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신림동 흉기난동 사건 범인 조선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검찰은 조선이 취업·결혼 실패로 인한 열등감에 젊은 남성을 공격대상으로 삼아 슈팅 게임하듯 살해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수민 형사3부장 부장검사) 오늘(11일) 살인과 살인미수, 절도 등 혐의로 조선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조선은 최근 8개월간 대부분의 시간을 게임을 하거나 게임 관련 동영상 채널을 시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특히 조선은 '1인칭 슈팅 게임' 영상을 장시간 시청했고, 범행 당일 아침에도 휴대전화로 게임 동영상을 시청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검찰은 조선이 지난달 21일 범행 당시 약 2분간 110m 구간 골목길에서 피해자 4명을 식칼로 총 40회 공격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조선이 가볍게 뛰거나 피해자의 뒤나 옆에서 공격을 가한 점 등이 1인칭 슈팅게임 하듯 잔혹하게 범죄를 저질렀다고 본 겁니다. 얼굴과 뒷목, 옆구리 등 치명 부위를 집중 타격하거나 범행 시도 후 신속히 재정비해 새로운 타깃을 물색한 것도 특이 행태로 봤습니다.
김수민 부장검사는 "게임 중독이 바로 범행 동기라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범행 직전 조선이 게임 중독 상태였고, 조선의 좌절과 관련된 부분이 외부 자극에 의해 순간적으로 표출됐다는 게 심리분석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또래 남성들에 대한 열등감이 많았던 조선이 의도적으로 젊은 남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했습니다. CCTV 분석 결과 조선은 나이 든 남성이나 여성들은 눈이 마주치거나 가까운 곳에 있어도 상대하지 않고 바로 젊은 남성에게 달려들었습니다.
신림역 살인예고글을 올린 20대 남성 이모 씨도 살인예비와 협박,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됐습니다. 흉기난동 모방범죄 예고 사건을 살인예비로 기소한 첫 사례입니다.
검찰은 이 씨에 대해선 '여성 혐오범죄'라고 규정했습니다.
이 씨는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후 신림역 인근을 방문하는 여성을 살해할 목적으로 전체 길이 32.5㎝ 회칼을 구매하고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혐의를 받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이 씨는 지난 3월부터 약 5개월간 1700개 이상 여성 혐오 글을 게시한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