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노총 건설노조 조합비 횡령 사건

안녕하세요.
<동앵과 뉴스터디>
동정민 앵커입니다.

우리나라의 양대 노총이 있죠.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총 합쳐서 조합원만
250만 명입니다.

이 250만 명이 내는
조합비도 많겠죠.

그런데 이 조합비가
투명하게 관리되지 못 한다,
국가 지원도 받는데
왜 이렇게 불투명하냐,
노조 회계 투명성 부분이
지적이 됩니다.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은
“노조 회계 투명성 확보가
노조개혁의 출발점”이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노조 회계 투명성이
필요한 이유를 제가 사례로
설명을 해드리려고 하는데요.

한국노총의
한 전직 건설노조 위원장이
구속 돼 있는데
징역 5년을 선고하면서
판사가 엄중하게 꾸짖습니다.

“조합원들이 피땀 흘려 일하고
수만 원씩 조합비를 각출해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해
사용할 거라고 봤는데
위원장이 사욕을 위해
10억 원을 개인 용도로
횡령했다는 점에서
매우 비난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 지금부터
설명해 드리려고 합니다.

이 진병준 위원장은
16년간 노조위원장을 했습니다.

2007년에 본인이
‘전국건설기계노동조합’을 설립합니다.
그리고 2년 뒤에 한국노총에 가입해요.
그 후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으로
이름을 변경해서 한국노총의 한 축,
건설노조의 한 축을 맡습니다.

이 건설노조 조합원 수가
2018년부터 급상승합니다.
2018년 1월에는 1,787명이었는데
2021년 9월이 되면 6,307명으로
크게 늘어납니다.

타워·화물·레미콘·플랜트 해서 8개 분과
전체 50개 지부가 구성된 큰 단체입니다.
그러면 조합비가
얼마나 많이 들어오겠습니까.

한 사람 당
적게는 매달 1만 원~3만 원까지
월 급여의 1%까지
다양하게 조합비를 내고 있습니다.

이 조합비가 고스란히
여기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 계좌로
싹 들어오는 거예요.

2018년 1월~2021년 9월까지 모인
조합비 금액만 89억 1,656만 원입니다.

이 조합비는
노조 설립자이자 총책임자인
진병준 위원장이 다 관리를 하는 겁니다.

근데 진 위원장이
2007년부터 노조 세워놓고
특히 2018년부터
딴마음을 먹기 시작합니다.
무려 11가지 방법으로요.


▶노조위원장의 조합비 횡령법 11가지

이 노조 규약 7조에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조합비는 노조원들을 위해 써야 한다’

사실은 규약까지 갈
필요도 없는 상식이죠.
노조원들이 내는 조합비는
노조원들을 위해 써야죠.
그런데 마음대로 씁니다.
누가? 위원장이.

‘11가지 횡령 방법’ 시작합니다.

① 조합비 마음대로 인출

가장 쉬운 방법은 뭐죠?
진 위원장이
조합 계좌 입출금 카드를
갖고 있으면서
그냥 돈 뽑아서 쓰는 거예요.
조합비를 마음대로 인출합니다.

처음에 100만 원으로 시작했는데
무려 119번 그냥 갖다 씁니다.
그렇게 뽑아서 자기가 쓴 돈만
1억 7,998만 원입니다.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건
1심 인정됐고, 2심까지 인정된 걸
말씀드리는 겁니다.

대법원에서
바뀔 수도 있지만
상당수는 본인도
인정을 하고 있습니다.

② 업무추진비 인출 지시

두 번째,
진 위원장이
“업무추진비 인출하라”고
지시를 하는데요.

이 사람이 자주 등장합니다.
‘오○○ 회계부장’.
위원장 밑에서 회계 관리하는
회계부장이에요.

진 위원장이
업무추진비가 필요하니까
현금을 뽑아 오라고 합니다.

처음에는 40만 원 뽑았다가
이 업무추진비로만
668번을 돈을 뽑아서
그 돈이 또 8,425만 원입니다.

계속 지금 횡령 액수가
더해지는 거예요.

③ 직무판공비 명목 빼돌리기

세 번째는
업무추진비와 비슷한
직무판공비가 있는데요.
여기서부터는 슬슬
눈속임도 시작이 됩니다.

또 이 오 회계부장한테 시키는데요.
직무판공비 명목으로
돈을 보내라고 해요.

누구에게?
여기서 또 등장하는 인물이
진 위원장 아들입니다.
가족을 총동원하는데
그것도 점점 아시게 될 겁니다.

아들 2명이 있는데
제가 실명 말할 수는 없으니까
‘석’자로 끝나는 아들이라고
표현을 드릴게요,

‘석’자로 끝나는 아들의 농협 계좌로
직무판공비 명목으로 돈을 보냅니다.
그리고 진 위원장 본인
우체국 계좌로도 돈을 보내요.

이 돈을 아들이 썼는지
본인이 썼는지 모르지만
어쨌건 개인이 쓴 거죠.

이렇게 직무판공비 명목으로
빼돌린 돈만 횟수가 121번,
1억 2,700만 원입니다.

④ 차입금 반환 명목 횡령

네 번째부터는 조금 더 복잡해져요.
흔히 말해서 ‘쓰리 쿠션’을 칩니다.

진 위원장,
오 회계부장,
그리고 김 모 씨.

진 위원장이 오 회계부장에게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우리 노조가 김 모 씨에게
돈을 빌렸으니까 갚아라”

그래서 4,600만 원을
김 모 씨에게 보냅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진 위원장 지인이에요.
이미 말을 맞춰놓았어요.

“내가 오 회계부장한테
조합이 너한테 빌렸다고
돈 보내라고 할게.
그러면 너는 이 돈을 받아서
우리 아들한테 보내달라”

그래서 김 모 씨가 그대로
받은 돈 4,600만 원을
‘석’자로 끝나는
진 위원장 아들 계좌로 보냅니다.

그러면 진 위원장이
그 돈을 썼을 걸로
지금 법원은 보는 거죠.

4,600만 원을 빌렸다고 거짓말하고
조합비를 빼돌렸다는 겁니다.

네 번째까지밖에 안 왔습니다.
7개가 더 남았어요.

갈 길이 멉니다.
더 기상천외합니다.

⑤ 상여금 지급 명목 횡령

다섯 번째로 넘어갑니다.

아까는 지인에게
일회성으로 한번 그런 식으로
했다고 치더라도
같이 일하는 지도부의
상여금을 횡령한 건데요.

진 위원장이
계속 등장하는 오 회계부장에게
본인과 오 회계부장 포함해서
노조 지도부 7명에게
상여금 명목으로
200만 원씩 주라고 합니다.

상여금은 보통 일 잘하거나
아니면 명절 때 주잖아요.
그런데 그게 아니에요.

7명에게 상여금 주라고 해놓고
그걸 위원장이 다시 가져가요.

그 수법이 계속되는데
“조직에게 필요하다”라고 하면서
200만 원씩 받은 상여금을
다시 ‘석’ 자로 끝나는
자기 아들 신한은행 계좌로
보내라고 합니다.

왜 자꾸 이 ‘석’자 아들
계좌로 보내라고 하냐?
이상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이 노조에 아들도 일을 합니다.
그러니까 이 ‘석’자 아들도
명목상 조합에서 일을 하는 거예요.

조합비 더 필요하다고 하면서
자기 아들에게 보내라고 하는 거죠.

그 돈을 아들이 썼는지
진 위원장 본인이 썼는지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상여금 받은 사람들은 그냥 통로죠.
돈만 이렇게 가져다가
위원장에게 보내고 감추는.

상여금 지급으로 받은 돈,
1억 4,881만 원을 빼돌립니다.

⑥ 지도위원 급여 갈취

지도부도 아니고
지도위원의 급여도 갈취를 하는데요.
지도위원은 흔히 말해
자문해 주는 사람이에요.

진 위원장이 오 회계부장에게 지시를 해요.
이 지도위원의 원래 월급이
월 100만 원이었는데
이걸 300만 원으로 올려주라고 해요.

200만 원 올려주는 거잖아요

진 위원장이
이 노조 지도위원을 찾아가서는
노조 운영비가 좀 부족하니까
월급 200만 원 올려줄 테니
이 200만 원을 나한테 다시
돌려달라고 얘기를 합니다,

오 회계부장이
이 노조 지도위원에게
매월 300만 원을 보내면
그 중 원래 월급 100만 원 빼고
200만 원을 진 위원장의 부인
농협 계좌로 보냅니다.

그렇게 지도위원 급여를 갈취하는데
무려 14차례 2,800만 원을
이런 식으로 본인 아내 계좌로 빼돌립니다.

⑦ 조합 법인카드 사적사용

일곱 번째,
사실상 이게 가장 노골적이죠.

본인이 위원장이니까
조합 법인카드를 갖고 있잖아요.
그냥 그걸 쓰는 거예요.

경남 창원에 있는 L백화점 가서
2만 8,500원을 처음 쓰기 시작하더니
이거를 그냥 개인카드처럼
무려 1,193차례 9,619만 원 씁니다.

이 정도면 소액씩 그냥
자기 생활비로 쓴 것 같아요.

아직도 남았나 싶죠?
가족들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알려드리겠습니다.


▶ 가족 통한 ‘조합비 횡령’…수법은?

어느새 그래도 여덟 번째 왔습니다.
11번째 중에 8번째.

⑧ 아들 퇴직금 허위 지급

‘아들 퇴직금 허위 지급’
이건 또 뭘까요?

계속해서 등장하는
‘석’자로 끝나는 아들 있죠.
이 아들은 노동조합 내
조직부장으로도 일을 했어요.

이 조직부장 하면서
2019년 2월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합니다.
그래서 486만 원을 받아요.

중간정산하면 어떻게 돼요?
다음 퇴직금 받을 땐
이 비용 당연히 빼야죠.
아니면 이중 지급이 되니까.

그런데 진 위원장이
아까 그 오 회계부장에게
“2021년 3월에
퇴직금 정산하면서 예전에 줬던 거
그냥 무효로 처리하고 다시 줘”

그래서 486만 원
중간정산 퇴직금을 또 줍니다.

액수가 워낙 큰 것들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이 정도는 뭐 큰일 아닌 것 같아
보이기도 하죠.
이렇게 도덕적 불감증이 생기는 겁니다.

⑨ 아들 급여 허위 지급

아홉 번째 ‘아들 급여 허위 지급’.
이번에는 다른 아들입니다.

‘석’자 아들 말고
‘도’자로 끝나는 아들이 있어요.

이 ‘도’자로 끝나는 아들은
노조에서 근무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급여를 줍니다.

일을 안 했는데
매달 120만 원씩 돈이 갔어요.

얼마 동안?
28개월 동안 3,360만 원을
이 아들은 일 안 하고
그냥 급여 받은 겁니다.

⑩ 배우자 건강보험료 허위 지급

아들만 활용했을까요?
배우자도 등장합니다.

배우자 건강보험료를
허위 지급하는데요.

진 위원장 부인은
노조에서 근무한 적이 없습니다.
근데 직원인양 올려요.
한마디로 유령 직원인 거죠.

원래 회사가 직원들
건강보험료 내주잖아요.
거기 이제 유령직원으로 올린
위원장 부인 것도 같이 내준 거예요.

매달 2만 8,710원씩
무려 7년을 회사가 내줍니다.
그 돈이 또 276만 원이에요.

▶ 항소심에서 형량 1년 더해진 이유는?

지금 저희가 10가지 방법까지 살펴봤죠.

10개 횡령 액수 다 더하면
7억 5,148만 114원입니다.
이게 1심에서 인정이 됐어요.
1심에서 그래서 ‘징역 4년’.

“억울하다. 너무 세다”
진 위원장이 항소를 합니다.

이 7억 5,148만 원 중
2억 5천만 원은 내가 갚았다,
그럼 실제로 조합이 피해를 본 건
5억 정도 아니냐.
징역 4년은 너무 세다”고 항소했는데,
2심은 한술 더 뜹니다.
‘징역 5년’으로 죄를 더해버려요.

왜냐?
1심에서 무죄가 났던 마지막 한 개
열한 번째를 유죄로 판결하거든요.

⑪ 근로시간 면제자 급여 통장 횡령

열한 번째가 뭐냐면,
계속해서 등장하는 이 ‘석’자 아들이
충청지부 조직부장을 하거든요.

같이 일하는 이 충청지부장과 함께
이 두 사람이 사업자와
노조전임비 협약을 맺어서
노조전임비를 받습니다.

실제로 회사 일을 하는 건 아닌데,
노조 일만 하고도 회사 일을 한 것처럼
급여를 받는 거예요.
노조 일을 하는 거니까
협약만 맺으면 정당한 돈이에요.

그러니까 회사가
이 둘의 노조전임비를
이 지부 계좌로 보내주는데,
이걸 진 위원장이
현금으로 인출해서 써요.

검찰은 처음부터
이것도 횡령이라고 했는데
1심에서는 무죄라고 판결합니다.

이 돈은 조합이
조합비로 받은 돈이 아니라
이 두 사람이 본인들의
노조전임비를 받아서
지부 계좌에 넣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당사자가 동의하면 그럴 수 있다고
무죄라고 봤어요.

2심은 판결이 달라집니다.
“이 역시 지부 재산을 횡령한 것이다”라고
인정해요.

이 돈이 또 얼마냐면
2억 7천만 원입니다.

그러니까
1심 7억 5,148만 원 때보다
2심에서 횡령 액수가
10억 2,415만 원으로
크게 늘어난 거예요.

횡령 금액이 올라가니까
당연히 죄는 올라갑니다.
2심 “징역 5년”

진 위원장은
이거 인정할 수 없다고
또 불복해서 상고,
이제 대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 노조위원장의 기막힌 횡령, 어떻게 가능?

진병준 전 한국노총 건설노조위원장의
11가지 횡령 방법이 이제 완성됐습니다.

1번부터 10번까지는 1심에서,
2심에선 이제 11번까지 인정이 되면서
지금 징역 5년 살고 있죠.

조합비·업무추진비·직무판공비
상여금·급여·아들·배우자 등등
이용해 돈을 빼돌린 겁니다.

2심 법원이 혼을 냅니다.
“조합원들이 피땀 흘려 일하고 낸
조합비를 위원장이 사리사욕으로
그것도 무려 10억 원 넘는 돈을
횡령했으니 엄청난 비난 받아야 한다”

그러면서
“반성도 없이 오히려 은폐하려 했다”는
부분도 징역 5년 실형의 근거가 되는데요.

상당수는 내가 한 게 맞다고
나중에는 본인도 인정을 해요.
근데 처음에는 인정 안 합니다.
그래서 오히려 증언할 사람들을 찾아가서
협박도 하고. 회유도 하고,
서류도 허위로 작성합니다.

보니까 과거 전력도 있어요.
2009년에 조합비 횡령해 벌금형 받았고,
화물차 주유대금 받은 걸
안 갖다 주고 횡령하고,
노조 가입자 수를 부풀려요
노조 가입원서를 한 2천 통 이상
허위로 위조해서 또 처벌을 받기도 합니다.

본격적인 이 11가지는
2018년 조합 가입자 수가
급증하는 시기부터 딴마음을 먹기 시작한 거예요.
그 부분도 법원은 엄중히 꾸짖습니다.

이게 극단적인 사례일 수 있죠.
극단적인 사례일 수 있지만
노조 회계가 불투명하다,
일단 감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제 식구 감싸기로 자기 사람 감사로 심어놓고
대충 하다 보니까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다
우리 뭐 그냥 노조니까 라며
넘어가는 부분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검토를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노조에 대한 국민 신뢰와
직결되는 부분이죠.

노조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
진정 노동자들의 권익을 향상하는
노조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한번 다시 돌아볼 부분이
아닌가 싶습니다.

복잡한데 궁금한 이슈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대신 풀어드리겠습니다.

<동앵과 뉴스터디>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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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 동정민 기자·김정연 작가
연출: 황진선PD
편집: 정보람‧손현정‧김주영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