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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많다고? 트럼프는 78세”…‘트럼프 맞상대’ 부각하는 홍준표 [런치정치]

2025-03-24 12:02 정치


윤석열 대통령 탄핵이 인용된다면 시장직을 내려놓고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홍준표 대구시장. "윤 대통령이 석방돼 탄핵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자신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맞상대'로 부각하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국익을 위해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트럼프를 상대할 '노련한 지도자' 이미지를 띄우려는 건데요. 홍 시장,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거침 없는 직설 화법 때문에 '홍트럼프'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했죠.

홍 시장이 '트럼프 연상기법'을 활용하는 까닭은 뭘까요. 2기 트럼프 행정부에 맞서기 위해 어떤 카드를 준비 중일까요.

"트럼프 78세, 난 70세…5~6년 더할 것" 

 사진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9일 서울대에서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출처 = 뉴시스)

지난 19일 홍 시장은 서울대에서 '한국 정치의 미래를 묻다'를 주제로 강연에 나섰죠. 공교롭게도 트럼프와 관련된 많은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서 본받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홍 시장이 꼽은 것, 바로 '자신감'이었습니다. 홍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은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말든, 자신감으로 살지 않냐"며 "자신감을 갖고 산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이야기냐"라고 반문했는데요.

이를 두고 트럼프의 자신감 넘치는 화법과 저돌적인 추진력이 자신과 닮았다는 점을 부각하고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홍 시장은 "바이든 행정부는 '바텀업(아래에서 위로)' 방식이었다면 트럼프 행정부는 정책 결정 때 '톱다운(위에서 아래로) 방식'"이라고 강조했는데요. TK 신공항 사업이나 영호남 횡단 달빛철도 모두 홍 시장이 '톱다운 방식'으로 추진한 지역 현안들이죠.

홍 시장, 앞으로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 방식에 대해 "(트럼프는) 처음에는 택도 없이 높은 가격을 불렀다가 점점 깎아주면서 결국 상대방이 '덕을 봤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며 "트럼프의 측근 실세들과 잘 소통하면 오히려 쉽게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올해 70세인 홍 시장, 현재 거론되는 대선주자 중 나이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73세)에 이어 두번째로 많죠. 사실상 이번 대선이 마지막 도전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홍 시장은 "트럼프는 나이가 78세인데 대통령 하지 않냐"며 "앞으로 나도 5~6년은 (정치) 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홍 시장, 이른바 '트럼프 연상 기법'을 통해 나이에서나 외교력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트럼프는 장사꾼…알래스카산 LNG 수입해야"

홍 시장에게 트럼프를 상대할 구체적인 해법을 더 물어봤는데요. 홍 시장이 내놓은 답은 이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사꾼"이라고요. 장사꾼은 장사꾼의 마인드로 접근해야 대화가 통한다고요. '아메리카 퍼스트', 미국 국익을 최우선적으로 접근하는 그에게, 한국 역시 그 관점으로 바라보고 외교력을 발휘하자는 거죠.

그는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 현상을 우리가 타개해주면 된다"고요. 한국은 미국의 8번째 무역적자국인데, 무역적자 폭을 줄이는 정책 카드로 대화 물꼬를 터보자는 구상입니다.

우리나라는 중동산 LNG(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고 있는데, 일부를 미국 알래스카산 LNG로 대체해 수입하자는 게 홍 시장 대미외교 정책의 골자입니다. 홍 시장은 지난 2017년 당 대표 시절에도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산 셰일가스 도입확대' 구상을 꺼내놓은 바 있습니다.

홍 시장은 트럼프 최측근이 댄 설리반 알래스카주 상원의원인 만큼, 이 에너지 문제는 꼭 해결하고 가야한다는 생각입니다.

실제 미국이 미국산 LNG를 아시아에 더 판매하려는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죠. 설리반 의원이 최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행사에서 "아시아 동맹국인 한국, 일본, 대만이 카타르산 LNG를 많이 도입하고 있는데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며 "알래스카산 LNG를 도입한다면 장담컨데 미국 해군함정의 호위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죠.

 사진 =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미국을 찾은 홍준표 대구시장(맨 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과 국민의힘 의원들.(출처 =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 SNS)

"탄핵 안 된다"면서 물밑에선 '일대일 접촉' 

이렇게 '트럼프 맞상대 구상'을 밝힌 홍 시장,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대해서는 "인용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는데요. 홍 시장은 측근들에게 "대통령이 석방되면 탄핵은 기각될 가능성이 커지고, 구속돼있으면 기각할 명분이 없어진다"라고 말해왔다고 합니다. 대통령 석방으로 헌법재판소의 부담이 한층 더 높아졌고, 인용과 기각 사이에서 고민하는 일부 재판관이 인용을 결정하기 쉽지 않을 거란 겁니다.

하지만 탄핵 심판 결과,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홍 시장, 물밑에선 의원들도 '일대일'로 접촉하며 스킨십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 시장을 만난 한 국민의힘 의원은 "대선판이 열리면 도와달라고 하시더라"라며 "지역 가리지 않고 과거 사이 안좋았던 의원들까지 두루 만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홍 시장, 2030 여론에도 민첩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여야의 국민연금 개혁안 합의와 관련해, 찬성 글을 SNS에 올렸다가 청년 지지자들의 일부 반발이 일자 삭제한 게 대표적 예인데요. 홍 시장 측은 "연금 개혁 문제는 좀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틀 후면 대구시장 취임 1000일을 맞는 홍 시장, 남은 임기를 대구시청에서 보내게 될까요, 아니면 대선 '삼수' 길에 나설까요. '트럼프 맞상대' 전략은 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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