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들로 북적이는 북촌한옥마을.
밤까지 이어지는 소음에 주민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결국, 밤에는 관광객 통행을 제한하는 일명 ‘레드존’을 설치했는데요.
석 달이 지난 지금 상황이 좀 나아졌을까요?
곽민경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
[기자]
북촌 한옥마을입니다.
세 달 전,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저녁 시간엔 관광객 출입을 막는 '레드존'을 지정했는데요.
지금 상황은 어떤지, 다시 가보겠습니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한옥, 대문 앞 계단과 담장은 관광객들의 포토존입니다.
[외국인 관광객]
"색이 예뻐서 이 집을 (사진 촬영 장소로) 선택했어요."
[현장음]
"나도 사진 찍는 것 하나 도와줘."
집 앞과 골목 곳곳엔 관광객들이 남긴 일회용 컵 쓰레기가 나뒹굽니다.
대화 소음은 물론 캐리어 끄는 소리도 하루 종일 이어집니다.
[북촌 주민]
"창문은 거의 안 열어요. 계속 들으면 아기 울음소리도 많이 들리고 외국어니까 더 시끄럽게 들리는 것 같아요."
지난해 11월 종로구에서 관광객 출입을 통제하는 '레드존'을 지정했습니다.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거주자 외 출입을 금지하는 겁니다.
관광객이 출입할 수 없는 시간인 오후 5시가 방금 막 지났는데요.
정말 관광객이 없는지 한번 돌아보겠습니다.
계도요원과 관광객들이 여전히 실랑이를 벌입니다.
[현장음]
"(실례합니다. 관광 시간 끝났습니다.) 더 못 올라가나요? (못 올라갑니다.) 사진만 찍으려고 하는데요. (안 됩니다.)"
관광객들은 불만을 드러냅니다.
[히메노 카나 / 일본인 관광객]
"(5시 이후 관광 금지) 알고 있었는데요. 상황에 안 맞는 것 같아요. 카페도 지금 영업하고 있고."
[한국인 관광객]
"(레드존) 몰랐어요. 좀 이른 것 같긴 해요, 5시."
깜깜한 밤이 돼도 관광객 발길이 이어집니다.
[중국인 관광객]
"오늘이 한국에 있는 마지막 날이라서 왔어요. 구경하고 사진 찍으려고요. 이 표지판을 보고 (레드존) 방금 알았어요."
레드존 지정 전에는 한 달에 열 건 가량 민원이 들어왔지만 지정 이후엔 한 건도 없었다는 게 구청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부 주민들은 여전히 불안합니다.
[북촌 주민]
"이 동네가 작년에 이사를 엄청 갔어요. 막 3대째 살던 분들이."
레드존 단속 계도기간은 이번 달 끝납니다.
다음 달부터는 적발될 경우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다시간다 곽민경입니다.
PD: 홍주형
AD: 박민지
작가: 신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