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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치며 “당장 하자”…독해진 한덕수, 왜? [런치정치]

2025-05-09 12:44 정치


"힘을 합쳐야 한다고 22번 말씀 하셨어요. 제발 일주일 뒤 이런 말씀 하지 마시고, 당장 오늘 저녁 내일 아침 하자는 거죠. 왜 못합니까?"

어제(8일) 국회 사랑재 야외 벤치에서 열린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간 '2차 단일화 회동'의 한 장면입니다. 한 후보, 불끈 쥔 주먹으로 테이블을 치며 "당장 단일화하자"고 몰아붙였죠. "단일화 얘기를 22번이나 한 건 김문수 후보 아니냐"며 선제공격을 날린 것도 한 후보였습니다.

점잖은 공무원 이미지의 한 후보. 그제(7일)만 해도 김 후보와 1차 회동을 앞두고 "어떤 방식이건 불만 없이 임하겠다. 저에게 물으실 것 없이 실행하시면 된다"고 몸을 낮췄었거든요. 1차 회동 직후에는 기자들에게 어떤 얘기 했는지 풀지 않고 김 후보에게 그 자리를 양보했고요. 배려의 자세를 취하던 한 후보, 하루만에 독해진 겁니다. 한 후보가 일명 '한독수' 모드로 바뀐 이유는 뭘까요.

"대선 왜 나왔나" 발언 결정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는 어제(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 야외에서 단일화 관련 회동을 갖고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몰아붙였다.(공동취재) 출처 : 뉴시스
한 후보 측은 그제 1차 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김 후보 측에 당했다는 분노 때문에, 한 후보가 변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1차 회동 직후 김 후보가 사실과 다른 얘기를 꺼냈다는 겁니다.

김 후보는 1차 회동 이후 "한 후보에게 여러 제안을 했는데, 11일 지나면 후보 등록 안 할 거다라는 말만 반복하더라"는 취지로 말했죠. 이에 한 후보, 다음날 "김 후보는 아무런 대안을 가지고 오지도 않았다"며 반박했는데요.

특히 "전혀 후보 등록할 생각도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느냐" "왜 한덕수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김 후보 발언이 한 후보가 독해진 결정적 계기로 꼽힙니다. 이에 한 후보, 김 후보를 겨냥해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분"이라고 날을 세웠죠.

"11일까지 단일화 안 되면 대선 후보 등록을 안 한다"는 한 후보의 발언이 김 후보 측에 빌미를 줬다는 반성도 있었는데요. 배수의 진을 친 건데, 오히려 권력 의지 없는 모습처럼 비춰졌다는 겁니다. 그래서 과거 민주당과 잘 싸우던 한 후보의 강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캠프 내에서 힘을 얻은 거죠.

김문수 지지자에게도 손 흔들어…"정치인 돼가"

한 국민의힘 의원, 어제 담판에 대해 이런 관전평을 내놨습니다. "한덕수 후보가 총리 시절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싸울 때 할 말 다하던 모습이 살아난 것 같더라"고요. "김문수 후보가 당 대선 후보로서 우선권을 되풀이해 주장한 가운데, 한 후보가 강단있게 몰아붙이는 이미지가 더 부각됐다"는 겁니다.

한 국민의힘 당직자는 "어제 국회 사랑재를 찾은 한 후보가 김문수 후보의 지지자들에게도 손을 흔들더라"며 "단단히 마음 먹고 준비해 담판을 찾은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죠.

한덕수 후보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오늘(9일) 기자들과 만나 "갈수록 한 후보가 정치에 빨리 적응해야겠다는 신념이 불타오르는 느낌을 받는다"고 표현했습니다. 또다른 캠프 관계자도 "한 후보가 '정치인의 언어'를 굉장히 빨리 습득해가고 있는 것 같다. 의도라기보다는 진심에서 나오는 거 같다"고 했는데요. 한 후보가 빠르게 정치인으로 변신해가고 있다는 겁니다.

한 후보의 경기고·서울대 동문인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과거 한 인터뷰에서 "(한 후보가) 총리를 하면서 국회에서 야당한테 얼마나 두드려 맞았나. '맷집'이 달라졌다"고 평가했었죠. 한 후보가 과거 대망론이 나왔지만 결국 물러났던 고건 전 총리나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사흘 남았는데…한덕수의 선택은

문제는 한 후보에게 시간이 얼마 없다는 점입니다. 후보등록 마감일인 11일까지 단일화 안 되면 대선 안 나간다고 했잖아요. 경선 내내 줄곧 단일화를 주장하며 '김덕수(김문수+한덕수)'를 외쳤던 김문수 후보는 오늘(9일) 의총에서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 제가 나가서 승리하겠다"고 발언한 뒤 의총장을 떠났죠.

11일을 넘기면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무소속인 한 후보는 기호 2번을 사용할 수 없고, 정당 보조금 없이 수백억 원의 선거비를 감당해야 합니다. 한 후보 측은 "평생 외교관의 삶이 몸에 베어 있는 사람이 독해진 건 그만큼 단일화 요구가 크고 시간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하더라고요.

김 후보가 버티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독해진 한 후보, 이제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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