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조지워싱턴대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체류 중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국내 정치가 "길을 잃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위기관리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현지시간 22일 조지워싱턴대에서 열린 출판기념회 및 귀국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통일된 목표를 잃은 것 같다"며 "정치는 길을 잃고 국민들은 마음 둘 곳을 잃은 상태"라고 언급했습니다.
또 "기존 주요 정당이 과감한 혁신을 하지 않으면 외부의 충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는데, 쇄신이 없을 경우 '제3의 길'도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질문엔 "거기까지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귀국 후 정치적 역할을 묻는 질문엔 "한국이 국제정세 등 위기를 잘 관리하고 있지 못한 데는 내 책임도 있다고 생각하고, 그 책임을 다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묻자 "세세한 건 아직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답을 미뤘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불안정한 국제질서 위기에 제대로 대처나 관리를 못하는 건 정부의 책임"이라며 "한미동맹에서 한국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고 있고, 한일관계의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선 가장 일방적인 방법을 택했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일본에 역사적 청산을 요구해왔던 게 마치 잘못했던 것인 양 대통령이 말씀하는 게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잇따른 의혹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민주당 상황에 대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고, 노력의 결과로 신뢰를 되찾을 수 있길 바란다"는 진단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조만간 1년간의 방문연구원 생활을 마치고 독일로 출국해 강연 일정을 마친 뒤 6월 하순쯤 귀국할 예정입니다.
워싱턴 이은후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