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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그건 뭐예요” 묻는 아들 가슴에 총 쐈다…아들 총격 살해 전말 드러나

2025-07-29 17:06 사회

 지난 20일 총격 살해 사건이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있는 모습(사진/뉴스1)
생일잔치를 열어준 33살 아들이 잠시 나갔다 들어온 62살 아버지 손에 들린 물건을 보고 “아빠 그건 뭐예요?”라고 묻는 순간 가슴에 총탄이 박혔습니다. 총알 두 발이 몸에 박힌 아들은 다시는 가족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지난 20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아버지가 사제총기로 쏜 총탄에 맞아 아들이 살해된 가족 참극 사건의 전말이 공개됐습니다.

경찰은 오늘(29일) 오후 인천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사건 당일 범행 상황과 비정한 아버지의 범행 동기를 밝혔습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일 피의자 62살 A씨는 저녁 7시 6분 자신의 생일 잔치를 열어주겠다는 아들의 초청으로 인천 송도 아들집을 찾았습니다.

당시 아들 집에는 아들과 며느리, 손주 2명과 외국인 가정교사에 A씨까지 모두 6명이 모였습니다.

A씨는 저녁 8시 53분쯤 잠시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나간 뒤 자신의 차량에서 사제총기를 꺼내 들고 다시 아파트 33층에 내렸습니다.

문을 열어준 아들이 사제총기를 보고는 “아빠 그건 뭐예요?”라고 묻는 순간, A씨는 아들의 가슴과 복부에 총을 쐈습니다.

그리곤 총을 들고 남은 가족들에게 ‘이리와라, 조용히해라’고 말했습니다. 이 때 엄마와 영상통화를 하다 총소리를 듣고 방밖으로 나온 가정교사를 발견했습니다. 놀란 가정교사가 현관문으로 뛰어가는 것을 보고 A씨는 다시 총을 쐈습니다.

이 때 빗나간 총알은 현관문 도어락에 박혔습니다. A 씨는 비상구 복도까지 쫓아가 다시 총을 쐈지만 불발됐습니다. 이 때 가정교사가 떨어뜨린 휴대전화를 집어들었는데, 영상통화 중이던 가정교사의 엄마가 총격범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이 됐습니다.

A씨는 다시 집안으로 들어왔는데, 며느리가 112에 신고하는 소리를 듣고는 도망쳤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근거로 경찰은 A씨에게 며느리와 손주, 가정교사에 대한 살인미수 혐의까지 적용했습니다.

 사제총기로 아들을 쏴 살해한 A 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에서 발견된 시너와 페트병 등 사제 폭발물들.(서울소방재난본부 제공)
경찰은 수사 결과 "피의자는 이혼 이후 스스로 점차 외톨이라는 고립감에 사로잡혔고, 가장으로서 자존감을 상실한 채 심리적으로 위축돼 간 것으로 보인다"며 "복합적인 요인들이 맞물리며 결국 작년 8월부터 범행을 계획하고 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또 '경제적 어려움'이 범행동기는 아닌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A 씨가 프로파일링 면담에서 경제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나, 이게 동기는 아니라고 진술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A 씨는 가족들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컸고, (이혼 15년 후인) 2015년부터 혼자 살게 되자 계속 착각과 망상이 누적됐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지들끼리 짜고 나를 셋업한 거지(함정에 빠뜨린 거지)"라고 진술하거나, 다른 가족들에게 범행에 대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을 보이고 전혀 반성하지 않는 등 망상에 빠졌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가 아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 경찰은 "아들에 대한 애착이 유독 심했다"며 "전처와 아들 모두에게 원망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나, 피붙이인 아들에 대한 원망이 더 컸던 거 같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지난해 8월부터 물품을 구입하는 등 범행을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총알이 격발될지 확인하지 위해 집안해서 장약을 뺀 총알의 뇌관을 공이로 치는 실험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A 씨는 지난 20일 오후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A 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자택에 시너가 든 페트병·세제·우유 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설치해 폭발시키려고 한 혐의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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