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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래아 한글’ 끝내 문화재 취소
2016-09-21 00:00 사회

마이크로 소프트의 워드는 세계 시장을 석권했지만, 우리 나라에선 '한글'이라는 소프트웨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해 왔습니다.

이를 기념하겠다는 문화재청이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였습니다.

이철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이름 : 아래아 한글
1989년 4월 24일생
최대 현상금 : 무려 5000만 원.

개인용 컴퓨터가 막 보급되기 시작한 1989년.

한국 최초의 상용 워드프로세서이자 MS 워드의 유일한 대항마 '아래아 한글'이 이찬진, 김택진, 우원식 등 당대 최고의 컴퓨터 수재들에 의해 첫 선을 보였습니다.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2013년.

'한글의 정보화'에 기여한 공로로 아래아 한글은 소프트웨어로는 이례적으로 등록 문화재 제564호로 지정됩니다.

하지만 등록 문화재로 지정된 '아래아 한글'은 초기 버전이 아닌 후속 1.2버전으로 뒤늦게 감정됐습니다.

문화재청과 국립한글박물관이 부랴부랴 원본 찾기에 나섰고 급기야 지난해 1월부터 현상금을 내걸고 '아래아 한글 찾기 운동'까지 벌였지만, 결국 실패했습니다.

한글박물관 관계자는 "당시 외판원들까지 찾아와 자기 것을 원본이라고 했지만, 모두 후기 버전이었다"며 허탈해했고, 최초 개발자 중 한 사람은 "모든 오래된 물건을 보관할 순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습니다.

문화재청은 결국 올해 6월 슬그머니 아래아 한글의 문화재 등록을 취소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
"좀 철저하게 했으면 처음에 밝혀낼 수 있었겠죠…."

헛발질을 거듭한 문화재청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노웅래 /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화재 지정이 주먹구구식으로 된건데요. 지정 전에 면밀한 검증과 조사를 거쳐서…."

채널A 뉴스 이철호입니다.

영상취재: 이승훈
영상편집: 임아영
그래픽: 홍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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