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THE깊은뉴스]남성 육아휴직의 실태
2016-10-14 00:00 사회

맞벌이하며 아이를 키우기 힘든 우리 나라에선 남편의 육아 분담이 절실한데요.

법적으로는 남자도 육아 휴직을 낼 수 있지만 현실에선 요원한 얘기인데요.
갈 길이 먼 한국의 남성 육아 휴직을, 백미선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세종 16년, 임금은 관노비가 아이를 낳으면 남편도 한달 동안 휴가를 주도록 명합니다.

남편에게는 휴가를 주지 않아 산모를 돕지 못하게 된다. 부부가 서로 돕는 뜻에 어긋나니, 남편도 만 30일 뒤에 일을 하게 하라.

600년 전에도 있었던 남성의 육아 휴직.

지금은 어떨까요?

아빠와 아이가 함께 하는 물총싸움.

아이보다 아빠가 더 신납니다.

[배정규 / 참가자]
"해맑은 모습을 보니까 아빠로서 너무 행복하고 좋습니다."

요즘 아빠들은 육아 정보를 얻는 모임에도 열심입니다.

[윤영수 / 참가자]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놀 수 있는 거리, 아이디어가 금방 소진이 되더라고요. 사람들과 교류를 하면 힘든 것도 덜하지 않을까."

[백미선 기자]
"이곳은 각종 육아 정보를 나누는 한 인터넷 방송 촬영 현장입니다. 진행자 자신이 직접 아이들을 돌보는 이른바 육아 아빠인데요, 실시간 채팅으로 육아상담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장음]
"엄마 편파 B급 육아 문화를 추구하는 육아방송이죠~."

영상 조회 수가 매회 평균 2천 건이 넘습니다.

전문가를 초청해 육아에 필요한 의학 정보도 얻습니다.

[정우열(정신과 전문의)/ 진행자]
"저도 아빠다 보니까 아빠들의 고충을 잘 알아요. 육아 정보를 얻기도 쉽지가 않고요. 정말 필요한 핵심 육아 정보들만 모아서 함께 나누고 싶은 마음으로…”

올해 초 육아휴직을 시작한 정상민 씨.

아들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청소, 요리 등 집안일을 하다보면 하루가 다 갑니다.

[정상민 / 육아휴직자]
"아, 우리 아이가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이런 느낌으로 살아가는구나 그걸 알겠더라고요. 기존에 애한테 못 해준 것에 대한 미안함들이 좀 사라지면서…"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가 있는 엄마와 아빠라면 각각 1년씩, 공무원은 최대 3년까지 육아휴직을 할 수 있습니다.

휴직을 하는 동안엔 월급의 40%, 최대 1백만 원까지 급여가 나옵니다.

그렇다면 휴직계를 낸 아빠들의 속마음은 어떨까.

[유성기]
"비가 오는데 짬뽕이 정말 먹고 싶은 거예요. 문 앞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서 짬뽕(라면)을 끓여 먹었어요. 대출받는 2천만 원이 과연 아이들과 1년을 보내는 기간하고 비교하면…"

[윤기열]
"처음에는 되게 쉽게 생각하고 했거든요. 정신적으로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는지 몸무게가 거의 6~7kg 빠졌어요. 애랑 같이 있으니까 한시도 눈을 못 떼니까…"

[김진성]
"내가 왜 육아휴직을 해야 될까 이런 거에 대한 생각을 한번 하고 육아휴직을 하면 되게 행복해요. 그런데 그런 생각 없이 몸도 안 좋은데 애나 한번 봐 볼까 하면 100% 실패한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육아휴직을 한 남성은 4,870여 명. 올해는 상반기에만 3,35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이상 늘었습니다. 하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가운데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을 따져보면 7퍼센트로, 여전히 굉장히 적습니다."

복직 두 달만에 퇴사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 모 씨 / 육아휴직 후 퇴사]
"제자리는 다른 사람이 가 있고, 타 직원들이 굉장히 불편해하는 걸 많이 느꼈어요. 그래서 오래 버티기가 힘들더라고요."

복지선진국들은 어떨까?

스웨덴은 아이 1명 당 부부가 합해서 16개월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데 이 중 석 달은 남성이 사용하지 않으면 소멸됩니다.

처음 13달까지는 월급의 80%까지 정부가 지원합니다.

[스테판 칼슨]
"이런 혜택이 없었다면 아이를 키우는 게 쉽지 않았을 겁니다."

노르웨이에서는 장관도 육아휴직을 썼습니다.

만일 우리나라에서 남성 장관이 육아휴직을 쓴다면 어떨까.

[김하정(39)]
"오히려 이런 사람들이 더 정당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아랫사람들도 더 쓸 수 있지 않을까.”

[김동건(56)]
"장관은 국가 일을 보는 사람이기 때문에 국가 일이 우선이지."

길거리 시민들은 긍정적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남성 육아휴직의 현실은 아직 걸음마 수준입니다.

[유성기]
"강제적으로 '너 와서 써라.'라고 할당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직장 문화에서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에…"

남성들이 당당하게 육아를 담당할 수 있는 날은 언제일까요?

[현장음]
"대한민국 아빠 화이팅!"

채널A 뉴스 백미선입니다.
[채널A 뉴스] 구독하기

이시각 주요뉴스

댓글
댓글 0개

  • 첫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