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각 지난 9일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에서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경찰 최루탄에 흩어지고 있다. (출처=AP/뉴시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국가의회(하원)는 이날 수도 안타나나리보에서 긴급 회의를 열어 찬성 130표, 무효표 1표로 탄핵안을 통과시켰습니다. 라조엘리나는 전날 야당이 자신의 탄핵안을 발의하자, 이를 막기 위해 의회에 해산 명령을 내렸는데 당시 해당 명령을 공식 문서가 아닌 대통령실 페이스북으로 전달했습니다. 그러자 야당 지도자인 시테니 랜드리아나솔로니아코 의회 부의장은 “의장과 사전 협의 없이 내려진 해산 명령은 법적으로 무효”라며 대통령 탄핵 절차를 강행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5일 수도 안타나나리보와 주요 도시에서 잦은 단수와 정전에 항의하며 시작된 청년층 시위에서 비롯됐습니다. 마다가스카르의 Z세대의 시위는 부패와 통치 실패, 공공서비스 부족 등 광범위한 불만이 폭발하며 전국적인 봉기로 확산했고, 결국 시위대는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끝까지 사퇴를 거부했고, 결국 의회가 이날 그를 탄핵한 겁니다.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실은 탄핵안이 통과된 후 성명을 내고 "의회의 이번 회의는 위헌적이며, 따라서 모든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라조엘리나는 현재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는 페이스북으로 중계된 영상 연설에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다”고 말했는데 구체적인 장소와 시점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RFI는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라조엘리나가 12일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출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1960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마다가스카르는 쿠데타와 정권 교체가 반복돼 왔습니다. 인구의 약 75%가 빈곤선 이하로 생활하고, 실업률은 40%에 이릅니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번 사태는 네팔에 이어 Z세대 시위가 정부를 무너뜨린 두 번째 사례가 될 수 있다”며 “SNS를 통한 조직력과 군 내부의 동조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대중운동”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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