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로 정청래 대표가 선출되고, 지도부도 구성됐습니다. 이제 곧 국민의힘 지도부도 새로 꾸려지게 되면,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의 새로운 삼각 지도부 체제가 완성됩니다.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붙었죠. 선거 결과를 보면 상당히 묘합니다. 총 득표율은 정청래 후보가 61.74%, 압도적으로 박찬대 후보(38.26%)보다 많이 득표를 했는데요. 대의원 투표에서는 박찬대 후보가 53.09%로 정청래 후보(46.91%)를 이겼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해석하죠. 대의원이라는 게 뭐예요?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그 의원들의 영향권에 아래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더’가 가능하다는 거죠. 이 ‘오더’가 명시적으로 “박찬대 뽑아라”는 아니더라도 ‘윗분의 생각은 박찬대인 것 같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윗분’이 누구?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는 거죠. 이재명 대통령은 특정 후보 지지를 밝힌 적이 없습니다. “이기는 편이 내 편”이라고 했다는데, 하지만 ‘명심=박찬대’였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선출될 때부터 ‘명심’은 여기에 있다고 모두가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정청래 후보가 이겼고, ‘정청래 지도부’가 들어선 겁니다. 많은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정청래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뭔가 삐걱거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거기다가 조국 전 대표까지 지금 사면이 된 거예요.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 전 대표, 정청래 대표 사이에서 뭔가의 분화가 있지 않을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게다가 정 대표의 임기는 2년이 아닌 1년이죠. 전임 이재명 대표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당대표이기 때문인데요. 그 사이 2026년 지방선거라는 큰 숙제도 있죠.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어떤 사람들로 지도부를 꾸렸고,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 정청래는 누구?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묘하게 비슷한 구석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정 대표는 1965년생으로 이 대통령보다 1살 어립니다. 충남 금천에서 태어났고, 건국대 산업공학과에 입학해 운동권에 투신하죠. 당시 전대협 산하 서총련에서 활동을 했는데요. 이 사건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지금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1989년 10월 주한 미 대사관저 점거 사건이죠. 사과탄 투척 및 방화 미수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았는데요. 1989년 10월 13일 당시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대학생 6명이 ‘반미 구국 결사대’를 조직해서 미 대사관저에 난입 했고, 담 넘어가서 사과탄을 터뜨렸다고 돼 있습니다. 정청래 대표 등 6명은 당시 노태우 정부와 그레그 주한 미 대사를 비판하고, 시장 개방 요구하지 말라고 외치면서 50분 동안 농성을 벌였고, 모두 연행됐는데요. 폭탄이 터지지 않았고 방화도 미수에 그쳤는데, 이 건으로 정청래 대표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습니다.
출소 후에는 친구와 함께 서울 마포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했습니다. 당시 운동권 출신들이 취직하기가 힘들어 학원을 많이 차렸었죠. 정 대표는 당시 영어를 가르쳤고, 꽤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가 1995년, YS 시절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이 됐습니다. 사면‧복권 됐으니까 이제 정치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2002년 대선 때 ‘노사모’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합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활동을 하다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는데요. 그리고는 ‘국민의 힘’이라는 노무현 지지 외곽 단체의 초대 대표를 맡습니다. 이때부터 시작된 외곽 단체의 힘이 정청래 대표의 큰 자산이 되고 있죠.
그러다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발로 열린우리당 돌풍이 일어났던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국회의원으로 첫 당선이 됩니다. 그 후 열린우리당이 분화를 했죠. 일부는 정동영 쪽으로, 일부는 다른 길로 갔는데, 정청래 대표는 정동영 쪽으로 갑니다. 정동영 지지 단체인 개나리봉사단 활동을 하다가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으로 넘어갔는데요. 이때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정통 활동을 했죠. 이때 이재명-정동영-정청래의 인연이 결국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대목이 있습니다.
2008년 한나라당이 서울 의석을 휩쓸었던 총선 때는 낙선했고, 그 다음 2012년 총선에서 다시 서울 마포을에서 당선됩니다. 그리고 2015년 민주당 최고위원이 되죠. 이때부터 “당대표가 되어서 최전방 공격수를 맡겠다”면서 강경 발언들을 쏟아냈는데요. 센 발언들을 많이 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다음 총선에선 이 때문에 역풍을 맞습니다. 2016년 3월,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공천 컷오프가 됐는데요. 강성 지지층보다 중도 민심을 선택한 거죠.
정청래 본인은 “절대 탈당하지 않겠다”면서 결국 컷오프를 수용하고,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손혜원 전 의원을 도와 당선시켰는데요. 하지만, 손 전 의원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다음 총선에 나오지 못 하자 2020년 3선 국회의원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점점 체급이 올라가죠. 2022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수석 최고위원으로 선출됐고, 이번에는 당대표까지 올랐습니다.
▶ 비주류→외곽 지지→당대표… 정청래의 독특한 정치 인생
정청래의 정치 인생을 살펴보면, 상당히 독특합니다.

일단 정청래 대표의 기반은 외곽 세력. 2003년 노무현 지지 외곽단체인 ‘국민의 힘’ 초대 대표를 지내기도 했는데, 그 이후 쭉 당내에서는 비주류의 길을 걸었습니다. 운동권 출신이지만, 민주당 내에서 우상호‧임종석‧송영길처럼 주류 운동권의 길을 걷진 않았죠. 또, 문재인 정권 시절에는 친문으로 분류가 됐고, 이재명 대표 시절에는 친명으로 분류가 됐지만, 그렇다고 친문이나 친명의 핵심이 된 적은 없습니다. 묘하죠. 당내 주류였던 운동권, 당내 권력자들과 좀 다른 비주류의 길을 계속 걸어왔는데요.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민주당 내에 ‘정청래계’라는 세력이 별로 없는 거죠. 대신 정청래의 세력이 큰 곳은 ‘외곽’입니다. 이번 전당대회 때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고, 정청래는 김어준이 민다”는 얘기가 화제가 됐었죠. 김어준 씨가 지금 외곽 세력의 사실상 대장 격입니다. 민주당계 유튜버들이 상당수 정청래 대표를 지지했었습니다. 정청래 대표가 오히려 당내에서는 비주류고, 당 밖에서 세력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겁니다. 센 발언, 저격수 역할로 대중들에게 각인돼 온 거죠.
또,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정권 초반, 대통령의 힘이 얼마나 셉니까. 지금 다 친명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사실상 ‘명심은 박찬대’라고 했는데도, 박찬대가 아닌 정청래가 당대표로 선출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에 강조했던 ‘당원 주권 정당’ 덕분입니다. 이 혜택을 정청래 대표가 봤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오더가 아닌 당원들이 주권을 행사해서, 당원들의 뜻에 따라 당이 움직여야 한다는 게 당시 이재명 대표의 생각이었죠. 그러면서 대의원의 비중을 많이 낮췄는데, 이번 전당대회 때 그 덕을 정청래 대표가 본 측면이 있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탄생됐습니다. 그리고는 계속 센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죠. “추석 전에 3대 개혁 마무리하겠다”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의 예방은 패싱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해산감이다” 강조하면서 여당 대표가 협치보다는 야당을 향해 강공을 펴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 비주류였던 정청래 대표는 어떤 사람들로 지도부를 꾸렸을까요?
▶ 이재명 지도부 vs 정청래 지도부, 다른 점은?
당내에서는 아직 세력이 약한 비주류인 정청래 대표. 요즘 “나는 탕평인사를 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하고 다니는데요. 자신을 찍지 않고, 박찬대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들도 많이 중용하고 있다는 걸 공개적으로 많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박찬대 후보를 지지했지만, 자신을 찍은 소수만 데리고 당대표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과연 어떤 사람들로 지도부를 꾸렸을까요?

이재명 지도부와 정청래 지도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였을 때는 지도부가 이렇게 구성됐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 이 5명의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뽑힌 사람들이고, 당대표가 2명의 최고위원을 지명할 수 있는데요. 이재명 당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홍성국‧송순호를 선택했습니다. 홍성국 최고위원은 경제통에 충청도 출신, 송순호 최고위원은 영남 인사죠. 보통 지명직 최고위원은 지역 배분을 하거든요.
이 상황에서 정청래 지도부로 바뀌었는데요.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이 국무총리가 되면서 빠졌기 때문에, 당대표 선거할 때 최고위원 1명을 따로 뽑았습니다. 거기서 친명에 충청도 출신의 황명선 최고위원이 선출됐죠. 나머지 4명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은 정청래 지도부에서도 그대로 최고위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 최고위원 2명 중 1명 자리에 호남 국회의원인 서삼석 최고위원을 지명했는데요. 나머지 1명은 평당원 중에서 앉히겠다고 합니다. 현재 당원주권특위 장경태 위원장이 이걸 담당하고 있는데요. 정청래 대표는 외곽의 힘으로, 당 의원들이 아니라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서 당대표에 당선됐죠. 그러다 보니까, 본인을 지지해 준 평당원에게 한자리를 주겠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 때와 똑같은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은 사실상 친명입니다. 지도부 중 친명이 많지만, 본인의 색깔도 드러냈습니다. 어떻게? ‘호남’으로. 정청래 대표는 전당대회 때 아예 노골적으로 호남에 구애를 했습니다. “호남 발전을 위해 정청래 당대표 체제에선 티 나게 호남인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고, 첫 현장 최고위도 호남에서 열었습니다. 이건 본인의 정치적 기반으로 호남을 딱 찍은 겁니다. 본인의 미래를 위한 포석이기도 하죠. 물론 민주당은 호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누구나 호남에 공을 들이지만, 이재명 대표 같은 경우에는 “영남도 챙기겠다. 통합으로 가야한다”는 쪽에 방점이 있었거든요. 정청래 대표는 본인이 확실히 뿌리내릴 수 있는 ‘호남’을 택한 겁니다.
이걸 어디서 알 수 있냐면, 당대표 비서실장에 한민수 의원을 앉혔습니다. 지역구는 서울 강북이지만 전북 출신입니다. 김영환 정무실장 역시 지역구는 경기도지만 전북 출신이죠. 권향엽 대변인은 전남 광양 출신입니다. 이렇게 호남 출신을 주변에 포진시켰습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게, 수석 대변인 맡은 박수현 의원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죠. 박수현 대변인 뿐 아니라 충청도 출신 인사들도 꽤 많이 중용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도부 인사를 보면 본인의 색깔, 본인의 기반을 수도권-호남-충청으로 삼으려는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 때 이해식 비서실장이었는데, 정청래 대표 체제에선 한민수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앉혔습니다. 이 대표 때 정무조정실장은 ‘찐명’ 김우영, 수석 대변인은 조승래 의원이었는데요. 조승래 의원은 이번에 사무총장으로 갔습니다. 더 핵심이 된 거죠. 사실 조승래 의원은 원조 친명은 아닙니다. 일을 잘하고 충청도 출신이라 ‘통합’ 차원에서 이재명 대표가 중용을 했었는데, 워낙 일을 잘하다 보니까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도 시켰죠. 정청래 대표는 이 사람을 아예 사무총장으로 앉혔습니다.
이재명 대표 때 사무총장은 현재는 국토부 장관으로 간 완전 찐명 김윤덕 의원이었죠. 어쨌건, 원조 친명은 아닌 조승래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앉히고 당의 조직‧예산‧공천을 맡기면서 힘을 팍 실어줬습니다. 이 인선도 충청에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고, 원조 친명 사무총장에서 약간 친명 색채가 옅은 사무총장이 들어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당 3역 중 하나로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을 보면, 이재명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진성준 의원을 앉혔죠. 친명이 아닌 인사죠. 그래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라든지, 공매도 문제라든지 이재명 대표와 약간 색깔이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정청래 대표는 이 자리에 한정애 의원을 선택했습니다. 충청도 출신이면서 문재인 정부 때 환경부 장관을 지낸 인사. 그러니까 친명은 아니고, 중립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을 택했습니다.
다른 자리들도 보니까,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을 했던 이해식 비서실장을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앉혔습니다. 이 대표 체제에선 원조 친명인 천준호 의원이 했던 자리인데, 친명 이해식 의원을 앉혔습니다. 임호선 수석사무부총장은 유임시키고, 최고위원으로 옮긴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 자리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문정복 의원이 앉게 됐습니다. 그리고 정청래 대표는 강선우 국제위원장도 유임을 시켰는데요. 강선우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때, 당시 박찬대 후보는 마지막에 강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쪽으로 갔지만, 정 후보는 끝까지 편을 들어줬었죠.
정청래 지도부의 특징을 보면, 친명을 많이 갖다 썼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문재인 정부 색채가 조금 더 강해졌죠. 또, 호남에 힘이 크게 실렸고, 충청도 중시하는 모습인데요. 정청래 대표가 본인만의 색채를 확 드러낸 인사는 따로 있습니다.
▶ 정청래 힘 실은 ‘3대 개혁특위+당원주권 특위’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본인의 색깔을 여기서 찾고 있습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라면서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언론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당원주권특별위원회까지 4개의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는데요. 정 대표가 본인의 트레이드마크로 검찰‧언론‧사법‧당원을 들고나온 겁니다.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민형배 의원입니다.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일 때 탈당해 무소속으로 법안 통과에 역할을 했던 인물이죠. 사실 민주당 내에서 검찰개혁을 가장 앞장서서 했던 두 사람이 민형배‧김용민 의원입니다.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용민 의원은 박찬대 캠프로 가고, 민형배 의원은 정청래 캠프로 갔죠. 그리고 민 의원이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부위원장은 호남에 검사 출신인 주철현 의원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선캠프 때 검찰개혁추진단장과 조국 장관 때 법무부 검찰개혁위원장을 했던 김남준 변호사가 있죠. 역시 조국 법무부 검찰개혁위원을 했던 김지미 변호사와 이석범 변호사. 그리고 문재인 정부 때 검찰개혁을 강하게 지지했던 서보학 교수가 이 특위의 위원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문재인‧조국 색채가 좀 느껴지죠. 물론 문재인 정부 때 검찰개혁과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이 뭐가 다르냐고 볼 수도 있지만, 굳이 문재인 정부와 조국 법무부 때 활동했던 사람들을 어쨌든 중용한 겁니다.
지금 정청래 민주당 대표 쪽에서 추진하는 검찰개혁이 있고, 이재명 정부 쪽에서 추진하는 검찰개혁 두 축이 있죠. 결국 둘이 맞춰가면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켜야 될 텐데요. 그러면 이재명 정부에서 검찰개혁은 누가 주도합니까?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봉욱 민정수석이 주도합니다. 양쪽 모두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자는 건 동일합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쪽은 속도만 낸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부작용까지 충분히 살펴 가면서 제대로 해야 한다는 쪽이에요.
반면, 민형배 위원장과 정청래 대표 쪽은 속도를 내서 무조건 가야 한다는 데 더 방점이 있습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검찰개혁 속도를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죠. 두 축의 검찰개혁이 잘 진행이 될지, 삐걱거릴지 잘 지켜봐야겠죠.
언론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민희 의원입니다.
최민희 위원장은 전당대회 때 “내가 비판을 받더라도 나는 정청래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던 인물이죠. 부위원장은 김현 의원입니다. 최민희 의원이 국회 과방위원장이고, 김현 의원이 여당 감사로 같이 다니면서 언론개혁을 외쳐왔죠. 그 외에 언론인 출신 노종면 의원과 한민수 의원 등이 언론개혁특위에 들어갔습니다.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은 백혜련 의원인데요. 국회 법사위 간사도 지냈고 사법개혁 관련 일을 많이 해왔죠. 간사는 이건태 의원이 맡았습니다.
이 3가지 개혁 특위에서 어떤 내용의 개혁안을 진행할 지는 내일 <뉴스터디>에서 설명을 드릴 텐데요. 위원장 맡은 민형배‧최민희‧백혜련 의원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과 가깝기도 하지만 정 대표 본인과 가까운 사람들로 딱 구성을 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 당원주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장경태 의원입니다. 전당대회 때 정청래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죠. 정청래 대표는 “당원 1표-대의원 17표는 위헌”이라면서, 당원 1인 1표제와 전 당원 투표 상설화를 내세우고 있죠. 이걸 장경태 의원에게 맡긴 건데요. 이 부분이 정대표 본인에게 왜 중요하냐면, 의원들의 힘이 아닌 당원들의 힘으로 당대표가 됐기 때문이죠. 본인의 지지자는 당원이니까 당원의 힘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앞날은?
그러면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앞길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는 은근히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사실 당내 비주류였죠. 그때 당시 주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친문이었잖아요. 그리고 두 사람 모두 강한 개혁을 외쳤죠. 발언이 세고, 그러다 보니까 당원들의 인기를 얻어 팬덤이 있다는 것도 비슷하죠. 그리고 당대표까지 갔습니다.
비슷한 점이 많은 이 두 사람의 관계에 왜 주목하느냐면, 가는 길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에 본인이 비주류였을 때, 도전자였을 때는 강하게 개혁을 외치고 그랬지만, 이제 대통령이 됐죠. 대통령으로서의 길은 결이 조금 다릅니다. 실용과 통합. 이겨야 할 상황이 아니라 이미 이겼고, 나라를 잘 다스려야 본인이 좋은 대통령으로 평가를 받으니까요.
반면, 정청래 대표의 지금 위치는 뭡니까? 당내에서 비주류이자 도전자입니다. 이 대통령과 가는 길이 달라졌다는 게 두 사람이 좀 삐걱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죠. 니즈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반입니다. 민주당은 모두 친명 정치인이죠. 힘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지금은 정청래 대표가 본인의 색깔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현직 대통령 힘의 크기는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청래 대표의 힘의 크기는 커질 수도 있고,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도 있죠. 정 대표는 이제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정청래 대표 입장에서는 초반부터 대통령하고 각을 세우는 건 사실상 힘들죠. 지금은 대통령이 가장 힘이 셀 때니까요.
게다가 두 사람은 공통된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양쪽 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합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시작하자마자 선거 지면 레임덕 올 수 있고, 정청래 대표 입장에서도 본인이 주도해 공천해서 선거를 치렀는데 진다면, 당대표 자리에서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다음 당대표의 기회도 없어지는 거예요. 양쪽 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꼭 승리해야 하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방선거 때까지는 두 사람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추측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여기서 관심은 ‘과연 정청래의 꿈은 무엇이냐’로 이어지는 거죠. 많은 사람들의 짐작은 다음 당대표 한 번 더 하는 건데요. 왜냐하면, 당대표를 1년밖에 못 했으니까요. 그다음에 대권으로 가는 꿈이 있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서울시장 출마 얘기도 나왔지만, 이미 당대표를 맡은 상황에서 서울시장 출마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아요.
이런 흐름으로 본다면, 도전자 입장에서 정청래 대표가 해야 할 일은 본인의 힘을 키우는 거겠죠. 그러면 대통령하고 각을 당장 세우는 것보다는, 당내에서의 힘을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래 이재명 대통령도 도전자 입장에서 친문의 비주류였다가 결국 당을 ‘이재명당’으로 만들었잖아요. 정청래 대표도 이렇게 가려면 ‘정청래당’으로 만들어야겠죠. 그러려면 당내 인사들을 많이 포섭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 이 당원들의 힘을 늘리는 것은 본인의 길을 위한 또 하나의 포석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정 대표 본인은 이재명 대통령과 끝까지 같이 갈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권력이라는 게 그렇지는 않다는 겁니다. 이건 정청래 대표의 문제가 아니라, 차기 권력과 현재 권력은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갈수록 삐걱거릴 가능성이 큰데, 일단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에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만약에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질 것 같다면, 정청래 대표 입장에서는 빨리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도 있겠죠. 그러니까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도 두 사람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겁니다.
정청래 대표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주류의 길을 걷다가 완벽하게 주류로 올라선 케이스죠. 정청래 대표는 비주류의 시기를 걷다가 주류로 갈지 말지 시험대에 선, 거대 여당 대표란 중책을 처음으로 맡게 된 거니까요.
본인이 어떻게 당을 장악하고, 당원들의 힘을 끌고 중도까지 끌어와 선거를 이길 수 있는 길로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죠. 본인이 이렇게 가려면 실용‧통합의 길을 또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건, 정청래 대표는 초반에 “내란 세력 척결” 등 강공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 상임고문들이 “너무 과격하게 하지 말라” “당원만 보고 정치하지 말라”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는데요. 과연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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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 아시는 분은 유튜브 영상 밑에 댓글 남겨주시면 제가 다섯 분 추첨해서 선물 드리겠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아시죠? 평일 오후 7시엔 <뉴스A> 주말 오후 3시엔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 순서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박현아‧신민철 PD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정청래 의원과 박찬대 의원이 붙었죠. 선거 결과를 보면 상당히 묘합니다. 총 득표율은 정청래 후보가 61.74%, 압도적으로 박찬대 후보(38.26%)보다 많이 득표를 했는데요. 대의원 투표에서는 박찬대 후보가 53.09%로 정청래 후보(46.91%)를 이겼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해석하죠. 대의원이라는 게 뭐예요?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그 의원들의 영향권에 아래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더’가 가능하다는 거죠. 이 ‘오더’가 명시적으로 “박찬대 뽑아라”는 아니더라도 ‘윗분의 생각은 박찬대인 것 같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건, 누구도 부인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윗분’이 누구? 이재명 대통령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을 하는 거죠. 이재명 대통령은 특정 후보 지지를 밝힌 적이 없습니다. “이기는 편이 내 편”이라고 했다는데, 하지만 ‘명심=박찬대’였다는 데에는 큰 이견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 시절 원내대표로 선출될 때부터 ‘명심’은 여기에 있다고 모두가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민주당 대표 선거에서 정청래 후보가 이겼고, ‘정청래 지도부’가 들어선 겁니다. 많은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정청래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뭔가 삐걱거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지켜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거기다가 조국 전 대표까지 지금 사면이 된 거예요.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 전 대표, 정청래 대표 사이에서 뭔가의 분화가 있지 않을까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게다가 정 대표의 임기는 2년이 아닌 1년이죠. 전임 이재명 대표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당대표이기 때문인데요. 그 사이 2026년 지방선거라는 큰 숙제도 있죠.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어떤 사람들로 지도부를 꾸렸고,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과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요?
▶ 이재명 정부 첫 여당 대표, 정청래는 누구?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묘하게 비슷한 구석도 있는 것 같은데요.

정 대표는 1965년생으로 이 대통령보다 1살 어립니다. 충남 금천에서 태어났고, 건국대 산업공학과에 입학해 운동권에 투신하죠. 당시 전대협 산하 서총련에서 활동을 했는데요. 이 사건으로 유명해졌습니다. 지금도 입방아에 오르고 있는 1989년 10월 주한 미 대사관저 점거 사건이죠. 사과탄 투척 및 방화 미수 사건을 주도한 혐의를 받았는데요. 1989년 10월 13일 당시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대학생 6명이 ‘반미 구국 결사대’를 조직해서 미 대사관저에 난입 했고, 담 넘어가서 사과탄을 터뜨렸다고 돼 있습니다. 정청래 대표 등 6명은 당시 노태우 정부와 그레그 주한 미 대사를 비판하고, 시장 개방 요구하지 말라고 외치면서 50분 동안 농성을 벌였고, 모두 연행됐는데요. 폭탄이 터지지 않았고 방화도 미수에 그쳤는데, 이 건으로 정청래 대표는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했습니다.
출소 후에는 친구와 함께 서울 마포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했습니다. 당시 운동권 출신들이 취직하기가 힘들어 학원을 많이 차렸었죠. 정 대표는 당시 영어를 가르쳤고, 꽤 성공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다가 1995년, YS 시절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사면‧복권이 됐습니다. 사면‧복권 됐으니까 이제 정치를 할 수 있게 된 거죠.
2002년 대선 때 ‘노사모’ 활동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치에 입문합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노사모)’ 활동을 하다가 열린우리당에 입당했는데요. 그리고는 ‘국민의 힘’이라는 노무현 지지 외곽 단체의 초대 대표를 맡습니다. 이때부터 시작된 외곽 단체의 힘이 정청래 대표의 큰 자산이 되고 있죠.
그러다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반발로 열린우리당 돌풍이 일어났던 총선에서 서울 마포을 국회의원으로 첫 당선이 됩니다. 그 후 열린우리당이 분화를 했죠. 일부는 정동영 쪽으로, 일부는 다른 길로 갔는데, 정청래 대표는 정동영 쪽으로 갑니다. 정동영 지지 단체인 개나리봉사단 활동을 하다가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으로 넘어갔는데요. 이때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정통 활동을 했죠. 이때 이재명-정동영-정청래의 인연이 결국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대목이 있습니다.
2008년 한나라당이 서울 의석을 휩쓸었던 총선 때는 낙선했고, 그 다음 2012년 총선에서 다시 서울 마포을에서 당선됩니다. 그리고 2015년 민주당 최고위원이 되죠. 이때부터 “당대표가 되어서 최전방 공격수를 맡겠다”면서 강경 발언들을 쏟아냈는데요. 센 발언들을 많이 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지만, 다음 총선에선 이 때문에 역풍을 맞습니다. 2016년 3월,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공천 컷오프가 됐는데요. 강성 지지층보다 중도 민심을 선택한 거죠.
정청래 본인은 “절대 탈당하지 않겠다”면서 결국 컷오프를 수용하고, 자신의 지역구에 출마한 손혜원 전 의원을 도와 당선시켰는데요. 하지만, 손 전 의원이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다음 총선에 나오지 못 하자 2020년 3선 국회의원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점점 체급이 올라가죠. 2022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이재명 대표와 함께 수석 최고위원으로 선출됐고, 이번에는 당대표까지 올랐습니다.
▶ 비주류→외곽 지지→당대표… 정청래의 독특한 정치 인생
정청래의 정치 인생을 살펴보면, 상당히 독특합니다.

일단 정청래 대표의 기반은 외곽 세력. 2003년 노무현 지지 외곽단체인 ‘국민의 힘’ 초대 대표를 지내기도 했는데, 그 이후 쭉 당내에서는 비주류의 길을 걸었습니다. 운동권 출신이지만, 민주당 내에서 우상호‧임종석‧송영길처럼 주류 운동권의 길을 걷진 않았죠. 또, 문재인 정권 시절에는 친문으로 분류가 됐고, 이재명 대표 시절에는 친명으로 분류가 됐지만, 그렇다고 친문이나 친명의 핵심이 된 적은 없습니다. 묘하죠. 당내 주류였던 운동권, 당내 권력자들과 좀 다른 비주류의 길을 계속 걸어왔는데요.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민주당 내에 ‘정청래계’라는 세력이 별로 없는 거죠. 대신 정청래의 세력이 큰 곳은 ‘외곽’입니다. 이번 전당대회 때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고, 정청래는 김어준이 민다”는 얘기가 화제가 됐었죠. 김어준 씨가 지금 외곽 세력의 사실상 대장 격입니다. 민주당계 유튜버들이 상당수 정청래 대표를 지지했었습니다. 정청래 대표가 오히려 당내에서는 비주류고, 당 밖에서 세력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겁니다. 센 발언, 저격수 역할로 대중들에게 각인돼 온 거죠.
또,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정권 초반, 대통령의 힘이 얼마나 셉니까. 지금 다 친명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사실상 ‘명심은 박찬대’라고 했는데도, 박찬대가 아닌 정청래가 당대표로 선출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 바로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에 강조했던 ‘당원 주권 정당’ 덕분입니다. 이 혜택을 정청래 대표가 봤다고도 볼 수 있는데요. 오더가 아닌 당원들이 주권을 행사해서, 당원들의 뜻에 따라 당이 움직여야 한다는 게 당시 이재명 대표의 생각이었죠. 그러면서 대의원의 비중을 많이 낮췄는데, 이번 전당대회 때 그 덕을 정청래 대표가 본 측면이 있는 겁니다.
그렇게 해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탄생됐습니다. 그리고는 계속 센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죠. “추석 전에 3대 개혁 마무리하겠다” “악수는 사람하고 하는 것”이라면서 국민의힘의 예방은 패싱했습니다. “국민의힘은 해산감이다” 강조하면서 여당 대표가 협치보다는 야당을 향해 강공을 펴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 상황 속에서 비주류였던 정청래 대표는 어떤 사람들로 지도부를 꾸렸을까요?
▶ 이재명 지도부 vs 정청래 지도부, 다른 점은?
당내에서는 아직 세력이 약한 비주류인 정청래 대표. 요즘 “나는 탕평인사를 하고 있다”는 말을 많이 하고 다니는데요. 자신을 찍지 않고, 박찬대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들도 많이 중용하고 있다는 걸 공개적으로 많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박찬대 후보를 지지했지만, 자신을 찍은 소수만 데리고 당대표 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과연 어떤 사람들로 지도부를 꾸렸을까요?

이재명 지도부와 정청래 지도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표였을 때는 지도부가 이렇게 구성됐습니다. 이재명 대표와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 이 5명의 최고위원은 전당대회에서 뽑힌 사람들이고, 당대표가 2명의 최고위원을 지명할 수 있는데요. 이재명 당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에 홍성국‧송순호를 선택했습니다. 홍성국 최고위원은 경제통에 충청도 출신, 송순호 최고위원은 영남 인사죠. 보통 지명직 최고위원은 지역 배분을 하거든요.
이 상황에서 정청래 지도부로 바뀌었는데요.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이 국무총리가 되면서 빠졌기 때문에, 당대표 선거할 때 최고위원 1명을 따로 뽑았습니다. 거기서 친명에 충청도 출신의 황명선 최고위원이 선출됐죠. 나머지 4명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은 정청래 지도부에서도 그대로 최고위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당대표가 지명할 수 있는 최고위원 2명 중 1명 자리에 호남 국회의원인 서삼석 최고위원을 지명했는데요. 나머지 1명은 평당원 중에서 앉히겠다고 합니다. 현재 당원주권특위 장경태 위원장이 이걸 담당하고 있는데요. 정청래 대표는 외곽의 힘으로, 당 의원들이 아니라 당원들의 지지를 받아서 당대표에 당선됐죠. 그러다 보니까, 본인을 지지해 준 평당원에게 한자리를 주겠다는 겁니다.
이재명 대표 때와 똑같은 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은 사실상 친명입니다. 지도부 중 친명이 많지만, 본인의 색깔도 드러냈습니다. 어떻게? ‘호남’으로. 정청래 대표는 전당대회 때 아예 노골적으로 호남에 구애를 했습니다. “호남 발전을 위해 정청래 당대표 체제에선 티 나게 호남인들에게 보답할 것”이라고 밝혔고, 첫 현장 최고위도 호남에서 열었습니다. 이건 본인의 정치적 기반으로 호남을 딱 찍은 겁니다. 본인의 미래를 위한 포석이기도 하죠. 물론 민주당은 호남을 지역적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누구나 호남에 공을 들이지만, 이재명 대표 같은 경우에는 “영남도 챙기겠다. 통합으로 가야한다”는 쪽에 방점이 있었거든요. 정청래 대표는 본인이 확실히 뿌리내릴 수 있는 ‘호남’을 택한 겁니다.
이걸 어디서 알 수 있냐면, 당대표 비서실장에 한민수 의원을 앉혔습니다. 지역구는 서울 강북이지만 전북 출신입니다. 김영환 정무실장 역시 지역구는 경기도지만 전북 출신이죠. 권향엽 대변인은 전남 광양 출신입니다. 이렇게 호남 출신을 주변에 포진시켰습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게, 수석 대변인 맡은 박수현 의원은 충남 공주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국민소통수석을 지냈죠. 박수현 대변인 뿐 아니라 충청도 출신 인사들도 꽤 많이 중용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지도부 인사를 보면 본인의 색깔, 본인의 기반을 수도권-호남-충청으로 삼으려는 것 같습니다.
이재명 대표 때 이해식 비서실장이었는데, 정청래 대표 체제에선 한민수 의원을 당대표 비서실장으로 앉혔습니다. 이 대표 때 정무조정실장은 ‘찐명’ 김우영, 수석 대변인은 조승래 의원이었는데요. 조승래 의원은 이번에 사무총장으로 갔습니다. 더 핵심이 된 거죠. 사실 조승래 의원은 원조 친명은 아닙니다. 일을 잘하고 충청도 출신이라 ‘통합’ 차원에서 이재명 대표가 중용을 했었는데, 워낙 일을 잘하다 보니까 국정기획위원회 대변인도 시켰죠. 정청래 대표는 이 사람을 아예 사무총장으로 앉혔습니다.
이재명 대표 때 사무총장은 현재는 국토부 장관으로 간 완전 찐명 김윤덕 의원이었죠. 어쨌건, 원조 친명은 아닌 조승래 의원을 사무총장으로 앉히고 당의 조직‧예산‧공천을 맡기면서 힘을 팍 실어줬습니다. 이 인선도 충청에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고, 원조 친명 사무총장에서 약간 친명 색채가 옅은 사무총장이 들어왔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당 3역 중 하나로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을 보면, 이재명 대표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인 진성준 의원을 앉혔죠. 친명이 아닌 인사죠. 그래서 대주주 양도세 기준이라든지, 공매도 문제라든지 이재명 대표와 약간 색깔이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했었는데요. 정청래 대표는 이 자리에 한정애 의원을 선택했습니다. 충청도 출신이면서 문재인 정부 때 환경부 장관을 지낸 인사. 그러니까 친명은 아니고, 중립이라고 볼 수 있는 인물을 택했습니다.
다른 자리들도 보니까, 이재명 대표 비서실장을 했던 이해식 비서실장을 전략기획위원장으로 앉혔습니다. 이 대표 체제에선 원조 친명인 천준호 의원이 했던 자리인데, 친명 이해식 의원을 앉혔습니다. 임호선 수석사무부총장은 유임시키고, 최고위원으로 옮긴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 자리에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문정복 의원이 앉게 됐습니다. 그리고 정청래 대표는 강선우 국제위원장도 유임을 시켰는데요. 강선우 의원이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때, 당시 박찬대 후보는 마지막에 강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쪽으로 갔지만, 정 후보는 끝까지 편을 들어줬었죠.
정청래 지도부의 특징을 보면, 친명을 많이 갖다 썼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문재인 정부 색채가 조금 더 강해졌죠. 또, 호남에 힘이 크게 실렸고, 충청도 중시하는 모습인데요. 정청래 대표가 본인만의 색채를 확 드러낸 인사는 따로 있습니다.
▶ 정청래 힘 실은 ‘3대 개혁특위+당원주권 특위’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본인의 색깔을 여기서 찾고 있습니다.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라면서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언론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당원주권특별위원회까지 4개의 특별위원회를 만들었는데요. 정 대표가 본인의 트레이드마크로 검찰‧언론‧사법‧당원을 들고나온 겁니다.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민형배 의원입니다. 윤석열 정부 당시 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을 밀어붙일 때 탈당해 무소속으로 법안 통과에 역할을 했던 인물이죠. 사실 민주당 내에서 검찰개혁을 가장 앞장서서 했던 두 사람이 민형배‧김용민 의원입니다.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김용민 의원은 박찬대 캠프로 가고, 민형배 의원은 정청래 캠프로 갔죠. 그리고 민 의원이 검찰개혁특위 위원장을 맡게 됐습니다.
부위원장은 호남에 검사 출신인 주철현 의원입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선캠프 때 검찰개혁추진단장과 조국 장관 때 법무부 검찰개혁위원장을 했던 김남준 변호사가 있죠. 역시 조국 법무부 검찰개혁위원을 했던 김지미 변호사와 이석범 변호사. 그리고 문재인 정부 때 검찰개혁을 강하게 지지했던 서보학 교수가 이 특위의 위원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문재인‧조국 색채가 좀 느껴지죠. 물론 문재인 정부 때 검찰개혁과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이 뭐가 다르냐고 볼 수도 있지만, 굳이 문재인 정부와 조국 법무부 때 활동했던 사람들을 어쨌든 중용한 겁니다.
지금 정청래 민주당 대표 쪽에서 추진하는 검찰개혁이 있고, 이재명 정부 쪽에서 추진하는 검찰개혁 두 축이 있죠. 결국 둘이 맞춰가면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켜야 될 텐데요. 그러면 이재명 정부에서 검찰개혁은 누가 주도합니까?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봉욱 민정수석이 주도합니다. 양쪽 모두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자는 건 동일합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 쪽은 속도만 낸다고 될 일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진행할지에 대해서는 부작용까지 충분히 살펴 가면서 제대로 해야 한다는 쪽이에요.
반면, 민형배 위원장과 정청래 대표 쪽은 속도를 내서 무조건 가야 한다는 데 더 방점이 있습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검찰개혁 속도를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죠. 두 축의 검찰개혁이 잘 진행이 될지, 삐걱거릴지 잘 지켜봐야겠죠.
언론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최민희 의원입니다.
최민희 위원장은 전당대회 때 “내가 비판을 받더라도 나는 정청래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했던 인물이죠. 부위원장은 김현 의원입니다. 최민희 의원이 국회 과방위원장이고, 김현 의원이 여당 감사로 같이 다니면서 언론개혁을 외쳐왔죠. 그 외에 언론인 출신 노종면 의원과 한민수 의원 등이 언론개혁특위에 들어갔습니다.
사법개혁특위 위원장은 백혜련 의원인데요. 국회 법사위 간사도 지냈고 사법개혁 관련 일을 많이 해왔죠. 간사는 이건태 의원이 맡았습니다.
이 3가지 개혁 특위에서 어떤 내용의 개혁안을 진행할 지는 내일 <뉴스터디>에서 설명을 드릴 텐데요. 위원장 맡은 민형배‧최민희‧백혜련 의원은 물론 이재명 대통령과 가깝기도 하지만 정 대표 본인과 가까운 사람들로 딱 구성을 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한 명, 당원주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장경태 의원입니다. 전당대회 때 정청래 후보를 지지했던 인사죠. 정청래 대표는 “당원 1표-대의원 17표는 위헌”이라면서, 당원 1인 1표제와 전 당원 투표 상설화를 내세우고 있죠. 이걸 장경태 의원에게 맡긴 건데요. 이 부분이 정대표 본인에게 왜 중요하냐면, 의원들의 힘이 아닌 당원들의 힘으로 당대표가 됐기 때문이죠. 본인의 지지자는 당원이니까 당원의 힘을 높이겠다는 겁니다.
▶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앞날은?
그러면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의 앞길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는 은근히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사실 당내 비주류였죠. 그때 당시 주류는 문재인 전 대통령, 친문이었잖아요. 그리고 두 사람 모두 강한 개혁을 외쳤죠. 발언이 세고, 그러다 보니까 당원들의 인기를 얻어 팬덤이 있다는 것도 비슷하죠. 그리고 당대표까지 갔습니다.
비슷한 점이 많은 이 두 사람의 관계에 왜 주목하느냐면, 가는 길이 달라졌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과거에 본인이 비주류였을 때, 도전자였을 때는 강하게 개혁을 외치고 그랬지만, 이제 대통령이 됐죠. 대통령으로서의 길은 결이 조금 다릅니다. 실용과 통합. 이겨야 할 상황이 아니라 이미 이겼고, 나라를 잘 다스려야 본인이 좋은 대통령으로 평가를 받으니까요.
반면, 정청래 대표의 지금 위치는 뭡니까? 당내에서 비주류이자 도전자입니다. 이 대통령과 가는 길이 달라졌다는 게 두 사람이 좀 삐걱거릴 수밖에 없는 이유죠. 니즈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반입니다. 민주당은 모두 친명 정치인이죠. 힘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지금은 정청래 대표가 본인의 색깔을 드러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현직 대통령 힘의 크기는 작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청래 대표의 힘의 크기는 커질 수도 있고, 줄어들거나 없어질 수도 있죠. 정 대표는 이제 본인이 하기 나름입니다. 정청래 대표 입장에서는 초반부터 대통령하고 각을 세우는 건 사실상 힘들죠. 지금은 대통령이 가장 힘이 셀 때니까요.
게다가 두 사람은 공통된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양쪽 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겨야 합니다. 이 대통령은 임기 시작하자마자 선거 지면 레임덕 올 수 있고, 정청래 대표 입장에서도 본인이 주도해 공천해서 선거를 치렀는데 진다면, 당대표 자리에서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다음 당대표의 기회도 없어지는 거예요. 양쪽 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꼭 승리해야 하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지방선거 때까지는 두 사람이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는 추측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그 이후에는? 여기서 관심은 ‘과연 정청래의 꿈은 무엇이냐’로 이어지는 거죠. 많은 사람들의 짐작은 다음 당대표 한 번 더 하는 건데요. 왜냐하면, 당대표를 1년밖에 못 했으니까요. 그다음에 대권으로 가는 꿈이 있지 않겠느냐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서울시장 출마 얘기도 나왔지만, 이미 당대표를 맡은 상황에서 서울시장 출마는 좀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아요.
이런 흐름으로 본다면, 도전자 입장에서 정청래 대표가 해야 할 일은 본인의 힘을 키우는 거겠죠. 그러면 대통령하고 각을 당장 세우는 것보다는, 당내에서의 힘을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원래 이재명 대통령도 도전자 입장에서 친문의 비주류였다가 결국 당을 ‘이재명당’으로 만들었잖아요. 정청래 대표도 이렇게 가려면 ‘정청래당’으로 만들어야겠죠. 그러려면 당내 인사들을 많이 포섭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지금 이 당원들의 힘을 늘리는 것은 본인의 길을 위한 또 하나의 포석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정 대표 본인은 이재명 대통령과 끝까지 같이 갈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권력이라는 게 그렇지는 않다는 겁니다. 이건 정청래 대표의 문제가 아니라, 차기 권력과 현재 권력은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이죠. 그러니까 갈수록 삐걱거릴 가능성이 큰데, 일단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는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에는 리스크가 있습니다.
만약에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질 것 같다면, 정청래 대표 입장에서는 빨리 대통령과 각을 세울 수도 있겠죠. 그러니까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도 두 사람의 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겁니다.
정청래 대표는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비주류의 길을 걷다가 완벽하게 주류로 올라선 케이스죠. 정청래 대표는 비주류의 시기를 걷다가 주류로 갈지 말지 시험대에 선, 거대 여당 대표란 중책을 처음으로 맡게 된 거니까요.
본인이 어떻게 당을 장악하고, 당원들의 힘을 끌고 중도까지 끌어와 선거를 이길 수 있는 길로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죠. 본인이 이렇게 가려면 실용‧통합의 길을 또 외면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쨌건, 정청래 대표는 초반에 “내란 세력 척결” 등 강공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 상임고문들이 “너무 과격하게 하지 말라” “당원만 보고 정치하지 말라”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는데요. 과연 앞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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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이남희 기자, 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 PD
제작: 박현아‧신민철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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