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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국방장관 팔뚝에 새 아랍어 문신 논란…“이슬람 혐오 상징”

2025-03-30 11:44 국제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장관 SNS 캡쳐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자신의 팔뚝에 새로 새긴 아랍어 문신으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을 순방 중인 헤그세스 장관이 지난 25일 하와이에서 해군 특수부대와 훈련하는 사진을 최근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게재한 게 발단이었습니다.

사진 속 헤그세스의 오른팔 안쪽에 아랍어로 '카피르'(كافر)라고 새겨진 새 문신이 포착됐는데, 카피르는 '불신자' '이교도'라는 뜻으로 무슬림들 사이에선 모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집니다.

헤그세스의 카피르 문신 위에는 '데우스 불트'(Deus Vult)라는 문신도 있는데 이는 '신의 뜻이다'라는 의미로 제1차 십자군 전쟁 당시 기독교 군대가 사용했던 구호입니다. 기독교 세력이 무슬림으로부터 성지를 탈환하려 했던 역사적 맥락을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친(親) 팔레스타인 운동가인 네르딘 키스와니는 "헤그세스가 데우스 불트 아래에 카피르 문신을 새겼다는 건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미국의 전쟁을 총괄하는 사람이 노골적으로 이슬람 혐오의 상징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미국 이슬람 관계위원회(CAIR)의 니하드 아와드 사무총장은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자기 몸에 카피르라는 아랍어 단어를 문신으로 새긴다는 것은 (자신이) 신성한 진리를 고의로 부인하거나 은폐하는 사람임을 가리키는 것"이라며 "이는 반 무슬림적 적대감과 개인적 불안감을 드러내는 행위"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헤그세스 지지자들은 이슬람이 아니라 테러에 강하게 맞서겠다는 의미라고 옹호했습니다.

기독교 상징을 몸에 다수 새겨온 헤그세스는 앞서 여러 차례 문신으로 논란에 휘말린 바 있습니다. 그의 가슴에 새겨진 ‘예루살렘 십자가’ 문양은 기독교 민족주의 상징으로 해석되면서 군인 출신이던 헤그세스가 2021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 경호 임무에서 배제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의 첫 문신은 팔에 새겨진 ‘칼이 꽃힌 십자가’로 마태복음 10장 34절 ‘나는 세상에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는 구절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복무 경험이 있는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의 헤그세스는 2020년 인터뷰에서 “37~38세 무렵부터 문신을 새기기 시작했다”며 문신의 장점 중 하나로 “사람들이 내 입장을 정확히 알게 된다. 나는 내 관점을 원래부터 겉으로 드러내는 스타일”이라고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헤그세스는 지난 15일 예맨 이슬람 무장조직 후티 공습 작전과 관련된 군사 정보를 트럼프 행정부 고위 인사들과 상업용 메신저(시그널)에서 논의하다 이를 실수로 기자에게 공유해 기밀 유출 논란에 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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