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들 한 끼가 너무 부실해 논란이 됐던 게 지난해 10월, 국감 때 일입니다.
이후 지자체들이 부랴부랴 예산을 늘렸지만 여전히 부족합니다.
김승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일 수도권 한 소방서 점심 급식입니다.
반찬인 장조림에는 고기 대신 버섯이 들어갔습니다.
오징어볶음은 반 이상이 양배추입니다.
[변모 씨 / 소방관]
"고기는 저희가 볼 수 있는, 먹을 수 있는 항목이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채소류, 김치류, 진미채, 콩류 이런 걸로 대체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날은 비빔밥용 나물 반찬과 달걀 프라이가 전부입니다.
이 소방서 급식 단가는 한 끼에 4천167원입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부실급식이 논란이 된 후 소방청이 개선을 약속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겁니다.
또 다른 소방서.
빠듯한 예산에 고기가 나와도 질이 떨어집니다.
아예 아침 식사를 포기하는 소방관들도 많습니다.
[박모 씨 / 소방관]
"고기를 좀 냄새나는 고기를 쓰셔가지고. 거의 다 못 먹었거든요 그 고기를 아예."
[백모 씨 / 소방관]
"아침에 직원들이 계란으로 해 먹고 빵을 토스트기 해서 잼 발라 먹는 거예요. 사발면(컵라면) 먹는 때도 있고."
소방청 급식 개선 자료를 받아봤습니다.
지난해 대비 올해 급식 예산은 평균 13.23% 올랐지만, 전체 19개 시도 가운데 한 끼 식사가 4,5천 원대인 곳이 7곳이나 됐습니다.
지난해 3천원 대였던 경남 지역 급식비도 4200원으로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소방청은 "아직 부족한 건 사실"이라며 "지속적인 예산 요구로 처우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변모 씨 / 소방관]
"최소한 전쟁 때도 먹이는 건 먹였습니다. 소방관이 체력이 약해가지고 시민을 못 구한다는 건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채널A 뉴스 김승희입니다.
영상취재 : 김찬우
영상편집 :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