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 자산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해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위법 행위'라며 강하게 규탄했습니다. 법적 조치 등 모든 대응을 강구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권 장관은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개성공단 남측 자산 무단 사용에 대해 "남북 사이 투자 보장에 관한 합의서와 북한의 개성공업지구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장관이 성명을 발표한 것은 2013년 류길재 당시 장관의 개성공단 정상화 관련 성명 이후 10년 만입니다.
정부가 법적 조치 등을 언급하며 '경고 성명'을 낸 배경에는 5일 북한이 노동신문에 평양 도심을 누비는 개성공단 통근 버스를 대놓고 공개한 것이 결정적 계기라는 분석입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채널A와의 전화통화에서 "우리 버스 뿐만 아니라 자기(북한)들 차량도 동원해 개성공단을 오가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계속 포착되고 있다"며 "암암리에 우리 자산을 이용 중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공개한 것을 보고 '선을 넘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대북제재 조치로 폐쇄됐지만, 정부는 그 이후에도 북한이 우리 측 설비를 무단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정보당국에는 북한 노동자들이 개성공단으로 출퇴근하며 공장을 가동하는 정황이 포착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최근 북한이 5일 연속 군통신선과 남북연락사무소 등에 이유 없이 응답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이는 결국 북한을 스스로 고립시켜 더욱 어려운 지경에 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남한 지도를 펴놓고 핵 위협 공세를 한층 끌어올렸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보도했는데 김 위원장이 남한으로 추정되는 지도 앞에서 지시를 하는 사진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진에서 남한의 서쪽과 남쪽 지역 일부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는데 이 위치가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경기 평택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쟁억제력을 더욱 실용적으로, 공세적으로 확대하고 효과적으로 운용해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 강조하시였다"고 밝혔습니다.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은 지난달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 지도 이후 2주 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