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어제(14일) 의결되며 본격적인 탄핵 정국에 돌입한 와중, 윤 대통령의 역점사업이던 '대왕고래' 탐사시추 작업은 예정대로 진행합니다.
오늘(15일) 산업통상지원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외항에 정박해 작업에 필요한 물자를 보급 중인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오는 17~18중 출항해 동해 대왕고래 유망구조 내 지정 해역으로 이동합니다. 현장 해역에서 작업 준비를 마치고 오는 20일 무렵부터는 첫 탐사시추를 위한 구멍 뚫기 작업을 수행할 계획입니다.
이번 시추는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해저 유망구조에 실제로 가스·석유가 묻혀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입니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발표를 하며 이른바 '윤석열표 사업'으로 여겨지는 프로젝트인만큼, 1차 시추에서 매장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추가 탐사를 위한 동력 확보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대왕고래 유망구조는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고,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도시인 경북 포항에서는 동쪽으로 50km 이내에 자리 잡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1km 이상 드릴을 내려 해저 지형을 뚫고 들어가 암석을 채취할 계획입니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드릴 작업을 통한 시료 확보에만 2개월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후 시료 분석 등의 과정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첫 탐사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편 윤 대통령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알려진 대왕고래 가스전 탐사시추는 대통령의 직무 정지와 예산 삭감이란 정치적인 폭풍 속에서 첫 발을 내딛게 됐습니다. 최근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 원이 전액 삭감돼 석유공사는 정부 지원 없이 자체예산으로 한 번에만 1천억 원 가량 드는 사업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합니다.
당초 정부와 석유공사는 20%의 성공 확률을 고려해 향후 최소 5번의 탐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야당이 그간 대왕고래 사업의 불투명성을 비판해온 상황에서, 대통령의 직무 정지까지 1차 시추에서 뚜렷한 가능성을 확인하지 못하면 사업의 추가 진행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습니다.
석유공사 측은 정치와는 상관없는 프로젝트라며 사업의 지속적인 추진 의지를 밝혔습니다. 석유공사는 그간 자체적으로 우리나라의 대륙붕 일대 자원 개발을 목표로 한 '광개토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으며, 지난해 물리탐사 자료를 분석해 대왕고래를 비롯한 동해 7개 유망구조에서 최대 140억 배럴의 가스·석유가 매장돼 개발 필요성이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산업부를 통해 이를 보고받은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이례적인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의 직속사업처럼 여겨지기 시작했지만, 국정과제와는 거리가 먼 석유공사의 자체사업이었던만큼 공사 측은 국익에 부합하는 사업 진행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