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불명의 가짜 변호사를 앞세운 신종 피싱 범죄가 판을 치고 있습니다.
교묘하게 조작된 사진과 프로필에 진짜 변호사들조차 깜빡 속아 넘어갈 정도입니다.
사건현장360, 백승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원치 않는 일에 휘말려 법적 도움이 필요해 변호사를 찾는 분들 계시죠.
법률사무소 온라인 사이트는 물론 변호사마저 가짜라면 믿으시겠습니까.
그 실태를 추적해봤습니다.
'최상의 결과를 약속한다'는 그럴 듯한 홍보문구로 가득한 한 로펌 온라인 사이트.
소속 변호사들 이력도 화려합니다.
주소까지 적혀있어 실제 운영되는 로펌 같지만 직접 찾아가보니 해당 건물 명패엔 이름이 없습니다.
온라인 사이트에 적힌 주소로 와 봤는데요.
법률사무소란 흔적도 없이 텅텅 비어 있습니다.
이미 수차례 문의가 들어온 이른바 유령 로펌이었습니다.
[부산지방변호사회 관계자]
"피해를 입었다는 분 계속 들어와서 계속 접수는 하고 있거든요."
취재진이 확인한 유령 로펌 온라인 사이트만 5곳.
서울부터 부산, 광주 등 지역도 다양한데 등록된 변호사들 모두 가짜였습니다.
실제 변호사는 물론 방송인, AI이미지까지 무분별하게 도용했는데 사이트마다 같은 사진을 돌려쓰기까지 했습니다.
[허의영 / 도용 피해 변호사]
"진짜 법률사무소 사이트처럼 보여요. 실제 변호사님들의 프로필 사진을 도용하고 저 같은 경우는 김지선 변호사라고 사칭해서."
문제는 법적 조력이 필요한 일반인도 속아 넘어가 2차 피해를 당했다는 겁니다.
60대 장모 씨는 사기 피해금 5천만 원을 회수하고자, 가짜 변호사에 접촉했다 5백만 원을 또 잃었습니다.
[장모 씨 / 가짜 변호사 피해자]
"(가짜 변호사가) 사기 사건을 회복시켜준다. 돈 원금을 찾아주겠다.…. 피해당한 사람들에게 다시 피해를 더 입힌다는 거 너무 불쾌하죠."
[심지연 / 도용 피해 변호사]
"그쪽(가짜 변호사)이 오히려 진짜라고 믿기도 하는 의뢰인들이 사실 관계를 요청하는 적이 꽤 많아서 피해 정도가 클 수 있겠구나."
실제 취재진이 유령 로펌을 접촉해 SNS로 가짜 변호사와 대화를 나눠봤습니다.
변호사 신분증, 전문분야 등록증서를 보여주고 법적 지식을 나열한 뒤, 개인정보를 비롯해 수임비용을 요구합니다.
[윤민선 / 서울지방변호사회 수석대변인]
"저희가 입금 계좌를 수집하여 추적한다고 했잖아요. 이게 말이 안 되죠. 고객님의 자금을 모두 되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런 말투도 변호사는 쓰지 않아요."
법조계에 따르면 변호사 사칭 범죄는 4년 전에 비해 7배 넘게 늘었습니다.
법률 전문가인 변호사가 주는 신뢰성을 악용한 신종 범죄.
변호사단체 등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유령 로펌의 실체를 특정하는 것도 쉽지 않아 피해는 계속 될 걸로 보입니다.
사건현장360 백승우입니다.
PD : 엄태원 안현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