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산에서 시작된 불이 바다까지 번졌습니다.

내륙인 의성에서 동해안 바다 영덕까지 닿았는데요.

불씨가 강풍타고 날아가 번지는 탓에 주민 100여 명이 방파제에 고립되기도 했습니다.

피해 면적이 무려 군 전체의 4분의1 27%에 달합니다.

강경모 기자입니다.

[기자]
시뻘건 불길이 방파제까지 집어삼킬 듯 맹렬히 타오릅니다.

의성 산불이 100km 넘게 떨어진 영덕 바다까지 번진 겁니다.

한밤중에 방파제로 피신나온 주민들, 산불을 보며 발을 동동 구릅니다.

[현장음]
"아이구야! 우리집은 계속 올라오네. 가스통하고 있어서 그렇다니까."

산불과 바다에 둘러싸여 오도가도 못하던 주민 1백여 명은 겨우 해경에 구조됐습니다.

[이미상 / 마을 이장]
"(주민들) 다 내려와서 불과 20분 정도 있다가 완전히 넘어오기 시작했어. 불이 확 감아 오르는데 평생 그런 걸 처음 당해보니까 이렇게 해서 죽는구나."

화마가 할퀴고 간 영덕군은 일상이 마비됐습니다.

무너지고 불에 타고 마치 폭탄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입니다.

[이인심 / 산불 피해 주민]
"의성에서 여기까지 온다는 건 아예 생각지도 않고 진짜 모든 게 다 허망하고 그렇습니다."

자동차 정비 공장인데요, 검게 타 버린 뼈대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자동차 타이어는 완전히 녹았는데요.

다 타고 남은 잿더미에선 여전히 흰 연기가 뿜어져 나옵니다.

인명 피해도 속출했습니다.

한 요양시설의 80대 입소자 3명은 직원 차를 타고 대피하던 중 산불 여파로 차량이 폭발해 숨졌습니다.

[요양시설 관계자]
"앞에 불타죠. 뒤에 불타죠. 도망 안 가겠어요? 위험하니까 한 명이라도 더 태워가려고 그러는 거고 자기 차가 불에 탈 거를 뻔히 알면서도."

이번 산불로 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됩니다.

군 전체 면적의 27%인 2만여 헥타르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피해지역은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주민 2천여 명이 대피소에 머물고 있습니다.

채널A 뉴스 강경모입니다.

영상취재: 김민석
영상편집: 방성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