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씨가 지난 5월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 금천구 금천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자신을 교제 폭력으로 신고한 것에 대해 앙심을 품고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모(33)씨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정도성)는 31일 오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특가법)상 보복살인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씨에게 이같이 선고했습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등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재판부는 김씨의 범행 수법이 잔혹했으며, 계획 범죄인 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형시켜 달라'고 주장했으나 사형은 인간의 생명을 박탈하는 극히 예외적인 형벌"이라며 "사형 선고가 정당화될 수 있는 사정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씨는 결심공판에서 "죄를 지은 내가 나라의 세금으로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게 과연 맞느냐"며 "사형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김씨는 지난 5월26일 오전 7시쯤 금천구 시흥동의 한 상가 지하 주차장에서 1년 동안 만났던 전 여자친구 A(47)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습니다.

당시 A씨의 데이트폭력 신고로 경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김씨는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상가 지하주차장에 숨어있다가 뒤이어 경찰서를 나온 A씨를 흉기로 습격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어 의식을 잃은 A씨를 렌터카에 태워 달아났고, 범행 8시간여 만인 오후 3시30분께 경기도 파주시에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