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미국에서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대화 중인 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 출처: 한국정책방송원 e영상역사관]
외교부가 오늘(28일) 공개한 외교문서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1989년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노태우 전 대통령과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간 테니스 경기를 계획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이 손을 다쳐 무산됐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백악관 테니스장 확장을 첫번째 사업으로 추진할 만큼 '테니스 매니아'로 유명합니다.
당시 주미대사는 부시 전 대통령의 손 수술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면서 테니스 경기가 어렵게 됐음을 공식 통보하며 양해를 구해왔다고 외교장관에게 보고했습니다.
문서에 따르면, 바바라 부시 여사가 주최하는 오찬도 일정상 부득이 하다는 이유로 취소됐다가 우리 정부 측이 재고를 요청한 끝에 영부인 간 소규모 오찬을 갖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미 측의 양국 영부인간 정상회담 불가 통보에 깊은 유감을 표하고, 영부인 오찬이 반드시 성사되는 것이 향후 양국 정상간의 긴밀한 협력관계 증진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첫번째 미국 방문 당시 무산됐던 양국 대통령간의 테니스 경기는 2년 뒤인 1991년 미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계기로 성사됐습니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부시 전 대통령은 한 시간 동안 테니스 시합을 펼쳤고, 시합을 마친 뒤 서로 평소 애용하던 라켓을 기념품으로 교환했습니다.
외교부는 '제32차 30년 경과 비밀 해제 외교문서'를 공개하면서, 비공개 자료였던 1989년 문서 일부도 재심사를 거쳐 공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