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공방으로 치달은 삼성전자와 LG 전자의 '세탁기 전쟁'이 '에어컨 전쟁'으로 확산됐습니다.
LG 전자 에어컨 부문의 상무가 삼성전자의 에어컨 '사업 계획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이상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정부는 하나의 실외기로 냉방과 난방을 모두 할 수 있는, VRF 히트 펌프 기술을 공모했습니다.
당시 공모에 응해 경쟁했던 대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
LG 전자 에어컨 사업부의 허모 상무는 삼성전자의 사업 계획이 LG전자보다 우수하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허 상무는 평소 알고 지내던 에너지 관련 업체 대표 안모 씨가 사업 선정 평가위원으로 선정됐다는 사실을 알고, 부하 직원 윤모 차장을 시켜 안 씨에게서 USB에 담긴 삼성전자의 사업 계획서를 받아오도록 했습니다.
LG전자는 삼성 전자의 계획에 비해 수치를 높이거나 사업 참여 기관수를 늘리는 방식으로 새 자료를 만들었고, 결국 더 높은 점수를 받아 국책과제 사업자로 최종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허 상무의 지시로 삼성전자 계획서를 받아온 윤 차장이 경찰에 제보를 해 LG전자의 불법 정보 수집이 드러났습니다.
검찰은 허 상무와 그에게 삼성전자 사업 계획서를 빼돌린 안 씨를 영업비밀 누설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허 상무는 나중에 LG 전자에서 퇴직했습니다.
채널A 뉴스 이상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