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시스

검찰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해, 당시 고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 김모 씨가 이재명 대표에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수차례 밝히지만, 이 대표가 증언을 반복적으로 요구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검찰이 지난 16일 이 대표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며 법원에 제출한 공소장에는, 이 대표가 지난 2018년 12월 김 씨에게 두 차례 직접 전화를 걸어 대화 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정치적으로 나를 처벌을 해야 곤경을 벗어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선거였으니까. KBS 측은 자기들이 책임을 좀 줄여야 되고. 나에게 덮어씌우면 도움이 되는 사건이었던 거예요. 이렇게 한번 얘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 씨가 이에 "기억도 잘 안 난다, 사실은 안나는데"라고 답하지만, 이 대표는 김 씨에게 다시 한 번 원하는 증언 취지를 설명합니다.

김 씨가 "어떤 취지로 저길(증언) 해야 되는 지 한 번"이라며 알려달라는 반응을 보이자, 이 대표는 "변론 요지서를 하나 보내드릴게요. 혹시 텔레그램을 쓰냐? 텔레그램으로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했다고 공소장에 담겼습니다.

이틀 뒤, 이 대표는 김 씨에게 또 전화를 걸어 "부탁을 좀 드리고 싶은거는"이라며 김병량 시장과 KBS 사이 이 대표를 주범으로 몰기 위한 고소취소 협의에 관한 증언을 부탁하며 "기억하느냐"고 묻습니다.

이에 김 씨는 "그 내용은 모르겠다"고 답했고, 이 대화를 두고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씨는 전혀 기억에 없는 사실을 알게됐지만, 계속 김 씨에게 반복 설명하며 증언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대표는 "'당시에 'KBS 측하고 성남시 측하고 협의가 많았다'는 것 정도를 누군가가 얘기를 해주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라고 또 요구했고, 이에 김 씨는 '누구인진 모르겠지만 변론요지서에 그런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것을 읽어봤다'는 취지로 답했습니다.

검찰은 결국 이 대표의 이같은 요구로 김 씨가 이후 증언을 해주겠다고 말을 했고, 이 대표가 "그래요, 감사합니다" "네, 큰 힘이 되네요"라며 감사 인사를 했다고도 공소장에 적시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는 지난 16일 이 대표를 위증교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고, 김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도 위증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재명 대표 측 관계자는 "부분 발췌해서 왜곡하는 데 불과한 주장"이라며 "검찰이 민생을 챙기라는 국민의 회초리에도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