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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풍 우려? 뭐라도 해야”…민주 ‘국무위원 총탄핵’ 허풍일까 예고일까 [런치정치]

2025-03-31 12:23 정치


시작부터 역대 어느 국회보다도 여야 대립이 심했던 22대 국회, 이제 정말 극한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70명이 속한 모임 '더민초'는 지난 28일 '국무위원 전원 탄핵' 카드까지 꺼내들었죠.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바로 한덕수 대행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 모든 국무위원들에게도 똑같이 경고한다. 대행으로 승계됐을 때 마 후보를 즉시 임명하지 않으면 즉시 탄핵하겠다"고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어제(30일) "한덕수 대행은 마 후보자를 4월 1일까지 임명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했죠. 민주당은 내일(4월 1일) 자정까지 기다리겠다는데요. 박 원내대표가 말한 중대 결심은 뭘까요? 4월 1일이 지나면 진짜 국무위원 전원 연쇄 탄핵에 들어갈 가능성, 있는 걸까요?

 사진 =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가 지난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한덕수 권한대행과 국무위원을 상대로 탄핵 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출처 = 뉴스1)

'줄탄핵' 거론에 與 일각서 "내심 고맙다" 

당장 국민의힘은 오늘(31일) 오후 내란선동·음모 혐의로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민주당 초선의원 전원, 방송인 김어준 씨 등 72명을 경찰에 고발합니다. 내각 총탄핵을 시사하는 건 국무회의를 없애고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겠다는 의미라면서요. 여권 주자들도 너나 할 것 없이 날을 세웠죠. "제정신인가, 국무위원으로서 적극 맞서겠다(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권력 중독행위(오세훈 서울시장)", "드라마의 '국회 폭탄 테러' 같다(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고요.

여권에선 "내심 고맙다"는 말까지 나왔는데요. 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의 오만함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저렇게 급한 걸 보니까 진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기각 되는 것 같아서 은근히 기대된다"고 말하더군요.

또 다른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정말 연쇄탄핵을 해서 탄핵 횟수가 한 40번 정도 되면, 이제 '계엄이 나쁘냐, 탄핵 40번이 나쁘냐'가 될 텐데 국민들이 뭐가 더 나쁘다고 할 것 같냐"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이 국무위원 전원 연쇄 탄핵까지 추진한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거라고 보는 거죠.

 사진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오늘(31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 뉴스1)

그런데 민주당의 복수 초선 의원들과 통화해보니 생각이 달랐습니다. '더민초' 기자회견문에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우리 국회는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습니다. 즉시 탄핵하겠습니다." 한 초선 의원은 "아무것도 따지지 않겠다는 건, 여론의 역풍을 신경쓰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하더라고요.

"뭐라도 해야" vs "너무 급한 건 사실" 

그렇다면 '국무위원 전원 탄핵' 입장문을 낸 70명의 민주당 초선 의원들, 의견이 모두 같을까요? 내부 반발은 없었을까요?

한 초선 의원은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지금 너무 급한 건 사실"이라고요. 그러면서 "탄핵이 아니라 마은혁 후보자 임명이 목표라면 그걸 위한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했는데요. 그런데 이런 의견은 기자회견문에 담기지 않은 채 지난 28일 입장문이 '더불어민주당 초선 국회의원 일동'으로 작성됐습니다.

의견이 갈리는 건 지도부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한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지도부는 국무위원 전원 탄핵을 한 번도 고려한 적 없다. 그걸 할 수 있겠느냐"고 했지만 또다른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초선그룹 의견을 포함해서 열어놓고 검토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내란 음모' '무리수'라는 비판에도 민주당이 국무위원 연쇄 탄핵까지 거론하는 속내는 뭘까요.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습니다. "지금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방도가 없다. 뭐라도 해야 되지 않겠느냐"고요.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계속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무위원 연쇄 탄핵'으로 마은혁 후보자를 임명할 국무위원을 찾아 '윤 대통령 파면'을 확실하게 못 박는 게 지금은 더 중요하단 겁니다.

"무정부 상태 오길 우리도 바라지 않아" 

 사진 = 어제(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연일 장외투쟁 중인 박 원내대표 얼굴에 수염이 까칠하다.(사진 = 뉴스1)>

일단 민주당 지도부는 숨고르기에 나선 걸로 보입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무위원 연쇄 탄핵'에 대해 "지도부 생각은 다를 수도 있다"고 선을 그었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국무위원 줄탄핵 경고는 초선들의 결기다. 당론 채택 여부는 숙고해야 한다"(SBS '김태현의 정치쇼')고 강조했는데요.

일단 박찬대 원내대표가 말한 '4월 1일'이 지나면 기류가 더 명확해질 걸로 보입니다 .

현실적으로 민주당이 '모든 국무위원을 탄핵해 무정부 상태를 만든다'는 비판까지 감수할 것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진짜 그런 상태가 오길 우리도 바라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해서 지금 책임있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적어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 최상목 경제부총리 탄핵은 계속 검토 중입니다. 우선 최상목 부총리 탄핵안은 이미 발의된 상태라 본회의가 열리면 바로 보고하게 돼있습니다. 보고하면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로 표결에 들어가겠죠.

문제는 민주당이 '한덕수 재탄핵'을 감행하겠느냐인데요. 박찬대 원내대표가 말한 '중대 결심'이란, 4월 1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여론의 역풍을 감수하고서라도 한덕수 대행을 다시 탄핵할 수 있다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치킨게임, 언제까지? 

22대 국회는 거부권과 탄핵의 반복으로 얼룩졌습니다. 여야간 물밑 접촉은 실종되고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도로 양 끝에서 마주보고 전속력으로 달리는 자동차가 끝내 양보없이 충돌하면 모두 파국을 맞는 치킨게임의 양상으로 흘렀는데요.

여야가 몰아온 자동차, 이제 진짜 충돌 직전입니다. 정말 국무위원들 전원이 탄핵되고 무정부 상태가 되면 피해는 국민이 받겠죠. 위태로운 상태를 가져온 정치권, 극한대립을 언제쯤 멈출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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