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소추안이 가결된 뒤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한동훈 대표의 두 마디에 아수라장이 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윤 대통령 탄핵안이 찬성 204표로 가결된 직후 국민의힘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를 진행했습니다.
첫 발언자로 나선 한 중진 의원은 "탄핵 반대가 당론인데 어떻게 12명의 이탈표가 나올 수 있느냐", "동료 의원들끼리 그래선 안 된다", "탄핵에 찬성하기로 했으면 다른 방법을 선택했을 것"이라며 당론 반대를 깨고 탄핵에 찬성한 의원을 비판했습니다.
이후에도 의원들 간 격론이 이어졌는데 이 자리에서는 한동훈 지도부 책임론을 비롯해 당 대표 사퇴 필요성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한 대표를 직접 이 자리에 불러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의원들 의견이 모아졌고 당 대표에게 전화를 해도 받지 않자 한 중진 의원이 박정하 당 대표 비서실장에게 "한 대표를 모셔와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박 실장은 그 자리에서 비서실장직 사퇴 뜻을 밝혔고, 권성동 원내대표가 대신 당 대표실로 가 한 대표에게 의총에 와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40여분 뒤 한 대표는 의총장에 들어섰고, 일부 의원은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외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 대표는 연단에 서자마자 "내가 계엄했습니까?" "내가 투표 했습니까?" 취지로 언급했고 순간 이 두 마디에 의총장에 정적이 흐르더니 곧바로 다수 의원들이 일어서서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다고 합니다.
"의원들 앞에서 그게 할 이야기냐", "그게 말이냐", "자기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거냐", "당 대표에서 사퇴하라", "당장 나가라", '이런 게 당대표냐' 와 같은 의원들의 발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한 재선 의원은 한 대표가 있는 연단 앞으로 뛰쳐나갔는데 초선 의원이 말리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일부 의원은 책상 앞에 있던 문서를 던지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리에 있던 재선 의원은 "저런 사이코가 당대표냐", 한 초선 의원은 "양아치냐"고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10분도 채 되지 않아 한 대표가 의총장을 나가던 중 장동혁 최고위원이 연설대에 서서 "저는 이 시간 부로 최고위원을 사퇴 하겠습니다"라고 말했고, 그 뒤 인요한, 김민전, 진종오 최고위원도 연단 위에 올라서서 사퇴 뜻을 밝혔습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재선 의원을 통해 사퇴 의사를 알려왔습니다.
이후 의원들은 "5명 최고위원이 사퇴하면 이 지도부는 해산이냐"라고 하며 당 사무처에 해석을 묻자 서범수 사무총장은 "비대위원장 임명권은 당대표에 있다. 정확히 해석하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해석 논란이 있으니 주말 동안 잘 살펴보자"며 "지금 다들 너무 흥분해있으니 일요일 의총은 하지 말고 각자 생각하고 마음 가라앉히고 월요일 의총에서 보자"는 말로 상황을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