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특산품이 특히 많은 영남지역은 이번 산불로 더 큰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영덕 송이버섯, 의성 마늘, 청송 사과 같은 지역 특산물 대부분이 올해 수확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과수원 꽃봉오리는 채 피기도 전에 불타버렸습니다.
강보인 기자입니다.
[기자]
산도, 소나무도 모두 새까맣게 탔습니다.
나무 밑을 파보지만 연신 검은 재뿐입니다
10년 넘게 전국에서 송이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산지로 유명세를 떨쳤던 영덕군.
화마는 그동안 일궜던 송이밭을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습니다.
씨앗이 되는 균이 소나무에 자리잡아 송이가 만들어지는데 화마에 모두 사그라들었습니다.
[현장음]
"앞으로는 안 올라온다고 봐야죠. 다 탔잖아요 새까맣게. (송이 균) 다 죽었어요."
올해 농사를 망친 것보다 전국 제일을 자랑하던 영덕 송이의 명맥이 끊길 판이라는 게 더 걱정입니다.
[윤숙희 / 경북 영덕군]
"아예 이제 없죠. 영덕 송이는 없다고 봐야 될 것 같아요. 눈물도 안 나와요. 또 나만 그런 게 아니고 전체가 이러니까…"
600평이 넘는 복숭아밭도 불에 모두 타버렸습니다.
이맘때 꽃을 터뜨려야 할 꽃봉오리는 조금만 만져도 부스러집니다.
[권용한 / 경북 영덕군]
"복숭아는 나무가 다 죽어버렸는데 뭐 어떻게 하겠습니까? 농민들이 진짜 참 말할 수 없습니다. 진짜 참 눈물 납니다."
가을에 출하한 사과를 보관하던 저온 창고입니다.
산불에 창고 벽면이 녹아내렸고, 안에 있던 사과도 새까맣게 탔습니다.
농자재들마저 모두 타버려 농사 자체를 접어야 할 판입니다.
[현장음]
"전부 다 종이 박스. 다 타버렸습니다. 아무 것도 없습니다"
경북 의성의 특산물 마늘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밭 곳곳이 화마에 타고 말라 비틀어졌습니다.
산불은 꺼졌지만 삶의 기반을 잃은 농민들의 한숨은 깊어집니다.
채널A 뉴스 강보인입니다.
영상취재 : 이기상
영상편집 : 구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