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송혁 씨(48·아담 크랩서)가 홀트아동복지회와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한 뒤 신 씨 변호인단이 재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출처:뉴스1)

미국으로 입양됐다가 파양된 뒤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추방된 신송혁 씨(48·미국명 아담 크랩서)가 홀트아동복지회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습니다.

오늘(16일) 서울중앙지법은 "홀트아동복지회가 신 씨를 상대로 1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신 씨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신 씨 측은 홀트아동복지회가 1979년 자신을 해외로 입양 보내는 과정에서 친부모가 있는데도 '고아 호적'을 만들었다며 이는 불법 입양이라고 주장해 왔습니다.

일부 승소판결 직후 신 씨 측 법률 대리를 맡은 김수정 변호사는 "배상 액수는 중요하지 않다"며 "해외 불법 입양을 용인해온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것에 대해 너무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1960년대 아동을 불법 입양한 것을 방증하는 국회 회의록 등이 있는데도 국가는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오늘 법정에는 신 씨와 비슷한 시기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덴마크, 노르웨이 등지로 입양된 한인들도 방청석에서 결과를 지켜봤습니다. 덴마크 한국인 진상규명 그룹 소속 피터 민 씨는 "홀트가 불법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판결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