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들의 얼굴과 나체 사진을 합성한 이른바 '딥 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한 혐의의 대학생이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합성 음란물 처벌 조항이 생긴 2020년 이전 사건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대법원은 음화제조교사 등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습니다.
이 씨는 2017년 SNS를 통해 여성 지인들의 얼굴이 합성된 나체사진을 17차례에 걸쳐 의뢰해 제작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지하철과 강의실에서 여성을 불법 촬영한 혐의도 받았습니다.
이 씨가 휴대전화를 분실하면서 범행 사진이 발각되어 수사가 시작됐는데, 수사 중 이 씨가 군에 입대하자 군사법원 1·2심은 징역 8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딥페이크' 음란물을 만든 혐의가 무죄라고 봤습니다. 군 검찰은 음화제조 교사죄를 적용했는데, 이 조항은 '문서나 그림' 등으로 음란한 물건을 만드는 것을 금지한다고 되어있어 '컴퓨터 합성 사진'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겁니다.
현행 성폭력범죄특례법에는 사람의 얼굴·신체 등을 대상으로 합성하고 편집한 자는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되어있습니다. 2020년 3월에서야 이른바 딥페이크를 범죄로 규정해 법 정비를 했기 때문에 소급 적용은 불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