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의 행보는 과거와 180도 달라져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22대 국회 입성 전만 해도 김 의원은 중도 성향 정치학자, 의회제도 전문가, 안철수의 멘토로 통했으니까요. 지금은 친윤, 더 나아가 ‘맹윤(맹렬한 친윤)’으로까지 분류됩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얼마나 무도하게 굴고 있는지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고 눈물까지 흘리며 윤 대통령을 감쌌죠. 안철수 대선후보를 지지했던 중도 정치학자 김민전 의원은 어떻게 ‘맹윤 전사’가 됐을까요.
“김민전, 과거 ‘보수’ 수식어 경계”
김 의원은 2001년부터 대학교수로 일하며 방송 진행자, 토론 패널 등으로 이름을 알렸죠. 진보적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에서도 활동했습니다. 당시를 회상한 한 여권 인사는 "김 의원이 자신에게 '보수'라는 수식어가 붙는 걸 극도로 경계했다"며 "중도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활동하려 했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정치 시작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했습니다.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캠프에 몸담으며 '안철수의 멘토'라는 별명을 얻었죠. 안 의원이 2017년 대선 당시 국민의당 대선후보일 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당시 국민의당에 함께 몸담았던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의원의 변신에 대해 이렇게 꼬집었죠. "교수 때는 바른말을 잘했는데 권력의 맛을 보고 도취된 것 같다"고요.
김 의원은 2020년 무렵부터 달라진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21대 총선 직후인 2020년 6월,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보수 유튜브에 출연해 "너무나 많은 증거가 있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죠. 2021년 윤석열 캠프 선대위에 합류했고, 정권 초 출범한 국민통합위원회(위원장 김한길)에 위촉돼 '김한길계'로도 꼽혔습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지금 김 의원의 행보는 '국민통합'과는 정반대로 가지 않느냐"며 씁쓸함을 드러냅니다.
지난해 22대 국회 비례대표로 입성한 김 의원은 최고위원까지 당선됩니다. 전당대회 때만 해도 김 의원은 '친윤'이라는 분류에 의식적으로 거리를 뒀습니다. 친윤 당 대표 후보였던 원희룡 후보, 나경원 후보의 구애에도 선을 그으며 "특정 후보의 러닝메이트가 아니"라고 했었으니까요. 친한계 지도부 관계자도 "그때는 학자로서의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고, 친윤이니 친한이니 줄 안 서고 소신에 따를 걸로 보였다"고 회상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총선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서도 김 의원에 대한 윤 대통령이나 친윤계의 터치가 크지 않았다"고도 전했죠.
‘윤한 갈등’ 속 친윤 색채 커져
하지만 지난해 '윤한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접어들며 김 의원이 지도부에서 친윤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공개 회의에서 거침 없이 한동훈 당시 대표 저격 발언을 이어갔으니까요. 김 의원이 대통령 관저에 다녀오며 친윤 색채가 짙어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당 일각에선 "김 의원이 장관 자리라도 약속받은 게 아닌가"라는 얘기가 농담처럼 흘러나왔죠. 한 친한계 인사는 "윤 대통령이 관저에 불러들인 의원들에게 한 전 대표를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았겠느냐. 그 영향을 받았는지도 모른다"고 추측했습니다.
김 의원의 '친윤 직진'은 계엄 이후 더 두드러졌습니다. 윤 대통령이 계엄에 대해 사과하며 '2선 후퇴' 한 직후 출근 논란이 일자 비공개회의에서 "탄핵도 안 당한 대통령이 출근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말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탄핵안 가결 이후엔 전광훈 목사의 탄핵 반대 태극기 집회에 오르고, 관저 앞 시위대 '백골단'을 국회로 불러들였죠.
당내에도 김 의원에 대해 걱정어린 시선이 많습니다. 김 의원을 지켜본 친윤계 인사는 "김 의원은 본인이 믿는 이야기를 방어장치 없이 그냥 한다"며 "순진한 면이 있다"고 했습니다. "과도하게 비판받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된다"고도 덧붙였습니다.
김 의원에게 직접 ‘변신’의 이유를 물었지만 답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현재 정치권에서 가장 뜨거운 김 의원의 행보, 온전한 평가는 국민들에게 달려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