가 자꾸 한덕수 바람을 넣는 듯한 분위기니까요.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금 “국민의힘은 해산될 정당”이라면서,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이유도 이때 앙금이 남아 있는 걸로 보입니다.
그러면 ‘쌍권’은 왜 한덕수를 밀고 있었을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립니다.
이재명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서는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후보를 밀어야 하는데, 그게 당시 한덕수였기 때문에 ‘한덕수와의 단일화’로 가야 된다고 생각했던 거라고 얘기하는 쪽이 있죠.
다른 한쪽은, 쌍권의 관심은 대선이 아니라 당권이었다고 봅니다. 어차피 대선에 못 이길 것 같고, 한덕수 총리가 70대 후반에 정치를 해본 사람도 아니라서 대선만 끝나면 정치판에서 떠날 사람이었다는 거예요. 그러면 그 당은 계속해서 주류인 ‘쌍권’과 ‘친윤’이 계속 가져갈 수 있으니, 한덕수라는 대리인을 내세우는 거 아니냐는 겁니다. 왜냐하면, 다른 후보가 대선후보가 되면 이들은 계속해서 당을 끌고 갈 사람들인데, 사실 친윤과 쌍권 입장에서는 경선 후보들 중 누가 돼도 별로 자기 사람 같지 않거든요.
김문수 후보도 사실 당 밖에 있던 사람이라 친윤과 접점이 없었고, 홍준표 후보는 그 전 대선 경선에서 친윤이 밀었던 윤석열과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사람이니까요. 홍준표 전 시장이 지금도 신천지 의혹 얘기하는 게, 그때 대선 경선 때 내가 억울하게 졌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그리고 나머지는 친윤과 생각이 완전히 다른 한동훈・안철수니까요. 경선 후보 넷 중 마음에 드는 사람도 없고, 차기 당권을 생각하면 ‘아, 한덕수구나’ 이런 마음이었을 걸로 보는 거죠. 선의로 볼 거냐? 아니면 음흉한 의도가 있었을 걸로 보냐? 의견은 갈리지만, 어쨌건 친윤과 쌍권은 한덕수를 계속 미는 분위기가 됩니다.
▶ 김문수 대선후보 선출… 쌍권 vs 김문수의 ‘단일화 신경전’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결선 투표에서 김문수와 한동훈이 붙죠. 친윤들은 고스란히 김문수 후보 쪽으로 갔습니다. 왜냐? 가장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외쳤으니까요.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았던 한덕수 전 총리가 5월 2일에 출마 선언을 하고, 그다음 날인 5월 3일에 김문수 후보가 국민의힘의 대선후보로 선출됐는데요. 그날 밤 바로, 쌍권이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집니다.
대선 경선이 끝난 후 ‘쌍권’은 마음이 급했습니다. 후보 등록이 5월 10~11일인데, 후보 등록하면 곧바로 선거운동을 시작해야 되거든요. 선거운동 하면 뭐가 생각나세요? 후보 이름 크게 적힌 유세차도 필요하고, 유세 현장에서 로고송 틀고 막 시끌벅적해야 하잖아요. 그런 걸 제작하려면 적어도 5월 9일에는 후보가 정해져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9일까지 단일화를 하려면, 여론조사를 어떻게 할 건지 룰 협상을 해야 하고, 토론회도 해야 하고, 여론조사 돌릴 시간도 필요하죠. 5월 3일 토요일에 대선 경선이 끝났는데, 한 5일부터는 한덕수 측과 단일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쌍권은 생각을 한 거예요.

그런데, 5월 3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직후 쌍권이 김문수 후보를 따로 만나 축하인사를 하던 자리에서 김 후보가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는 이야기를 합니다. 당시 이양수 사무총장은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인사인데, 김 후보는 경선 캠프에서 자기를 돕던 장동혁 의원으로 사무총장을 교체하겠다고 한 겁니다. 쌍권 입장에서는 지금 단일화를 진행하고, 대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김 후보가 자기 사람으로 사무총장을 바꾼다고 한 거죠.
“혹시 단일화 안 하느냐”라는 물음에 김 후보는 “아니, 후보 선출되자마자 단일화부터 얘기하나?” 상당히 부정적으로 선을 긋고 나옵니다. ‘쌍권’은 지금 마음이 급한데 김문수 후보가 선을 긋고 나오니까 당황했겠죠. 이때 쌍권은 ‘힘으로 밀어붙여야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단일화 압박을 하면서, 물밑에서는 만약에 끝까지 김문수 후보가 안 물러날 경우를 대비해 어떻게 할지 법적 검토에 들어갑니다.
쌍권과 김문수 후보는 계속 대치를 합니다. 결국 ‘쌍권’의 권성동 원내대표가 5월 5일에 칼을 빼 들었는데요.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해 5월 8~9일 전국위 소집과 5월 10~11일 전당대회 소집을 의결합니다. 전당대회를 열어서 5월 3일에 김문수 후보를 뽑았는데, 다시 전당대회를 소집하겠다고 하니 김문수 후보 측에서 강하게 반발했죠.
이미 물밑 검토에 들어갔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5월 7일 카드 중 하나를 꺼냅니다. “당원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원 여론조사를 하겠다”는 거예요. 결국은 김문수 후보를 사실상 교체하기 위해 밑자락을 까는 거죠. 쌍권은 ‘더 압박하면 김문수 후보가 단일화 응하지 않겠느냐’와 ‘만약에 단일화 안 하면 대선후보를 교체한다’는 두 가지 생각을 갖고 이런 걸 진행하죠.
이날, 김 후보는 법적 조치로 맞불을 놓습니다. 예정된 전국위·전당대회 개최를 중단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하죠. 그리고는 한덕수와 1차 단일화 협상에 나서는데 결렬됩니다. 그러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바로 배수진을 칩니다. “단일화 협상의 진척이 없을 시 11일(대선후보 등록 마감) 전까지 당이 나서서 강제적으로 단일화 절차에 돌입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요. 김문수 후보는 “이것이야말로 내란 쿠데타다. 지도부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반발했는데요. 그런데, 이때 쌍권에게 힘이 실리는 결과가 나옵니다. 바로, 권성동 원내대표가 하겠다고 한 당원 여론조사 결과 “단일화가 필요하다”가 82.8%, “후보 등록 전 단일화해야 된다” 86.7%가 나온 겁니다.

당원들이 뜻이 이러니 우리는 이렇게 갈 수밖에 없다면서 쌍권은 비공개 의총과 심야 비대위를 열어 “5월 8일 단일화를 위한 TV 토론을 할 것이다. 만약 김문수 후보가 토론에 응하지 않아도, 여론조사 5 대 5 방식으로 단일화에 들어가겠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당 내부에서 반대 목소리가 조금씩 나오죠. 나경원·김기현·주호영 등 주로 판사 출신 의원들이 “이렇게 무리하면 안 된다”, “이렇게 하다가 만약 법원이 제동을 걸면, 한덕수도 후보 등록을 못 하고, 김문수도 후보 등록을 못 하는 일이 생긴다”고 법적인 우려를 제기했습니다. 하지만, 쌍권은 “법적 검토를 해보니 문제없다”고 밀고 나갑니다.
▶ 쌍권의 ‘대선후보 교체’ 작전, 어떻게 진행됐나?
5월 8일 김문수-한덕수의 2차 단일화 협상이 생중계로 진행됐던 거 기억나시죠? 당시 또 결렬이 됐습니다. 이런 상황에 쌍권이 단일화 마지노선으로 봤던, 5월 9일 운명의 날이 밝았습니다. 오전 11시, 그동안 의총장에 오라고 해도 안 왔던 김문수 후보가 의총장에 나타나 “강제 단일화 안 하겠다”고 얘기합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실망스럽다. 지도자라면 자기 자신을 버릴 줄도 알아야 된다”고 했고, 많은 의원들이 김문수 후보에게 “단일화해 주십시오”라며 붙잡았지만, 김문수 후보는 뿌리치고 나갑니다. 쌍권은 ‘이제 밀어붙여야겠다’ 마음을 먹죠.
그리고 쌍권에게 또 한 번 힘이 실리는 결과가 나옵니다. 전당대회 개최 중단시켜 달라는 김문수 후보 측의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건데요. 그러자, 5월 9일 오후 8시에 쌍권은 의원총회를 열어서 의원들에게 이날 자정까지 단일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강제 단일화 돌입 여부를 비대위가 결정하도록 위임받습니다. 참석한 의원 64명 중 62명이 동의했죠. 사실상 의원들도 강제 단일화에 동의를 한 겁니다.
지금 많은 국민의힘 의원들은 ‘쌍권’을 내치지를 못하죠. 이때 쌍권의 결정에 본인들도 동의했거든요. 당시 의원들은 한덕수와의 단일화를 거부하는 김문수 후보에 대한 배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래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절반을 훌쩍 넘는 의원들이 강제 단일화를 하려는 쌍권에 힘을 실어준 거죠.

이런 상황에서 3차 단일화 협상에 돌입했지만, 역시나 결렬됩니다. 그리고 자정이 되자마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당 대선후보를 김문수에서 한덕수로 교체하는 작업에 돌입했는데요. 새벽 1시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비대위를 소집하죠. 이양수 사무총장 겸 당 선관위원장이 새벽 1시 30분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소집합니다. 그리고 다시 비대위를 소집해서 ‘당헌 74조의 2’에 근거해 김문수 대선후보의 선출을 일단 취소하고, 후보 재선출을 의결합니다. 이 당헌 조항에 따르면, 상당한 사유가 있을 때는 선관위가 심의하고 비대위가 의결해서 교체할 수 있다고 보고 작업에 들어간 겁니다.
당 대선후보를 다시 재선출하려면, 후보 신청 공고를 해야 하죠. 새벽 2시에 당 홈페이지에 공고를 냅니다. 새벽 3시~4시까지 접수를 받겠다고요. 그 새벽에 한덕수 후보는 입당 신청과 동시에 대선후보 신청을 합니다. 신청자는 한덕수 후보 1명. 지도부는 다시 비대위를 소집하고, 한덕수에 대한 서류 심사 및 후보 선출을 의결합니다. 그리고는 당 대선후보 교체에 대한 전 당원 찬반 투표를 실시합니다. 이걸로 사실상 결정을 해서 대선후보 교체를 하려고 한 거죠. ‘쌍권’ 입장에서는 법적 절차도 다 거쳤고, 의원들의 위임도 받았고, 당연히 후보 교체 찬성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 겁니다. 앞서 여론조사에도 한덕수 후보로 단일화하자는 여론이 높았으니까요.
하지만, 여론이 급변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바로 치고 나왔죠. “무리하게 김문수 대선후보를 끌어내리고, 당원도 아닌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로 교체하는 건, 정당 민주주의와 상식을 버리는 것이다. 선출되지 않은 비대위에 누가 그런 권한을 부여했느냐”며 반대합니다. 그러면서 많은 당원들이 들고 일어납니다. 기탁금 3억 원 내서 기껏 대선 경선했는데, 돈 한 푼 안 내고 국민의힘에 기여 한 번 한 적 없는 무소속 후보가 당 대선후보가 된다니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후 11시 발표된 전 당원 투표 결과는 대선후보 교체 안건 부결. 김문수 후보는 그 즉시 대선후보 자격을 회복하고,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사퇴를 합니다.
이게 대선후보 교체 사건의 전말인데요. 그러면 ‘쌍권’은 뭘 잘못한 걸까요? 이들은 지금도 자신들은 잘못한 게 없다고 주장을 하는데, 이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 국민의힘 당무위 “불법이다” vs 쌍권 “문제없다”
‘대선후보 교체 사건’에 대한 국민의힘 내부의 첫 판단이 얼마 전 나왔죠. 김용태 비대위원장 때 ‘쌍권’을 문제 삼으면서 당 당무감사위원회에 넘겼고, 그 조사 결과가 7월 25일에 나왔는데요. 당무감사위는 “대선후보 교체는 불법”이라면서, “당시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이양수 선관위원장에 대한 당원권 정지 3년 징계를 청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당 윤리위원회에 징계를 청구한 거예요. ‘당원권 정지 3년’이면 엄청나게 센 겁니다. 당원권이 정지되면, 당내 의결에 참여도 못 하고, 당직도 못 맡고, 가장 결정적인 건 다음 총선 때 국민의힘 후보로 못 나옵니다. 다음 총선이 2028년이니까요.
이에 대해 “우린 잘못한 게 없다”는 ‘쌍권’의 반박을 먼저 살펴보겠습니다.
① “김문수가 단일화 거부, 신의를 저버려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겁니다. 원인 제공은 단일화 약속을 지키지 않은 김문수 후보가 했다는 거죠. 약속도 안 지키는 김문수 후보로는 당원들조차 설득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② “김문수가 제기한 가처분이 기각돼 법적 정당성 확보했다”면서 절차적인 문제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③ “5월 10일 이전에 단일화를 해야 한다는 당원 여론 80% 넘었다”는 부분과 ④ “5월 11일 넘어서 한덕수로 단일화가 됐다면 선거비용 수백억 원을 보전 못 받으니 급박했다”는 점도 단일화를 밀어붙일 이유로 들었습니다. 만약 5월 11일 대선후보 등록 마감 후에 한덕수로 단일화가 됐다면, 당시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한 한덕수를 위해 선거비용을 쓸 수 없었다는 겁니다. 선거비용을 보전받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래서 무조건 5월 11일 전에 단일화를 했어야 했다는 거죠.
⑤ “다른 후보들은 경선에서 김문수에 패했다. 김문수 후보 교체가 의결됐으니 한덕수만 접수를 받은 것도 문제없다”는 이야기도 했는데요. 김문수 후보 대선후보 선출이 취소됐으니 김문수 후보는 재선출 후보로 신청을 못 한다는 거죠. 김문수 후보에게 경선에서 패한 다른 후보들도 신청할 수 없었으니 한덕수만 신청받은 것도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법적 절차도 거쳤고, 여론도 있었으니 잘못된 게 없다는 게 쌍권의 주장입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대선후보 교체 근거로 든 당헌 74조의 2는 후보 선출에 대한 것이지, 후보 교체 조항이 아니다”라면서 당헌을 과도하게 해석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대선후보를 교체하려면 조건이 엄격해야 한다. 적어도 최종 선출 후보의 동의는 있어야 한다. 김문수 후보 동의 없는 후보 교체는 불법”이라고 봤습니다.
법원의 가처분 기각으로 법적 정당성 확보됐다는 쌍권의 주장에 대해서도 “만약에 그 전당대회가 대선후보를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명시가 되어 있었다면, 법원 판단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한덕수 1명만 신청한 대선후보 재선출 과정에 대해서도 “한덕수에게만 연락해서 새벽에 서류를 준비시킨 건 납득이 어렵다”고 봤습니다. 무리하게 한 게 문제라는 거죠.
여론에 대한 부분도 “여론조사에서 한덕수가 앞섰다고 해도, 현격한 차이도 아니었고, 이재명을 상대로 여론조사에서 승리한 적도 없다”는 거예요. 한덕수 후보가 국민의힘 다른 후보보다 조금 앞섰을 뿐이니 이것도 대선후보 교체의 근거가 될 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자, 그러면 ‘쌍권’ 중 권성동은 왜 징계에서 빠졌을까요? 권영세 비대위원장이나 이양수 당 선관위원장과 달리 권성동 원내대표에게는 당시 대선후보 교체 건에 대해 직접적인 결정권은 없었다는 겁니다. 단일화 약속을 안 지킨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는 비판 소지는 있지만, 징계까지 갈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앞부분에 이 ‘쌍권 사태’가 과거의 일이 아니라 현재와 미래의 일이라고 한 건, 지금 국민의힘 구조가 그렇게 돼 있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없고, 친윤이 우세하죠. 탄핵과 대선 국면에서도 그래서 쌍권이 당의 리더 역할을 대신했던 건데, 여론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한 리더였던 거죠. 그런 상황에서 쌍권은 물러났고, 새로운 리더를 뽑겠다고 지금 전당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친윤들이 우세한 가운데, 김문수 후보가 당대표 후보로 다시 나왔죠. 친윤은 전부터 김문수 후보를 별로 안 좋아했으니, 갈 곳을 잃은 거예요. 결국은 당원 여론이 김문수 후보로 간다면 그리로 가겠지만, 이런 상황이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국민의힘이 여론의 지지를 얻지 못하는 가운데, 쌍권에게 인적 쇄신 집중포화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국민의힘의 여러 복합적인 일들이 이 ‘쌍권 사태’를 통해서 상징적으로 표출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이 부분이 좀 정리가 될지 한번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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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박현아·신민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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