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인 최초…"어떤 상보다 영예롭게 생각"
한국 작곡가 진은숙이 '클래식 음악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을 거머쥐었습니다.
독일 에른스트 폰 지멘스 재단과 바이에른 예술원은 오늘 진은숙을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시아인이 이 상을 받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은숙은 상금으로 25만 유로 우리 돈 약 3억6천만원을 받습니다.
에른스트 폰 지멘스 음악상은 에른스트 폰 지멘스 재단의 이름으로 바이에른 예술원이 수여하는 상으로, 클래식 음악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며, 노벨상이나 필즈상에 비유되기도 합니다.
클래식 음악 작곡·지휘·기악·성악·음악학 분야를 통틀어 해마다 1명을 선정해 시상하며, 인류 문화에 대한 기여도를 수상자 선정 기준으로 합니다.
역대 수상자로는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 올리비에 메시앙,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랴얀, 레너드 번스타인, 클라우디오 아바도, 다니엘 바렌보임,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 피아니스트 마우리치오 폴리니, 알프레드 브렌델 등이 있습니다.
베를린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진은숙은 "제2의 고향인 독일에서 이렇게 중요한 상을 받게 되어 기쁘고, 전에 받았던 어떤 상보다 이 상을 받는 것을 더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서울대 작곡과를 졸업한 진은숙은 함부르크 음대에서 거장 작곡가 죄르지 리게티를 사사했습니다. 2004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그라베마이어상을 받으면서 국제적 명성을 얻었습니다. 이후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2017),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2018), 바흐 음악상(2019), 레오니 소닝 음악상(2021) 등을 휩쓸었습니다.
그는 베를린 도이체 심포니 오케스트라 레지던스 작곡가(2001), 통영국제음악제 레지던스 작곡가(2005), 서울시립교향악단 상임작곡가(2006),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예술감독(2010)을 맡는 등 세계 각국의 오케스트라와 공연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으며 2022년부터는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사평론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친누나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